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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예방, 안전의식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

2025.03.27.

노동팀 뉴스레터 제10호 (03) 노동칼럼


우리는 사업장과 건설 현장을 흔히 '전쟁터'에 비유하곤 한다. 실제로 산업재해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작은 방심이 중대재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쟁터에서는 한순간의 실수가 생명을 위협하듯이 산업현장에서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근로자의 생명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경영 책임자의 책임이 한층 강화됐지만 여전히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안전에 대한 의식과 습관의 변화다. 이 글에서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현실적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인 근로자의 안전의식은 5세 미만 어린이와 같다


안전교육을 담당하는 관리자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성인 근로자의 안전의식은 5세 미만 어린이와 같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어린이는 주변 환경을 위험하게 인식하지 못하며 호기심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근로자들은 본능적으로 빠른 작업을 선호하며 반복된 작업 속에서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리자는 항상 근로자를 보호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며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체계적인 안전교육과 반복적인 훈련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안전의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반복 학습(Drill Learning)'을 실행하고 이를 현장 작업과 연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협력업체 근로자는 습관적으로 일한다. 하지만 안전은 과학이다


산업 현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효율적인 작업 방식을 습득하는 데에 유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습관에 의존하는 작업방식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안전은 과학이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작업 유형을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즉 표준화된 작업절차 준수, 원·하청업체 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또 리스크 평가 체계화: 과거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스마트 안전 기술 활용: AI 기반 기계 및 설비의 위험 감지, CCTV 및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한 작업자 모니터링 등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과학적 접근을 통해 체계적으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근속기간이 짧은 근로자일수록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높다 (특히 건설업 사망자는 입사한 당일 혹은 10일 이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통계개발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사고로 사망한 882명 중 약 절반이 근속기간이 6개월 미만인 50대 이상 근로자였다. 2020년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의 재해 위험성은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건설업의 도수율은 전 산업 대비 2.4배, 강도율은 2.5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 중대재해를 경험한 후 조사해 보면 사망자의 상당수가 입사한 지 당일 혹은 10일 이내에 사고를 당한 경우가 많다.


이같은 이유는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입 근로자는 업무에 적응하는 동안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단기 근로자나 일용직 근로자는 장기간 근무한 근로자 보다 위험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고 기존 근로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으면 위험 요소를 전달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근로자 대상 입문 안전교육 강화, 현장 적응을 돕기 위한 멘토링 시스템 도입, 초기 근무 기간 동안 밀착 관리 및 감독 강화 등이 필요하다.


신입 근로자가 산업재해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입사 초반의 안전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위험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 위험을 확인하고 개선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인식하는 위험은 '눈에 보이는 위험'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 위험 요소다.


장비 내부의 미세한 결함은 사고 발생 직전까지 인식되지 않으며 공정 변화는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기업은 '위험 예측 시스템(Risk Prediction System)'을 도입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위험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인 위험까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진정한 안전 관리의 핵심이다.


안전은 팀상호 의존적이다. 무의식 중에도 안전이 확보돼야 한다.


전통적인 안전관리는 '개인의 주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현대적인 안전관리에서는 '상호의존적 안전의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개별적인 안전의식에서 벗어나 조직 전체가 협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제는 단순히 '스스로 조심하라'가 아니라, '서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간은 실수하고 기계는 고장난다


아무리 조심해도 인간은 실수를 하고 기계는 언젠가 고장 난다. 문제는 이를 대비하지 않으면 중대재해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휴먼 에러 방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근로자가 실수하더라도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제는 '실수하지 마라'라는 접근법에서 벗어나 '실수가 발생해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대재해 예방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기업 문화의 변화와 과학적 접근,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이 핵심이다.


안전은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다. 이 문화가 정착될 때 진정한 중대재해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이정열 수석전문위원이 안전신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안전신문, 2025.02.24. https://www.safet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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