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사례
2025.02.25.
노동팀 뉴스레터 제9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전지방법원 2025. 1. 8. 선고 2023구합988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언론사 A(이하 ‘이 사건 회사’)의 산업부 부장으로 근무하던 직원입니다.
원고는 회식 자리에서 수습 기자의 어깨와 등을 상당시간, 수 차례 접촉하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고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2023. 1. 이 사건 회사에서 징계해고 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특히 징계양정의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습니다. 초심 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의 양정이 과다하다고 보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나 재심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한편 원고는 위 신체접촉 행위에 대하여 형법상 강제추행죄로 기소되어 2023. 12. 벌금 4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2024. 11. 항소심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근거를 들어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① 행정재판에 있어 관련된 민사사건, 형사사건 및 행정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되는데, 원고의 해고사유는 확정된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범죄사실과 다름이 없으며, 특히 강제추행죄 성립에 성욕을 충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
② 이 사건 회사의 인사규정에서도 징계양정 기준에 관한 일반 조항을 두고 있고, 필요한 경우 유관 회사인 B회사의 인사관련 규정, 준칙, 업무방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징계양정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거나 B회사의 징계양정 관련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해고가 어떤 근거와 이유로 이루어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어 이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감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이상, 이 사건 회사가 B회사의 징계양정 관련 어느 조항을 준용하였는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징계양정이 위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
③ 원고는 2시간 가량 회식을 하면서 피해자의 오른쪽에 앉아 왼손을 수차례 피해자의 왼 어깨에 올리고, 계속하여 왼손으로 피해자의 허리를 감싸는 등으로 강제추행하였고, 이는 직장 내 성희롱 중에서도 단순한 신체접촉을 넘어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 또한 원고가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고 보이기는 하나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정을 고려하면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원고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가능한 징계처분 중 가장 중한 ‘해고’를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B회사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더라도, 원고에 대해 징계해직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
⑤ 원고가 노동조합 대표자였던 사정이 이 사건 징계양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유사 사건(이 사건 회사에서 행위자들이 징계처분 없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자진퇴사한 사건, 정직의 양정이 이루어진 타사 사례 등)의 경우 그 징계양정의 조건이 이 사건과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며, 징계양정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당시의 구체적 상황에 따라서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⑥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는데, 특히 원고는 20년 이상 근속한 부서장이었던 반면 피해자가 입사 1년이 채 안 된 계약직 말단 직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경우의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할 공익상의 필요는 더욱 크다. 원고가 반성하며 피해자에게 사과한 점, 관련 형사사건에서 형사공탁을 한점, 동료 직원들로부터 선처를 구하는 다수 탄원서가 제출된 사정 등을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이 사건 해고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직장 내 성희롱을 근절하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특히 직장 내 상급자에 의한 권력형 성 비위에 대해 해고에 이르는 엄중한 징계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유사 사건에서 참고할 만한 유의미한 선례입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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