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급 포괄임금약정이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할 때,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연장근로시간은 소정근로시간 수에 포함될 수 없고, 이에 대한 임금 또한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02.25.
노동팀 뉴스레터 제9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0다300299 판결]
1. 사안의 개요
망 A(이하 ‘망인’)은 2018. 5. 21. 리프트를 이용한 화물 운반 작업 도중 몸이 리프트와 리프트와 바닥 난간 사이에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같은 날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용자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 리프트의 점유자인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 그리고 주식회사 C의 대표자인 D(이하 ‘피고 D’)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망인이 2016. 3. 21. 피고 B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 중 대상판결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또한 근로계약서 제7조에서는 평일 및 토요일의 1일 근로시간을 9시간으로 정하였습니다(07:00부터 18:00까지, 휴게시간 2시간).
제3조(근로계약기간 및 연봉계약기간)
①근로계약기간은 2015. 1. 1.부터 2017. 12. 31.로 한다.
②제5조 연봉적용기간은 2016. 1. 1.부터 2016. 12. 31.까지로 한다.
제5조(임금)
망인은 피고 B로부터 임금으로, 2016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는 월 270만 원, 2016년 6월부터 2017년 6월까지는 월 280만 원,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는 월 29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의 실제 월 급여액은 290만 원이었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피고 B는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 피고 C는 공작물점유자 책임(민법 제758조 제1항), 피고 D는 불법행위책임(민법 제750조)에 따라 공동하여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12. 2. 선고 2019나2053731 판결). 또한 망인이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피고 B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고 판단하여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일실수입 및 일실퇴직금을 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가. 포괄임금약정의 구분 및 비교대상 임금 산정 방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망인과 피고 B가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이 이를 정액수당 포괄임금계약이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나, 원심이 정액수당 포괄임금약정이 아닌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에서의 비교대상 임금 산정 방법인 역산방식을 취하였으므로 이 부분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임금은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ⅰ) 정액급 포괄임금계약(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않고, 법정수당을 포함한 금액을 월급여액 또는 일당임금으로 정하여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방식)이나 (ⅱ) 정액수당 포괄임금계약(기본임금을 미리 정하되 법정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정하여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방식)을 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17다238004 판결 등 참조).
② 포괄임금약정에 따라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때에는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하다고 볼 수 없고, 사용자는 그 미달액을 지급해야 한다. 최저임금 미달여부의 판단을 위한 비교대상 시급의 산정 방법은 다음과 같다. (ⅰ) 정액수당 포괄임금계약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임금을 기준으로 곧바로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한다. (ⅱ)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의 경우 비교대상임금은 월급여액에서 ‘소정근로시간 및 유급주휴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산입제외 임금을 제외한 금액을 산정하고, 이를 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비교대상 시급을 산정 후 최저임금과 비교하여 최저임금 미달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③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과 피고 B는 기본임금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법정수당을 포함한 일정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는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ⅰ) 망인의 근로계약서에서 기본급과 법정수당 산정의 기준이 된 시간급의 액수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ⅱ) 근로계약서에 기본급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를 기초로 법정수당을 산정한 후 합산한 금액은 실제 지급된 월급여액과 다르다. (ⅲ) 임금대장에도 기본임금과 법정수당을 구별하지 않은 정액의 월급여액이 기재되었다.
나. 소정근로시간과 비교대상 임금 산정방식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임금까지 포함하여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하고 그 약정 연장근로시간도 소정근로시간 수에 포함시켜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한 것은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이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① 원심은 망인의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 주 40시간에 약정연장근로시간 주 14시간을 더한 주 54시간이라는 전제에서, 망인이 지급받은 월 급여 290만 원에 ‘월 기준근로시간 174시간, 월 유급 주휴시간 35시간, 가산율을 반영한 월 연장·야간근로시간 237.5시간[= 연장근로 155시간 × (1+가산율 0.5) + 연장근로시간 중 야간근로 10시간 × 가산율 0.5]을 모두 더한 시간’에서 ‘월 기준근로시간 174시간, 월 유급 주휴시간 35시간, 가산율을 반영한 약정 월 연장·야간근로시간 91.5시간[= 주 61시간 × (1+가산율 0.5)]을 더한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하여 비교대상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월 기준근로시간과 약정 연장근로시간을 더한 시간’으로 나눈 값을 최저임금과 비교하였다. 그에 따라 원심은 비교대상 시급을 7,351원(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으로 산정한 후 2018년 최저임금인 7,530원에 미달한다고 판단하였다.
②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주 40시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약정 연장근로시간은 연장근로시간일 뿐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액급 포괄임금약정의 월 급여액으로부터 역산하여 비교대상 시급을 산정할 때에도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약정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은 비교대상 임금(분자)에 포함될 수 없고 그 시간은 소정근로시간(분모)에 포함될 수 없다. 이에 따라 산정한 비교대상 시급은 7,801원으로서 2018년 최저임금인 7,530원에 미달하지 않는다.
3. 의의 및 시사점
기존에 대법원은 포괄임금약정의 유형을 정액급 포괄임금계약과 정액수당 포괄임금계약으로 구별하고(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22. 2. 11. 선고 2017다238004 판결 등 참조,각 유형별로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비교대상 임금을 산정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11. 2. 선고 2018도965 판결).
대상판결은 나아가 정액급 포괄임금계약이 최저임금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약정 연장근로에 대한 임금은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가 아니어서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될 수 없고, 그 시간도 소정근로시간수에 포함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대상판결은 향후 유사한 포괄임금약정 관련 분쟁에서 기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와 함께 하나의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근로자들과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한 기업들은 근로계약 내용 및 임금지급 실태 등을 고려하여 포괄임금 약정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비교대상 임금 산정방식에 따라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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