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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상여금에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거나, 특정 수당에 일정 근무일수를 초과하여야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5.02.25.

노동팀 뉴스레터 제9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5. 1. 23. 선고 2019다20487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철강 및 특수강 주물 제조, 판매 등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거나 과거 재직했던 근로자들입니다.


피고의 단체협약 및 급여규정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및 25시간의 시간외 수당을 합한 금액의 800%로 책정되어 있고, 4월을 제외한 짝수월(2, 6, 8, 10, 12월) 25일에 각 100%씩, 4월에 200%, 7월에 100%가 지급되었습니다.  특히 “지급기준일 당시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지급하고, 지급일 이전 퇴사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건(이하 ‘이 사건 재직조건’)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피고의 급여규정은 직급수당, 근속수당, 복지수당, 4조3교대 수당, 장애인수당 등을 “약정 통상임금”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해당 월의 출근일수가 15일 미만인 경우” 지급하지 않거나 그 반액만 지급한다는 조건(이하 ‘이 사건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정기상여금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법정수당과 기지급된 수당의 차액 및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의 정기상여금 지급에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어,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지급일 전에 퇴직하면 정기상여금을 전혀 받지 못하므로 고정성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4. 20. 선고 2015가합37191 판결).


원심은 고정급 형태의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은 지급일 전 퇴직하는 근로자의 기왕의 근로대가까지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인 한에서는 무효라고 보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약정 통상임금 수당도 고정성이 없다는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약정 통상임금 수당들에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위 수당들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정한 취업규칙 규정이 무효가 아니라고 하여, 위 수당들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일급제 근로자인 원고들은, 피고가 통상임금을 기초로 주휴수당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기본급만을 기초로 주휴수당을 지급하였기에 피고가 주휴수당 차액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였지만, 원심은 일급제 근로자인 원고들이 지급받은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 12. 18. 선고 2017나2025282 판결).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약정 통상임금 등의 800%를 일정 주기로 분할하여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재직조건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비록 원심이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전제하고 재직조건을 무효로 본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피고가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긍정)


① 사용자와 근로자는 임금의 구조, 체계, 유형, 내용, 총액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임금에 관한 조건도 자유롭게 부가할 수 있다.  그 조건은 강행규정 위반 등 별도의 무효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효력을 가진다.


② 노사가 임금을 지급받기 위한 재직조건을 부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임금의 지급대상을 정하는 것이지, 이미 정해진 임금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볼 수 없다.


③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짝수월 내지 7월의 각 25일에 지급되고 산정기간은 지급일 기준 전월 1일부터 지급일이 속한 달의 말일까지이다.  따라서 퇴직 시기에 따라 근로기간에 상응한 부분보다 많거나 적은 정기상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④ 근로자가 유리한 퇴직 시기를 선택하여 초과 지급받을 여지를 허용하고 노사 간에 정산하지 않기로 한 재직조건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 사업장에서는 2010년경부터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 재직조건을 부가해왔으므로 경영상 필요성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어서, 대상판결은 특정 수당에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수당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약정 통상임금 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일부 부정)


① 근로기준법 제15조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산입될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이 포함된 부분에 한하여 무효이다.


② 통상임금의 범위를 정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면과 유리한 면이 있는 경우, 법정 통상임금에 미달하면 그 범위 내에서 무효이며, 근로자가 유리한 것만을 취사선택하여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③ 임금에 일정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경우에는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④ 장애인수당은 소정근로의 가치 평가와 무관하게 장애인수첩 소지자에 한하여 지급되는 임금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나머지 약정 통상임금 수당의 경우 ‘월 15일 이상 근무 조건’은 주 5일제 근무에서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대상판결은 일급제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원고들이 지급받은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급제 근로자의 주휴수당 차액 청구 가부(긍정)


① 구 근로기준법 제55조의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주휴일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더라도 근무를 한 것으로 간주하여 지급되는 법정수당으로, 그 성질상 통상임금을 기초로 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② 시급제 또는 일급제 근로자가 매월 지급받는 고정수당에는 근로계약ㆍ단체협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법정수당인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③ 시급제 또는 일급제 근로자는 통상임금에 속하는 매월 지급되는 고정수당을 포함하여 새로이 산정한 시간급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주휴수당액과 지급받은 주휴수당액의 차액을 청구할 수 있다.  이는 1개월을 초과하는 일정 기간마다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여 시간급 통상임금을 새로 산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④ 따라서 피고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지급된다고 볼 만한 내용이 없으므로, 원고들이 지급받은 정기상여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주휴수당 차액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재직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한 2024. 12. 19. 선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의 후속 판결로, 정기상여금에 부가된 재직조건과 근무일수 조건의 효력에 관하여 보다 명시적으로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노사가 임금의 내용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한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부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그 임금이 지급되기 위한 기준 내지 임금의 지급 대상을 정하는 것이지, 이미 지급하기로 정해져 있는 임금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기하게 하거나 박탈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태도는 재직조건의 유효성을 넓게 인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재직조건을 활용하여 퇴직 시점에 따른 정기상여금 지급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인정될 것으로 보이고, 재직자에 한정하여 지급하는 조건이 유효하므로 퇴직자가 퇴직 시 받지 못한 정기상여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재직조건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재직조건이 부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직 중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각종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하므로, 기업의 추가 인건비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도 제시하였습니다.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의 경우,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당연히 충족할 수 있는 조건이므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근로자가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해당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다면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합니다.  대상판결이 이러한 법리를 명시적으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재직조건의 효력과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재직조건의 유효성을 명시적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전원합의체 판결의 기조를 유지하여, 기업이 재직조건을 활용하면서도 통상임금 관련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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