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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교섭대표노조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고 그 절차에 따른 단체교섭을 진행한 것은 부동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5.02.25.

노동팀 뉴스레터 제9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2. 16. 선고 2024구합64048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여객운수업 및 버스광고 대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노동조합으로서 원고 근로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A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고에는 2022. 1. 26. B 노동조합, 2022. 4. 27. C 노동조합이 각 조직되었습니다.


참가인은 2022. 2. 14. 원고에게 단체교섭 및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요구하여, 참가인과 원고가 소속된 버스운송사업조합은 2022. 9. 30. ‘2022년 준공영제 임금협정 노사합의서 및 임금협정서 및 ‘2022년 민영제 임금·단체협약 노사합의서’를 각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참가인은 ‘2022년 준공영제 임금협정 노사합의서’의 유효기간 만료일(2022. 12. 31.)이 다가오면서 2022. 11. 2. 원고에게 단체교섭 및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요구하였고(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 요구’), 이에 따라 원고는 2022. 11. 15. 참가인(190명), B 노동조합(74명), C 노동조합(27명)을 교섭요구노동조합으로 공고하였으며, 참가인은 2022. 12. 11.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후로도 ‘2022년 민영제 노선 단체협약 노사합의서’의 유효기간 만료일(2023. 6. 30.)이 임박함에 따라, B 노동조합과 C 노동조합이 연합하여(이하 ‘이 사건 연합노동조합’)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3. 4. 25. 그 단체교섭 요구사실을 공고하였는데, 참가인은 원고에게 ‘참가인이 이상과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어 현재까지 그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2023. 5. 10. 당시 과반수 노동조합인 이 사건 연합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공고하면서, 참가인에게 ‘2023년 준공영제 노선에 관한 임금협정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 또한 이 사건 연합노동조합과 교섭할 것’이라고 통보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연합노동조합과 2023. 12. 28. ‘2023년 준공영제 임금협정 노사합의서’를, 2024. 2. 29. ‘민영제 노선 임금 등을 정하는 임금합의서’를 각 체결하였습니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에 대해, ① 원고가 2023. 5. 10. 이후 참가인과의 교섭에 응하지 않은 행위(이하 ‘이 사건 행위’)는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이고, ② 원고가 참가인의 중지요구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여 2023. 5. 10. 다른 노동조합을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확정하여 공고한 행위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경기2023부노95).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1. 13. 위 신청에 대해 ‘이 사건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이 부분 구제신청을 인용하고, 나머지 구제신청은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만이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는데(중앙2023부노219),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1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원고는 이에 다시 불복하여 ‘이 사건 행위는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재심판정과 결론을 같이하며 원고의 이 사건 행위는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의 취지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노동조합이 그 결정일로부터 1년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때에는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기 위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개시되도록 하여 종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결과로 교섭권이 배제되었던 다른 노동조합에도 교섭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인 바(대법원 2013. 5. 9.자 2013마359 결정), 반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노동조합에게는 1년간의 근로조건 및 노동관계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지위를 부여하는 취지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참가인은 2022. 12. 11.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연합노동조합이 원고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 2023. 4.경에는 여전히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 있었다.


②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교섭대표노동조합만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소수 노동조합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절차에 참여하게 하여 단체교섭을 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 설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는 노사대등의 원리 위에서 적정한 근로조건의 구현이라는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요구되는 불가피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필연적으로 소수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제한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여러 노동조합에 소속된 근로자의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가 적절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③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7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된 이후 조합원 수가 감소하는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를 상실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위와 같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도입 배경 및 경위, 소수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 필요성,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 유지기간 관련 규정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이후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수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서 정한 종기까지는 여전히 교섭대표노동조합 지위를 유지한다.


④ 노동조합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규정하고, 제29조의3 제2항에서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하거나 분리된 교섭단위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거나 분리된 교섭단위를 통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법 규정과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5두39361 판결).


⑤ 원고는 ‘준공영제 임금협정’과 ‘민영제 임금협정’은 별도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임의로 교섭단체를 분리하고 참가인에 대해서는 노동조합법에 의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나 그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나, 위 법령에 따르면 위와 같은 경우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⑥ 나아가, (ⅰ) 준공영제의 특성에 비추어 보면 결국 근로조건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은 경기도가 아닌 개별 운송사업자인 원고에게 있는 점, (ⅱ) 이 사건 행위 전후에 원고의 노사 간 교섭단위가 준공영제와 민영제로 분리·운영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별도로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 역시 존재하지 않는 점, (ⅲ)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다소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할 경우 개별교섭을 원하는 세부 직군과 노동조합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는 점, (ⅳ) 원고가 참가인에게 민영제 임금협정에 관하여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없다고 오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본 사안은 민영제 임금협정 체결을 위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 기간(1년)을 면밀히 검토하여 해당 기간 동안 이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다른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지양하고, 통일된 교섭단위를 분리하고자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도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과반수 노동조합으로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이후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수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며, 만약, 법령상 의무와 절차를 위반할 경우 단체교섭 거부·해태나 지배·개입 등 부당노동행위로 판단될 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단체교섭 절차를 운영함에 있어 특정 노동조합을 배제하거나 교섭권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실시하여서는 안 되며, 과반수 노동조합이 변화하거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와 관련된 논란이 발생할 경우, 기업은 자체적으로 판단하기보다 관련 법령과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함으로써 적법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본 사건은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서울고등법원 2025누5758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므로,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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