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안전한 세상을 소망하며: 소 잃고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
2025.02.25.
노동팀 뉴스레터 제9호 (3) 노동칼럼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해는 사회적으로 참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사회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력을 바꾸면서 새해에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보며 새해 벽두부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지혜를 생각해 본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은 일이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어 이미 늦어버렸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망우보뢰의 기원은 망양보뢰(亡羊補牢)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초나라 양왕의 방탕하고 문란한 국정운영으로 인해 나라가 파탄에 이르게 되자 장신이 충언을 하지만 양왕이 이를 무시하자 장신은 조나라로 가버린다. 얼마 뒤 진나라가 초나라를 침공해 양왕은 성양으로 망명하는 신세가 된다. 그제서야 양왕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장신을 다시 불러들여 도움을 요청하자 이때 장신이‘양을 잃은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은것은 아니다(亡羊而補牢 未爲遲也)’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여기서 주목할 내용은 ‘늦은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다. 즉, 원래는 실수나 잘못이 있으면 빨리 뉘위치고 수습하면 늦지 않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있다.
안전분야에 몸 담아온 필자로서는 아침에 ‘안녕히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밝게 인사하고 직장에 출근했던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들이 안녕히 퇴근하지 못하는 사례를 너무나 많이 보았다.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산업현장, 법원 판결문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되는 안전조치 사항에 대한 반복적 위반, 왜 우리의 산업현장은 이런 상태에 머물러 있을까? 망우보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다.
망우보뢰 지혜의 실천적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리더의 리더십에 있다고 본다. 조직의 핵심 키맨(Key Man)은 리더이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조직의 부침이 심하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경험해 왔다. 리더십은 행동적 가치인 솔선수범을 통해서 구현된다. 조직의 리더들을 만나보면 자신들은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서 솔선수범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왜 일선 현장에서는 종종 리더의 행위가 지지를 받지 못할까? 행위의 기저에 무언가 결어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미스 어스(Earth) 세계미인대회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한국 대표가 답변했던 내용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다. 최종 후보 4인은 ‘세상에서 하나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라는 공통된 질문을 받았다. 다른 후보들은 ‘인권과 대자연의 진정한 보호에 메세지를 남겨야 한다’, ‘교육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한다’, ‘기후 보존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일반적이고 상투적인 답변을 했다. 마지막 순서인 한국 대표는 ‘제가 이 세상의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은 공감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자주 공감과 친절을 혼동한다. 하지만 진짜 공감의 의미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국 미녀의 깊은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한국 대표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기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조직 구성원이 공감하지 않는 리더십은 독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 효과적인 리더십의 발현은 조직 구성원의 공감을 토대로 솔선수범하는 자세라 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조직의 무사안녕을 위해 안전기원제, 안전기원 등산 등의 여러가지 행사를 진행한다. 새해의 다짐으로써 이런 행사도 중요하지만 조직의 안녕을 하늘에만 맡길 수는 없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요 현재는 미래의 거울이다. 현재의 지혜가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한다. 조직 구성원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다시는 반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 잃고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