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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해당 업무를 도급한 공사 사이에 불법파견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수원고등법원 2024. 8. 21. 선고 2023나1134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공사는 고속도로 설치·관리,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는 공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 A회사는 피고로부터 입찰을 통하여 ① 지능형 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이하 ‘ITS’) 유지관리 용역, ② 통행료수납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③ 제한차량단속시스템 유지·관리 용역 등 정보통신시설에 관한 용역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자입니다. 그리고 원고들은 A회사에 고용되어 고속도로에서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 업무(이하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근로자입니다.


피고는 1996. 6.경 고속도로 교통 시스템 등 도로에 관한 각종 정보통신시설을 유지·관리하기 위하여 100% 출자로 자회사인 주식회사 B공단을 설립하였고, 2001년경 위 B공단을 민영화하였으며, A회사는 위 B공단의 지분 66%를 인수하였습니다. A회사는 이후 2009. 12.경까지는 사업권을 보장받았으나, 이후부터는 각 지역별로 경쟁입찰을 통하여 이 사건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할 정보통신시설 유지·관리업체(이하 ‘참가인들’)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A회사에 고용된 후 피고 지역본부 내지 지사에 파견되어 사용사업주인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의 유지·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등의 청구를 하였습니다. 제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이에 피고가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제1심 및 항소심에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A회사를 비롯한 참가인들에게 고용된 후 피고의 지역본부 내지 지사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제1심과 달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1.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피고 감독원에게 매일 점검자, 점검시간, 점검내용이 기재된 일일업무일지, 초과근무내용이 기재된 특별근무일지 또는 연장근무일지, 정보통신설비의 고장일시 등이 기재된 고장수리확인서, 대체근무 실시확인원(이하 ‘일일업무일지 등’)을 제출하여 확인받았다. 그러나 원고들이 피고 감독원에게 제출한 일일업무일지 등은 업무 내역이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을 분이므로 업무상 지휘·명령의 징표라기보다 원고들이 피고 감독원에게 업무 진행 상황을 간단히 보고하고 용역대금을 산정하기 위한 문서에 불과한 반면, 원고들은 참가인들에게 별도의 일일업무일지, 특별근무일지 등을 통하여 구체적인 업무내역을 보고하였다.

피고가 참가인들에게 업무를 위탁하면서 작성한 과업지시서(이하 ‘이 사건 과업지시서’)는 참가인들이 수행할 업무의 범위, 달성 목표 등을 개략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참가인들에게 어떠한 업무를 위임하는지 범위를 특정하기 위한 목적일 뿐, 위 과업지시서만으로 정보통신시설의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참가인들이 각자 별도로 작성한 업무매뉴얼에는 과업 대상시설을 구성하는 설비·부품이 상세하게 구분되어 있고, 해당 설비, 부품의 사진, 설계도 등도 함께 게시되어 있다.

피고 감독원이 네이버 밴드,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에 관한 일반적 지시를 하였으나, 구체적인 업무상 지시·명령을 한 적은 없고, 일주일 또는 한 달에 1~2번 정도의 주기로 지시하였을 뿐이며, 피고는 민원을 통하여 알게된 고장 설비를 신속하게 수리해줄 것을 요청한 것일 뿐이므로 상당한 지휘·명령의 징표로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의 일부 감독원들이 원고들의 근무 태도 등에 관여한 것은 신속한 수리를 요청하기 위함이고, 업무수행 현장 동행은 원고들이 유지·관리업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확인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하다.

A회사는 자체 제작한 서비스 유지·관리 정보시스템(Service Maintenance Information System)를 통하여 원고들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진행 상황을 보고받는 등 원고들의 일일 업무현황을 상시적으로 보고받았으며,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업무상 지휘·명령을 하였다.


2.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으며, 참가인들은 원고들에 대한 노무관리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별개의 사무실을 사용하고, 퇴사하거나 휴가 상태에서 서로 업무를 대행하지도 않는 등 근무환경이 상이하다. 

원고들의 업무는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 업무인 반면, 피고의 업무는 ITS 사업 관련 계획 수립, 제도 정비, 각종 시스템 구축, 설계 및 발주 업무이며, 피고는 정보통신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부서나 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는 등 업무상 협조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들은 독자적인 기준에 따라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인사 사항이나 근로조건도 독자적으로 관리하였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기술직무교육에 직접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표창장 수여는 사기진작 및 협업의 증표일 뿐, 인사평가를 위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들의 업무는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요구되며, 참가인들은 독립적인 기업조직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는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필요하여, 참가인들은 다양한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으며, 원고들에게 지식을 함양시키기 위하여 교육을 하고 있다.

피고는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를 위하여 전문성과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으나, 스스로 위 업무를 수행할 기술이나 경험을 갖추지 않고 있고 오랜 기간 외부에 위탁하여 왔다.

참가인들은 정보통신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한 독자적인 설비, 다양한 장비, 실용신안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참가인들은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를 위하여 독립적인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고,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 관련 매출 및 근로자 수가 전체 매출 및 근로자수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으므로, 참가인들은 이 사건 유지·관리 업무가 없더라도 기업을 유지할 만큼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법원은 다수의 사례에서 협력업체(수급인)의 업무에 전문성과 기술성을 요하는 경우에 근로자파견을 부정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17955 판결, 대법원 2022. 4. 14.자 2021다309811, 2021다309828(병합) 판결,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다210621 판결, 대법원 2023. 1. 12.자 2022다279870 판결, 대법원 2024. 3. 28.자 2023다305431 판결 등].


대상판결은 도급업체가 해당 업무를 수행할 기술력이 없어 고도의 전문성ㆍ기술력을 갖춘 수급업체들에게 용역을 경쟁입찰을 통하여 위탁한 사안에서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정함으로써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있는 업무를 위탁하는 것만으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들이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대법원 2024다293689호)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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