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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제1항의 입법취지에 따라, 관급자재비를 공사금액에 포함시킬 수 없으며 그 결과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없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4. 10. 16. 선고 2023고단22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 A종합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A종합건설’)는 경북 영덕군에서 상시근로자 9명을 사용하여 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2020. 12. 17.경 한국수자원공사와 ‘영덕군 지방상수도 영덕읍 관망정비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4,220,844,450원(변경 후 약 38억 원)에 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2021. 1. 6.경 착공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사용하는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가 있는 사업주였습니다. 


피고인 B는 피고인 A종합건설에 소속된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서 소속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였으며, 피고인 C는 피고인 A종합건설의 대표이사이자 그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의 의무가 있는 경영책임자였습니다.


피고인 B와 A종합건설은 2022. 7. 4. 09:05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피고인 A종합건설 소속 피해자 D(남, 52세)로 하여금 화물차(이하 ‘이 사건 트럭’)를 이용하여 폐콘크리트 상차 작업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이 때 ①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화물차를 운전하는 피해자에게 운전위치를 이탈하는 경우 갑작스러운 주행이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및 시동키를 운전대에서 분리시키는 조치를 준수하도록 하지 않고, ② 작업계획서에 협착의 위험 예방대책을 작성하지 아니하고, 운전석 이탈 금지를 명시한 작업계획서와 달리 피해자가 운전석을 이탈하게 함으로써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하지 아니 하였으며, ③ 작업계획서상 작업지휘자를 지정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실제로는 작업지휘자가 없이 이 사건 공사 작업이 이루어지게 한 업무상의 과실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폐콘크리트 상차 작업을 하던 피해자가 이 사건 트럭의 시동을 켠 상태로 운전석을 이탈하였고, 마침 시동이 켜져 있던 이 사건 트럭이 피해자를 향해 미끄러지면서 이 사건 공사현장 인근 담벼락과 이 사건 트럭 사이에 피해자가 끼이게 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12:40경 다발성 늑골 골절, 폐손상 등으로 사망(이하 ‘이 사건 사고’)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과실치사죄(피고인 B)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피고인 B, 피고인 A 종합건설)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C가 A종합건설의 경영책임자로서 중대재해처벌법령에 따른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 C와 피고인 A종합건설이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로 기소되었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B 및 A종합건설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점 및 피고인 B의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 각 유죄, 피고인 C 및 A종합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각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피고인 C, A종합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중대재해처벌법 부칙 제1조제1항(이하 ‘이 사건 부칙’)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하 공사에 대해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을 유예하고 있고, 위 부칙은 공사금액 산정방법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검사는 공사금액을 계약서에 규정된 금액 이외에 자재비 등을 포함한 공사에 소요되는 총 금액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또한 ‘공사금액은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총 공사금액으로서 시공사인 도급인은 발주자와 계약한 금액을 기준으로, 수급인은 도급인과 체결한 공사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다만 도급인이 제공하는 재료의 가액(시공사가 직접 시공하는 경우)의 경우 총 공사금액에 포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사는 공사금액이 50억 원 미만의 공사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유예되는 공사에 해당하여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인 C, A종합건설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ⅰ) 이 사건 공사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피고인 A종합건설 사이에 2020. 12. 17. 공사금액 4.220,844,450원으로 하여 체결되었다. 관급자재대 1,025,378,000원은 원가계산서에서 확인될 뿐, 공사계약서, 착공신고서 등 관련 공사서류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다. 공사금액은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한 총 공사금액으로서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 체결된 공사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계약당사자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 되는 공사인지 명확한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ⅱ) 영세사업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준비기간을 충분히 두기 위하여 유예기간을 두기로 한 이 사건 부칙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공사금액은 1차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입법취지에 부합한 해석으로 보인다. 해석론으로 관급자재비를 중대재해처벌법 공사금액 산정시 공사금액에 포함하는 것은 위 부칙 조항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ⅲ) 만일 관급자재를 사용한 수급인에 대하여도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함으로써 규제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면, 이 사건 부칙에 공사금액 산정시 관급자재비를 포함한다는 법률을 두고 이에 의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여야 할 것이고, 그러한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입법목적을 앞세운 해석을 통하여 처벌의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그 규제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형사법에 있어서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보인다.

(ⅳ) 관급공사에서 관급자재비용이 공사계약금액에 포함된 경우에는 중대재해처벌법상 공사금액 산정에 관급자재비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으나, 관급자재비용이 분리발주된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공사금액 산정에 관급자재비를 포함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ⅴ) 피고인 A종합건설은 2022. 8. 19. 한국수자원공사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 계약금액을 3,865,863,000원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 사건 공사의 정산금액에 관급자재비 1,025,378,000원을 합하면 4,891,241,000원으로 50억 원에 미달한다.


피해자 사망원인에 관한 주장에 대한 판단:

(ⅰ) 증인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끼어 움직이지 못했던 상황이었고,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포크레인으로 위 트럭을 이동시킨 후에야 피해자를 눕힐 수 있었다.

(ⅱ)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트럭은 당시 시동이 켜져 있었고, 기어가 중립인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가 더위를 피해 트럭을 이동시킨 후 차에서 내려 담벼락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주차브레이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아 내리막 경사로에서 서서히 이동하던 트럭에 끼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ⅲ) 구급활동일지에 ‘환자증상에 외상, 찰과상, 호흡정지, 신고 1분 전 큰 숨을 내쉰 후 의식이 없어졌다고 함. 피해자 외관상 복부 찰과상 외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당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출동 당시부터 호흡과 맥박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는 최초 발견자가 발견했을 때 의식상실 상태였고, 구급대원이 출동하였을 당시부터 트럭과 담벼락 사이에 끼임으로 인하여 호흡정지 상태였으므로 심폐소생술 과정의 흉부압박이 피해자의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


피고인 B의 업무상 주의의무위반 및 인과관계 주장에 관한 판단:

(ⅰ) 차량계 작업계획서상 작업지휘자는 피고인 A종합건설의 직원 E이었음에도 E는 당시 현장에 존재하지 않았다.

(ⅱ) 피고인이 작업지휘자라고 주장하는 F는 경찰에서 ‘배관 작업과 관련하여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 작업을 이끌어 가는 역할이지만, 재해자는 장비팀 소속이라 제가 지시하지 않는다. A종합건설 측에서 작업지휘자를 배치하는 지시는 따로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ⅲ) 만약 작업지휘자가 있었다면 피해자가 이 사건 트럭을 작업현장에서 이동하여 위 트럭에 내리는 경우 운전석 이탈을 막았을 것이고, 작업지휘자가 피해자의 운전석 이탈을 막지 못하였더라도 피해자가 이 사건 트럭과 담벼락에 끼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트럭을 이동시켜 피해자를 구조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에 앞서 선고된 중대재해처벌법위반 사건에서는 모두 유죄가 인정되었으나, 대상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초로 선고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에 대한 무죄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집니다. 


대상판결 이전에 고용노동부는 해설서 및 질의회시 등을 통하여 “공사금액”에는 관급자재비와 같이 발주자가 제공하는 재료의 가액이 포함되는 것으로 설명하여 왔습니다(중대산업재해감독과-4422, 2022. 11. 10., 중대재해처벌법령 FAQ 등).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나 고용노동부 고시인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및 사용기준」에서도 발주자가 재료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그 재료비를 공사금액(산업안전보건관리비 대상액)에 포함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5도17847 판결 참조)는 대법원 판결에 입각하여, 이 사건 부칙에서 위와 같이 공사금액 산정 시 관급자재비를 포함한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입법목적을 앞세운 해석으로 처벌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형사법의 엄격해석의 원칙, 죄형법정주의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검사와 피고인 모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24노4334)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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