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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외국기업을 지배기업으로 하는 한국법인과 외국법인의 한국영업소가 근로기준법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상시근로자 수 5인 이상으로 해고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57876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인 주식회사 A는 2006. 5. 10. 설립되어 국내외 여행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외국법인인 B가 2015. 11.경 원고의 지분 100%를 인수한 뒤, 호주에 본사를 둔 디지털 관광 비즈니스 기업인 C가 2018. 11.경 B의 지분 100%를 취득해 다국적 기업 C가 원고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되었으며 이후 C의 자회사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C의 또다른 자회사로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호텔예약사업 등을 하는 D는 2017. 2. 1. 서울 종로구 H건물 17층에 한국영업소를 설치하였는데, D 한국영업소는 C가 원고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된 이후인 2019. 3.경부터 2020. 12.경까지 원고 사무실을 원고와 함께 사용하였고, 2019. 8. 1. 원고와 위 사무실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6. 10. 17. 원고에 입사한 이래 재경팀 소속으로 회계업무를 담당하다가 2020. 10. 21. 원고로부터 ‘원고는 현재 사업 폐지를 준비하는 상황이며, 참가인이 담당하던 재경팀 업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취업규칙상 “기타 고용관계를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의 사유가 발생한 때”의 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통상해고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해지 통지서를 전달받고 2020 10. 22.자로 해고되었습니다. 


이후 참가인은 2020. 11.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상시근로자 수가 5명 미만이므로 부당해고 등 구제신청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습니다. 참가인은 2021. 3. 1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실질적으로 D 한국영업소와 통합되어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되었으므로, D 한국영업소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상 해고제한 규정이 적용되고, 원고가 사실상 폐업상태라거나 참가인에게 부여할 업무가 없다는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은 이 사건 재심판정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원심 역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상고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11조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긍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법리 및 사실관계에 비추어, 원고와 D(한국영업소)가 비록 별개 법인격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미 인적·물적 조직이 통합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상태로 상당한 기간 동안 운영되었기에 사실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하였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와 D의 상시 사용 근로자 수를 합산하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가 되는 같은 법 제11조제1항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면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를 의미한다. 법인격의 분리 여부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우선적인 기준이 되므로 법인격이 다른 조직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 다만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여러 개의 조직 사이에 단순한 협력관계나 계열회사, 모자회사 사이의 일반적인 지배종속관계를 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의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복수의 조직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는 업무의 종류, 성질, 목적, 수행방식 및 장소가 동일한지, 업무지시와 근로자의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해고 등 인사 및 노무관리가 조직별로 구분되지 않고 동일한 사업주체 내지 경영진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행사되는지, 각 단위별 사업활동의 내용이 하나의 사업목적을 위하여 결합되어 인적·물적 조직과 재무·회계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운영되는지 등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원고와 D는 동종 해외호텔예약업을 영위하면서 2018. 11.경 호주에 본사를 둔 C회사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둔 계열회사가 되었다. 원고는 주로 일본 등 아시아 지역, D는 유럽 등 전세계 호텔 상품을 취급하였는데, 원고와 D의 한국영업소는 원고가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고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면서 두 회사 근로자들이 회사별 구분 없이 서로의 업무상황을 확인하며 협업을 하였고, 참가인을 포함한 원고 직원들은 D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였다.

2019. 3. 경 부임한 D의 한국영업소 지사장 G는 원고와 D 한국영업소 소속 직원 전체에 이메일을 보냈고, 2019. 3. 7. 자 D 한국영업소의 조직도에서도 통합된 팀(Combined team)이라는 표제 하에 지사장 G를 최상위 관리자로 하여 원고와 D 한국영업소 소속 직원들이 별도 구분 없이 담당 업무별 팀을 구성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하나의 통합조직으로 편성되어 지사장 G가 원고와 D한국영업소 전체를 관리하였음을 알 수 있다(원고 대표이사는 싱가폴 거주로 국내 부재중이었으며 조직도에 포함되지 않음).

2019. 3. 이후 참가인이 속한 원고 재경팀의 업무 일부가 D로 이전되었으며, 참가인을 비롯한 원고의 근로자들은 D의 회계업무도 일부 분담하여 수행하였다. 참가인이 업무가 과중해진 문제 등으로 원고 내 상급자와 다툼과 갈등이 발생하자, D의 한국영업소 지사장 G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지사장 G는 참가인의 대리인과 권고사직 조건을 협의하면서 ‘원고와 D 한국영업소가 합쳐지는 중이라면서 참가인을 같은 회사 소속 부서원’이라고 표현하거나 D 한국영업소 인사팀 직원으로 하여금 참가인의 근태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도록 지시하는 등 참가인 포함 원고 소속 직원들의 인사 및 노무관리까지 담당하였다. 

참가인은 2020. 2. 26. 원고 및 D 한국영업소 소속 전체 직원들에게 하나의 노동조합 설립을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해당 메일에는 인수합병과 조직개편 이후 원고 직원들이 사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지사장 G는 원고 및 D 한국영업소의 전체 직원에게 "원고와 D 한국영업소의 합병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퇴사한 사실은 있으나 원고와 D 한국영업소가 사직을 강요한 바는 없고 원고 직원들의 퇴사 경위는 참가인의 주장과 다르며 참가인이 제기한 문제에 대하여는 회사 차원에서 추가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D의 아시아지역 관리자인 H는 참가인의 승진, 휴직에 관하여 직접 협의하고 이를 승인하였으며, 연차휴가 사용을 독려하거나 근태 관련 보고를 받는 등 직접 인사노무 결정권한을 행사하고, 원고의 재무 회계업무에도 관여하였다.

2020. 3.기준 원고의 근로자는 총 12명 남짓이었는데, 그 중 5명은 사직 후 바로 D 한국영업소로 소속을 옮겨 근무하였으며, 이 사건 해고 무렵 원고의 상시 사용 근로자 수는 3명, D 한국영업소의 상시 사용 근로자 수는 6명이었다.


나.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부정)


대상판결은 위와 같이 원고와 D한국영업소가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에 해당하고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원고가 사업 폐지를 준비하는 상황이고 참가인이 담당하던 재경팀 업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참가인에게 부여할 업무가 없다”는 이유로 근로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은 아래와 같은 내용에 비추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어떤 기업이 사업 부문 중 일부를 폐지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으므로, 폐지하려는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이하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위 상황에서의 해고가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로서 예외적으로 정당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의 폐지 · 축소가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일부 사업의 폐지가 폐업과 같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는 해당 사업 부문이 인적 · 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는지,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이 갖추어져 별도의 사업체로 취급할 수 있는지, 폐지되는 사업 부문이 존속하는 다른 사업 부문과 취급하는 업무의 성질이 전혀 달라 다른 사업 부문으로의 전환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업무 종사의 호환성이 없는지 등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통상해고 주장 관련: 원고와 D 한국영업소가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운영되어 서로 독립한 별개의 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i) 업무종사의 호환성 및 전환배치 가능성이 인정되는 점, (ii) 실제로 원고 소속 근로자 중 상당수인 5명이 D 한국영업소로 소속을 변경하여 계속 근무하고 있는 점, (iii) D 한국영업소가 원고의 주된 사업 지역인 일본 소재 호텔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종료하였다고 볼 사정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사업폐지는 사업 일부 축소나 D 한국영업소로의 업무통합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와 D 한국영업소라는 하나의 사업장이 영위하는 사업 전체의 폐업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달리 참가인에게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정리해고 주장 관련: 원고가 D 한국영업소와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i)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해 이 사건 해고가 불가피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ii)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전체 사업규모 및 사업 내용, 근로자의 총인원 및 C의 계열사 사이에서 업무상 교류가 활발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참가인을 전환배치하는 등으로 고용을 유지할 여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iii) 원고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을 정한 뒤 그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거나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근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대상판결과 같은 날에 국제근로관계에 관한 다수의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대상판결외에도 외국 법인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사업을 영위할 경우 상시근로자 수 산정을 위한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국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만을 의미하며, 외국 본사에 있는 근로자까지 합산하여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할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


한편, 대상판결은 독립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법인격의 분리여부가 우선적 기준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별개 법인격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미 인적·물적 조직이 통합되어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로 볼 수 있을 정도의 경영상 일체성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상태로 상당한 기간 동안 운영되었다면, 사실상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할 때에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조직이라도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 별개 법인의 상시근로자 수를 합산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판결을 종합하면, 국내 사업활동을 하는 외국법인의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할 경우 ① 원칙적으로 국내에 위치한 사업장의 사용 근로자수를 기준으로 산정하되, ② 법인격이 다르더라도 계열사 등 한국 내 여러 개의 지사, 영업소가 실질적으로 통합된 조직으로 운영되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다면, 사실상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 각 지사나 영업소 소속 근로자들의 숫자를 합산하여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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