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기사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4.11.27.
[대상판결: 대법원 2024. 9. 27. 선고 2020다267491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 회사는 부산 지역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을 모집하고 이들과 동업계약을 체결하여 대리운전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7. 10. 31.자로 원고와 동업계약(이하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한 다음 대리운전 업무를 수행한 자입니다. 원고는 다른 대리운전업체들(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대리운전 접수 및 기사 배정 등에 필요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고객의 대리운전 요청(이하 ‘콜’) 정보를 공유하고 기사 배정을 공동으로 하였습니다.
피고는 A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지역단위노동조합으로서 2018. 12. 11. 부산광역시장에게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하여 같은 해 12. 12. 설립신고증 발부)에 가입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 14.과 2019. 2. 1. 무렵 원고 등에게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위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들과 같은 대리운전 기사들은 원고들과 동업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독립적으로 대리운전 영업을 하는 사업자일 뿐, 원고들과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대리운전 업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과 같은 대리운전 기사들이 조직한 이 사건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의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이 이 사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원고들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피고를 상대로 하는 근로자지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① 피고는 대리운전 기사로서 그 소득을 원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배정받은 고객의 콜을 수행하여 받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그 외의 다른 대리운전업체들의 콜을 수행하여 수입을 얻고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가 원고뿐 아니라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도 콜을 배정받은 것은 원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과 고객의 콜 정보를 공유하고 기사 배정을 공동으로 하기로 정했기 때문일 뿐이고 원고의 결정 여하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콜을 배정받지 못하거나 배정이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배정받은 콜을 수행하여 받은 수입도 원고로부터 받은 수입과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소득은 원고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② 동업계약서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들이 원고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 프로그램 사용료, 관리비 등의 액수, 대리운전 기사들의 업무 수행 시 준수할 사항이나 받아야 할 교육 등을 원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피고의 보수액은 대리운전요금에서 원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위 수수료 등을 공제한 금액이었는데, 피고가 원고로부터 배정받은 콜을 쉽사리 거부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의 보수 역시 원고가 사실상 결정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③ 피고는 원고를 통해서 대리운전시장에 접근하며 원고와 같은 대리운전업체를 통하지 않고 대리운전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④ 피고는 2017. 10. 31. 원고와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한 다음 원고 및 이 사건 협력업체들로부터 콜을 배정받는 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되어 전속성 역시 강한 편이다.
⑤ 이 사건 동업계약서에는 피고의 복장과 업무 수행 시 준수할 사항 및 교육을 받을 의무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어 피고가 이를 위반할 경우 주의조치나 계약해지가 가능하였고, 원고는 주로 평소의 콜 수락 및 수행 건수에 따른 대리기사 자동배정과 우선배정 방식으로 고객의 콜을 배정해주었기 때문에 피고는 배정을 거부하기도 어려웠으므로 피고와 원고 사이에 어느 정도의 지휘감독 관계가 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⑥ 피고에게 노무제공의 대가를 지급하는 주체는 고객이 아니라 원고라고 보아야 한다. 카드 결제의 경우 원고가 고객이 제공한 카드 정보를 이용하여 대리운전요금을 결제한 후 피고에게 노무제공의 대가로 대리운전비 상당의 금액을 별도로 지급하며, 현금 결제 시에는 고객이 피고에게 대리운전요금을 직접 지급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대리운전 기사만이 현금을 수령할 수 있기 때문으로 대리운전요금이 원고에게 귀속된 후 원고가 대리운전비를 피고에게 지급하는 절차를 생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대해,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대가로 임금 기타 수입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을 말하고, 타인과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한 해당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또는 무명계약 등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①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특정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고 있는지, ② 노무를 제공받는 특정 사업자가 보수를 비롯하여 노무제공자와 체결하는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③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의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④ 노무제공자와 특정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ㆍ전속적인지, ⑤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ㆍ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⑥ 노무제공자가 특정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ㆍ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입장으로서(학습지교사 및 방송연기자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4두12598, 12604 판결 및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8092 판결 등),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노무제공관계의 실질에 비추어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하고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정된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하여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보다 더 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종전 판결의 연장선에서 대리기사 직역의 업태를 각 요건에 맞추어 구체적으로 설시 및 포섭함으로써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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