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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제조판매회사의 2차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자동차제조판매회사의 공장에서 서열·불출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들은 자동차제조판매회사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4. 8. 23. 선고 2022나151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울산, 아산, 전주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와 판매를 주된 사업 목적으로 하는 법인입니다.


원고들은 계쟁기간 및 청구기간 동안 A → B → C으로 순차 소속 업체가 변경되면서 피고의 울산4공장 사내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입니다.  원고들은 위 울산4공장에서 차량의 사양에 맞게 부품을 선별하여 정해진 규격 용기에 적입(‘서열’)하고, 이와 같이 적입된 용기(팔레트)를 조립라인으로 운반(‘불출’)하는 서열∙분출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피고의 계열회사인 D 주식회사는 2001. 2. 22. 피고 그룹의 물류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되었는데, E 주식회사는 D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위 업무 중 일부를 하도급받았습니다.  그리고 개인사업체인 ‘F’는 E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위 업무 중 일부를 재하도급받았고, G 주식회사는 2011. 4. 1. D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F’의 업무를 그대로 승계받은 회사입니다(이하 A, B, C를 함께 지칭하는 경우 ‘2차 협력업체’).


원고들은 E 또는 F가 D와 체결한 도급계약의 실질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고용의 의사표시 및 해당 기간 동안의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접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2차 협력업체와 피고 사이에는 아무런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제1심과 환송 전 원심은 피고와 직접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닌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피고의 불법파견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여부 판단요소에 관한 사정들에 대해 심리가 미진하였다는 이유로, 2차 협력업체 소속으로 부품 서열ㆍ불출 업무를 한 근로자들에 대해 파견근로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판결의 환송 후 원심으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서열ㆍ불출 업무를 담당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 (긍정) 


울산4공장 내에서 서열작업을 수행한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가 제공한 서열지 또는 서열모니터를 보고 서열작업을 수행하므로, 피고가 제공한 서열지 또는 서열모니터를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 내용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지정된 시각에 지정된 순서로 부품을 서열할 것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서열작업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이라는 요소 역시 포함하고 있다.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불출업무도 피고가 설치한 전광판에 기재되어 있는 조립라인의 일시정지, 지연, 정지시간 등 현황을 감안하여 불출시각을 계산하여 수행해야 한다.


피고의 울산4공장을 관할하는 생산관리4부는 도급계약 작업 수행 상태를 점검할 권한을 가진 부서이다. 생산관리4부가 2차 협력업체의 대표자나 소장에게 한 업무지시는, 해당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교육되어 실제 그 지시대로 이행되었으므로, 해당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 업무지시와 동일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피고 소속 정규직 조립라인 근로자들이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지속적이고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2차 협력업체는 피고측에 투입인력 등을 보고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생산관리4부는 계쟁기간 중 D를 거치지 아니하고 2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계약작업 수행 상태를 점검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하였고, 2차 협력업체는 생산관리4부의 지시사항 이행결과를 D를 거치지 아니하고 생산관리4부에게 직접 보고하였다. D가 계쟁기간 동안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서열·불출작업과 관련하여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인정 여부 (긍정)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 혹은 다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서열·불출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원고들이 수행한 서열·불출 작업은 피고가 설계한 시간당 생산량 등에 의하여 직·간접적으로 좌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시·종업시간, 휴게시간, 연장 및 휴일근무시간 등이 모두 피고가 정한 시간에 구속되었던 것은 물론, 해당 공정의 작업량이나 투입 인원 또한 컨베이어벨트의 작동 속도 및 생산량을 감안하여 책정되었다. 


원고들은 형식적으로는 피고와 D 주식회사 등과의 계약관계에 따라 소속이 순차 변경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소속 업체의 변경과 관계없이 동일한 근로조건을 유지한 채 울산4공장에서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하였다.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불출 작업을 수행하면서 손전등을 이용하여 차량 유리의 긁힘 유무, 헤드 라이닝(Head Lining)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체크 일지를 작성하는 등 조립라인 근로자들의 업무를 일부 보조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의 업무대상인 부품의 종류는 피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으며, 이에 따라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의 서열·불출 업무대상이었던 부품을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서열·불출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2차 협력업체로부터 각 부품별 작업인원을 기재한 조직도를 직접 보고받았다.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생산관리4부 또는 조립라인 근로자들의 지휘·명령을 받아 컨베이어 공정의 속도 및 생산량에 맞추어 업무를 수행하였고, 조립라인 근로자들의 일부 작업을 보조하기도 하는 등 2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수행한 서열·불출 업무는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한 업무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었다.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파업에 대비한 대체인력 투입계획에서 2차 해당 부서 대체인원이 D주식회사의 담당 직원이 아니라 피고의 생산관리4부의 담당자들로 계획되어 있었던 점을 보더라도, 계쟁기간 중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3) 2차 협력업체 등의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부정)


실제 투입 인원에 따라 도급비를 정산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도급인 측에서 실질적으로 작업물량, 작업시간, 작업인원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거나 수급업체 인력운용에 관한 비용 일체를 도급비로 정산해주고 있다면, 이는 파견의 징표로 볼 수 있다.


도급계약이 외형상 물량도급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임율도급과 유사하게 실제 투입인원에 비례하여 도급비용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에 대한 2차 협력업체의 임금지급, 근태관리는 오히려 피고의 구체적인 노무관리 등의 일부를 대신하여 행하는 측면이 크다.


(4) 서열∙불출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인정 여부 (부정)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서열, 불출한 부품의 종류는 피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다.


부품의 종류를 제외하면 2차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서열·불출 업무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한 서열·불출 업무 사이에 내용상의 차이는 발견되지 않는다.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 대부분은 새로운 2차 협력업체에 승계된 점에 비추어 2차 협력업체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거나 고유하고 특화된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5) 독립적 기업조직, 설비 구비 여부 (부정)


E 주식회사는 자체 서열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8. 5.경 자체적으로 전산시스템을 개발하였고, F에게 사내서열 및 불출업무를 하도급한 이후에도 자체 서열장에서 사외서열 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원고들이 수행한 서열·불출 업무는 주식회사E 의 자체 서열장이 아닌 피고의 울산4공장 내에서 이루어졌으므로, E의 자체 서열장 보유 여부는 원고들의 파견관계 성립 여부의 징표로 볼 수 없다.


E의 관리부장으로 근무한 I가 개인사업체인 F를 설립하였다. F 폐업 이후 그 업무를 승계한 C의 대표자는 I의 아내이고, I가 C를 실제 운영하였다.


F는 E의 본점을 사업장 소재지로 하여 설립되었고 별도의 사무실을 보유하였다는 자료는 찾을 수 없다.


F의 소속 근로자 수는 44명에 불과하고 울산4공장 내에서 수행한 서열·불출 업무 외에 다른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  F가 서열·불출 업무를 위해 고유한 기술이나 특별한 자본을 투입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F는 2009. 12. 22. 기준 총 16대의 토우모터와 2대의 지게차를 사용하였는데 그중 12대의 토우모터와 1대의 지게차를 피고로부터 지원받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상고심에서 원고들에 대한 근로자파견관계의 인정 부분을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 환송하였음에도 원고들에 대하여 다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한 것이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특히, 대상판결에서는 피고가 제공한 서열지나 서열 모니터가 단순히 서열정보만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 생산 업무 특성과 결합하여 지정된 시각에 지정된 순서로 부품을 서열할 것을 요구하므로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이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인정한 점 등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1차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서열ㆍ불출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의 파견관계를 긍정하고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으로 불출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의 파견관계를 부정한 원심을 확정하였고(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다203993 판결), 2차 협력업체 소속으로 자동차 공장 내에서 생산관리(서열ㆍ불출)를 담당한 근로자의 파견관계를 부정한 원심을 확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다215842, 2023다215859 판결).  대상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다시 상고하여 현재 재상고심(대법원 2024다108)이 계속 중인데, 대법원이 대상판결에 대해 다시 어떤 판단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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