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게 도입되었으므로 유효하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 인천지방법원 2024. 8. 29. 선고 2022가합60393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의료법」 및 「○○광역시의료원 설립과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정하는 바에 의하여, 지역주민의 진료와 질병 등에 대한 임상연구, 의료요원의 훈련을 통하여 주민의 보건향상에 기여하고 지역의료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입니다. 원고들은 1985. 7. 1.부터 2021. 6. 30. 사이의 기간에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한 사람들입니다. 


피고는 2010. 12. 16. 전국보건의료노조 ○○광역시의료원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이하 ‘2010년 단체협약’)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순차로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였습니다(단, 직급 및 임금은 57세 이후 동결하였습니다).


인천광역시장은 2015. 10. 5. 피고에게,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2016년 임금피크제 도입 기관에 해당하여 임금피크제 시행 대상기관임을 통보하는 권고안을 보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5. 12. 29.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잠정합의를 하였고, 이 사건 노동조합은 전 조합원 간담회 개최를 공고한 후, 4차례에 걸쳐 위 잠정합의안에 대한 설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였으며, 위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342명 중 257명이 투표에 참여하고 200명이 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따라, 피고는 2016. 1. 26.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2016. 1. 29.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협약의 합의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하였습니다.  


피고는 2016. 4. 20.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2016. 1. 1.부터 단체협약의 합의내용에 따른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조항을 신설하고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을 제정하였습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르면, 적용대상자는 ① 1차 년도(58세)에는 95%, 2차년도(59세)에는 90%, 3차년도(정년 60세)에는 85%의 임금을 지급받고 ② 호봉 인상, 복리후생제도는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지 않는 직원들과 동일하게 적용되며 ③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퇴직금은 정년 60세 퇴직예정기준 3년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동안 연 단위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합니다.


또한 피고는 2018. 1. 12.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이하 ‘2017년 단체협약’) 만 60세 정년퇴직자들에게 최장 6개월 자기계발을 위한 공로연수를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한편, 피고는 2018. 4. 30.부터 2018. 5. 3. 사이에 원고들과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습니다(이하 원고들의 근로계약서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는 ‘이 계약일 이전에 시행된 계약은 이 계약에 의한 것으로 한다(제2조)’. ‘임금은 보수규정 제5조에 의해 산정하여 지급한다(제8조제2항)’, '동 계약에 정함이 없는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른다(제11조 전단)’고 정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i)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보수 규정에 따라 지급한다는 내용(제8조)이 취업규칙에서 정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고, (ii)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이지만,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임을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 지급받은 임금과 퇴직금의 차액 및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개별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는지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고,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는 법리를 확인하면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보다 유리한 별개의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2조에 따르면, 원고들은 피고와 이미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미 존재하는 근로계약을 그대로 인정하며 그 내용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로 서면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8조에 따르면 원고들의 임금은 보수규정에 따르도록 정하였으나, 제11조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었는데, 취업규칙에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어 있었다.


원고들은 피고와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이전의 근로계약 관계에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규정된 취업규칙을 적용 받아왔는데,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별도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나 그에 관한 취업규칙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정하지 않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경위(이 사건 노동조합이 4차례의 조합원 간담회, 조합원 상당수가 참여한 찬반투표를 통해 피고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를 고려할 때, 원고들은 근로조건 중 임금에 대한 부분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에 연동되어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보이며,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원고들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유무 (긍정)


대상판결은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i)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ii)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iii)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iv)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는 기존의 법리를 확인하면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인정하였습니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유지하면서 보장하는 내용의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행정자치부는 2015. 9.경 ‘지방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통해 모든 지방출자·출연기관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권고하였으며, 그 도입대상기관에는 피고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잠정합의를 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 342명 중 200명이 찬성하였으며, 그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2)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원고들을 포함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에게 상여금, 명절휴가비, 각종보조비의 지급뿐 아니라 복리후생제도를 다른 근로자와 차이가 없이 적용해왔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2010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년을 57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을 동결하기로 정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면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의 임금감액률을 1차년도 5%, 2차년도 10%, 3차년도 15%로 정하면서도 종전과 달리 매년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과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인상을 인정하기로 하였다. 


실제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기간에 일부 원고들은 호봉 상승이 있어왔고, 모든 원고들은 임금이 동결되지 않고 적어도 기본급의 상승이 이루어져 왔는데, 이러한 호봉과 기본급 상승에 따른 임금 증가분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감액률에 따른 불이익은 실제 그 감액률보다 불이익의 정도가 더 적다.


(3)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매년 임금협약에 따른 임금인상과 호봉상승에 따른 임금인상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이는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입게 된 임금 감액의 불이익을 완화하는 대상조치라고 할 수 있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가 최종 퇴직 시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할 경우 발생하는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하여 취업규칙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퇴직금 중간정산을 시행하고자 명시적으로 제도화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7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공로연수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년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 이후의 재취업 활동이나 노후설계 등을 위하여 최장 6개월 기간 동안 출·퇴근 및 근로제공의 의무를 면제하여 주는 일종의 공로휴가 방식의 특별휴가를 제공하였고, 실제로 일부 원고들은 위 특별휴가를 사용하였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발생하는 불이익을 완화하는 대상조치로서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4) 임금피크제로 사용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며 절감한 재원으로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별도정원 인력채용 계획을 토대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2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되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삭감하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에 대해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에서 판단 기준을 최초로 제시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위 대법원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i)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ii)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iii)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iv)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경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으로서 그 시행에 따른 불이익의 정도가 적고, ‘공로휴가 방식의 특별휴가’라는 대상 조치를 적절히 도입하였으며, 감액된 재원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등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들이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인천) 2024나16262] 계속 중입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