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가 국내에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1명에 불과하므로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까지 합산하면 상시 사용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11조제1항이 정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2024.11.27.
[대상판결 :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보조참가인 A회사(이하 ‘참가인 본사’)는 미국 아이오와주에 본사를 두고 석유 및 가스 관련 기계 최적화 서비스 등 사업을 경영하는 외국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 B회사(이하 ‘참가인 B’)는 미국 워싱턴주에 본사를 두고 비파괴 검사장비 판매 등의 사업을 경영하는 법인으로서, 대한민국에서의 영업을 위하여 대전 유성구에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는 영업소를 두었습니다. 참가인들은 모두 C회사의 관계 회사입니다.
원고는 2018. 5. 1.경 참가인 본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참가인 B의 서울사무실에서 신규 프로젝트 어카운트 매니저(Greenfield Account Manager)로 근무하던 사람입니다
참가인 본사는 2020. 3. 25. 원고에게 근로계약만료 통지서를 보냈고(이하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 원고는 2020. 6.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기간만료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구제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사용자는 참가인 본사인데, 참가인 본사에게는 대한민국법(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습니다. 이에 불복한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한 재심 역시 기각되었으나(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은 이 사건 재심판정과 같이 참가인 본사가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이고, 이 사건 근로관계에는 대한민국법(근로기준법)이 아니라 미국 델라웨어 주법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반면에 원심은 원고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는 대한민국이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준거법은 대한민국법(근로기준법)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8조가 적용되는지가 문제되는데,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참가인 본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대한민국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원고 밖에 없더라도 참가인 본사가 외국에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해석과 관련하여 참가인 본사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근로기준법의 규정이 전부 적용된다고 판단하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준거법 결정(대한민국 근로기준법)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수긍하였으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이 상시 5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판단기준 및 상시 사용 근로자 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동거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 또는 가사 사용인 제외)에 같은 법을 적용하되(제1항),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같은 법 시행령 별표 1에서 정한 일부 규정만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2항). 이에 따라 상시 근로자 4명 이하인 사업(장)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을 할 수 없다는 제23조제1항의 규정과 노동위원회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정한 제28조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상시근로자 수를 판단할 때의 기준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관하여 경영상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하고(대법원 1993. 2. 9. 선고 91다21381 판결), 하나의 활동 주체가 유기적 관련 아래 사회적 활동으로서 계속적으로 행하는 모든 작업이 이루어지는 단위 장소 또는 장소적으로 구획된 사업체의 일부분에 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5도9218 판결). 이러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판단 기준에 따라 법원은 종래에 이 사건의 원심과 같이 외국계 회사가 국내 사업장에 5명 미만의 상시근로자를 두고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외국에 있는 본사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이루는 것으로 보아 본사 근로자 수와 합산하여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본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23. 2. 3. 선고 2022누32254 판결 등). 노동위원회 역시 같은 취지로 판단한 사례가 발견됩니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23. 5. 16.자 2023부해347 판정).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국제근로관계에서의 상시근로자 수 산정을 위한 ‘사업 또는 사업장’이란 국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만을 의미한다고 판시하면서 외국 본사에 있는 근로자까지 합산하여 상시근로자 수를 산정할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대상판결과 같은 날에 동일한 취지의 판결(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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