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노동조합 회의 참석일을 출근일로 인정하는 단체협약 조항에 관하여 그 기준을 구체화하는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공정대표의무위반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4.11.27.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9. 선고 2023구합63406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 A(이하 ‘원고 노동조합’)는 전국 공공부문 정규직 및 비정규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 버스본부 서울지역지부 내에 설치된 지회(이하 ‘원고 노동조합 지회’라 한다)에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C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약 48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원고B는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대표자인 지회장입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D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서울특별시 버스운송사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지역단위 노동조합인데, 그 산하에 있는 C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에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 약 460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 지부와 참가인은 2022. 6. 22. 노동조합 간부의 회의 참석으로 인한 휴무를 출근일로 인정하는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단체협약 제46조의 부속합의서(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체결하였는데, 원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 체결이 공정대표의무위반에 해당한다며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신청을 하였습니다. 또한 원고들은 참가인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에 근거하여 원고 노동조합 지회 간부들 10명의 상무집행회의 참석을 출근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2. 14. 원고들의 위 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들이 불복한 재심에서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23. 3. 20. 기각 판정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이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재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고들은 ①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이 사건 지부가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권한을 사전 승인의 방식으로 적법하게 위임받지 못한 상태에서 권한이 없는 이 사건 지부가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로자참여법’)에 규정된 노사협의회에 불과한 ‘소노사협의회’를 통해 참가인과 체결한 것이므로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없고, ② 단체협약 제46조가 유급으로 보장하는 회의는 노동조합 자체의 존속·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조합활동이므로 조합원 수에 따라 보장의 정도가 달라질 수 없는 것임에도, 이 사건 지부와 참가인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실질적으로는 소수 노동조합인 원고 노동조합 지회를 합리적인 사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③ 참가인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체결을 통해 단체협약 제46조를 조합원 수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우대하고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조직력 약화를 도모하였는바, 이는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공정대표의무에 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의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서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원고들의 주장을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가.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효력 유무
① 참가인과 이 사건 지부는 2022. 6. 14. 및 2022. 6. 21. 각 임시 소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제한 기준 등에 관한 논의를 하였고, 결국 2022. 6. 22. 단체협약 제46조에 따라 노동조합 간부의 회의 참석을 출근일로 인정하는 인원을 조합원 20명당 1명으로 하는 등을 내용으로 한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체결하게 되면서 2022. 7. 1. 개최 예정인 상무집행회의에 참석한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간부들 대다수가 단체협약 제46조의 적용을 받지 못하여 무단결근 처리되었다.
②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소노사협의회를 통한 몇 차례의 협의를 거쳐 참가인 및 이 사건 지부의 명의로 유효하게 체결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 규약에 의하면, 산하 지부는 단체협약에 의한 소노사협의회 개최와 기타 노사합의·협의에 관한 사항, 지부 단위의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 및 쟁의 및 노사교섭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제13조제2항제3호 내지 제5호), 소노사 교섭의 대표자는 지부위원장이 된다(제84조). 물론 위 규약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체결권이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위원장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있지만(제89조), 앞서 본 규정들의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참가인을 포함한 서울특별시 시내버스업체들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여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과 하나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관한 근거 규정에 해당한다고 보일 뿐이다. 따라서 전체 사용자들에 관하여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부속합의서와 같이 참가인과 이 사건 지부 사이의 개별적인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지부 단위의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에 있어서는 위 규약 제13조제2항에 따라 이 사건 지부의 독립적인 체결 권한이 인정된다. 실제로 이 사건 지부는 이미 2019. 9. 5.경에도 독립적인 지위에서 참가인 운행사원의 차량 및 휴일 배정기준 등을 정하는 단체협약인 ‘운행사원 배차기준에 대한 시행세칙’을 참가인 및 원고 노동조합 지회 등과 함께 체결한 바가 있다.
③ 이 사건 부속합의서 체결일인 2022. 6. 22. 자로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 내에서 작성된 ‘업무일지’에는 ‘C 제46조 이행관련 합의서 작성 등 지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지부는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체결에 관하여 이 사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승인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소노사협의회’ 명의로 체결된 것이 아니라 대표자인 지부위원장에 의하여 이 사건 지부 명의로 체결된 것이 분명하므로, 소노사협의회가 근로자참여법에 규정된 노사협의회에 불과한지의 여부 등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의 효력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⑤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의 규정을 구체화하여 보충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자 하는 위 조항의 근본적인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6조에 따라 소노사협의회를 통해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것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위임 범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나. 공정대표의무 위반여부
다.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 자체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고, 참가인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체결한 것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의 적용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 행위가 원고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행위로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②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부속합의서를 적용하여 원고 B를 비롯한 원고 노동조합 지회 간부들의 2022. 7. 1. 자 회의 참석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이 사건 부속합의서는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의 규정을 구체화하여 보충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자 하는 위 조항의 근본적인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규약에 따른 사전 승인 등의 절차를 이행하였다면 부속합의서 체결의 효력 역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부속합의서의 체결이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내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하여, 이 사건 부속합의서로 인해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의 적용 가능 인원수가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경우 분기당 2명, 이 사건 지부의 경우 분기당 23명으로 크게 차이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해당 조항이 노동조합 간부들의 회의 참석일을 유급으로 처리하여 노동조합의 원활한 존속 및 활동을 보장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는 점과 근로시간 면제자로 하여금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근로시간을 면제받아 경제적인 손실 없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는 데 본연의 취지가 있는 근로시간 면제 제도 역시 전체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기본적으로는 노동조합 인원수에 어느 정도 비례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려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46조를 노동조합 인원수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이 불리한 차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소수 노동조합에 기본적인 조합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거나 노동조합 교육시간을 단 10분만 부여한 경우’와 같이 명백한 차별이 아닌 경우라면, 공정대표의무 위반 및 부당노동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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