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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물 수거 및 배송 업무를 수행한 지입차주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8. 22. 선고 2024구합52762 판결]


1. 사안의 개요


A는 주식회사 B(이하 ‘이 사건 회사’)와 운송계약 및 2014년식 1톤 내장탑 트럭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위 차량을 운행하여 주식회사 C가 운영하는 모바일 세탁서비스인 D(이하에서는 C와 D를 구분하지 않고 D로 통칭)의 세탁물 운송을 하였습니다. 


A는 2022. 6. 3. 04:40경 트럭을 운행하여 세탁물을 운송하던 중 파주시 소재 미개통도로에서 중장비의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사망하였습니다. 이후 A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10. 30. A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A가 이 사건 회사와 D에 전속되어 세탁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였고, 회사와 D가 정한 운송물량과 운송지에 따라 업무에 대한 상당한 지시·감독을 받았으며, 분양계약을 체결한 트럭이 비록 A의 명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임의로 운용할 수 없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산재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기존 대법원 법리를 설시하면서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운송업무를 수행한 A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A가 수행한 운송업무는 D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야간에 고객이 내놓은 세탁물을 수거하거나 완료된 세탁물을 다시 고객의 집으로 배송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 회사와 D는 (i) A의 운송물량, 운송일정, 운송지역 등을 지정하였고, (ii) 변동되는 일별 근무시간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으로 공지하고 운송기사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입출차 시간을 보고하였으며, (iii) 운송 공지사항을 게시하고 운송 교육을 실시하며 문제 발생시 A에게 지침을 내리는 등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결정하고 A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통상적인 차량 위·수탁 계약과 달리 이 사건 운송계약 및 분양계약은 (i) 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운송계약상 권리, 의무를 제3자에 양도, 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ii) 차량 분양계약에서 차량 매도 및 계약상 지위 이전의 경우에도 회사의 동의를 요구하는 한편, (iii)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 차량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거나 제3자의 운행에 사용할 수도 없다고 정하였다. 


실질적으로 A가 운행한 차량은 이 사건 회사의 배송업무에 전속된 차량으로 보이고, 분양시 A가 일정 대금을 회사에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매매대금이라기보다 계약 종료 후 반환받을 보증금 내지 권리금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며 A가 차량을 실제 소유한 바는 없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A가 회사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다른 영업을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회사가 '이 사건 운송계약 해지로 인한 감차 시 이 사건 회사는 A에게 책임지고 다른 (운송)일자리를 무상으로 계약하여 준다'는 특약을 통해 계약 종료 후에도 A가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A가 독립적 운송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있었다고 평가된다. 


구인공고상으로도 '근무시간 22시~5시, 주5일 근무, 급여 515만원(+ 추가 1건당 인센티브 3,400원)'이라고 명시하였고, A가 실지급받은 운송비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아니라 운송물량에 의하여 정산한 금액이기는 하나,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성을 부정할 수 없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A가 사업자등록을 하여 운송료에 대한 부가세를 납부하는 등 사업주의 외관을 일부 갖추었으나, 이는 실질적 노무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는 회사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으로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으로 보기는 부족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을 따져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사용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②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③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⑤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⑥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⑦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⑧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⑨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⑩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9두39314 판결 등 참조).


또한 최근 ‘타다 드라이버’, 위탁 배달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에 관한 판결 선고가 이어지고 있으며[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두32973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12. 선고 2022가합534381 판결(항소심 계속 중)], 특히 ‘타다 드라이버’ 판결에서 플랫폼 종사자의 경우, ① 노무제공자와 노무이용자 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됨에 따라 직접적으로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맺을 필요성이 적은 사업구조, ② 일의 배분과 수행방식 결정에 온라인 플랫폼 알고리즘이나 복수의 사업참여자가 관여하는 노무관리의 특성을 고려해 위 근로자성 판단요소들을 적정하게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사실상 종래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완화한 바 있습니다. 대상판결에서도 모바일 세탁서비스 운송업무 종사자인 A의 경우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지입차주 운송계약과 달리 개인사업자라고 보기 어려운 계약의 내용,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사정 등을 근거로 A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4누58946)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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