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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근로자의 컴퓨터 저장정보를 무단으로 탐지한 행위는 불법행위로, 근로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사례

2024.11.27.

노동팀 뉴스레터 제7호


[대상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8. 21. 선고 2023나320254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22. 3. 21.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2. 10. 5.자로 해고된 근로자이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의 사실상 1인 주주 겸 유일한 이사입니다. 피고는 2022. 6. 30.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으나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2022. 7. 1. 이 사건 회사에 출근하여 사업장 건물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던 중 계단에서 추락하여 인대파열, 복사뼈 골절,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은 뒤 그 날부터 2022. 9. 1.까지 산재요양을 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산재요양기간 중인 2022. 7. 25.경 디지털 포렌식 업체를 통하여 이 사건 회사에서 원고가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된 원고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웹사이트 방문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을 무단으로 탐지하였고(이하 ‘이 사건 탐지행위’), 원고가 2022. 9. 2. 산재요양을 마치고 출근하자 피고는 원고에게 ‘업무태만(근무시간 중 취업사이트 검색 및 게임)을 사유로 2022. 10. 5.자로 해고함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근로관계종료통보서를 전달하여 2022. 10. 5. 원고는 해고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


원고는 ① 피고가 이 사건 탐지행위를 하여 원고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을 침해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제1청구원인), ② 피고가 ‘직장내 괴롭힘’, ‘근로계약서 미교부’를 이유로 원고로부터 신고 당한 사실에 앙심을 품고 보복할 의사로써 2022. 6. 30.경 이 사건 회사 직원 등 10명을 모아 놓고 일방적으로 해고통고를 하고 2022. 7. 1.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강요하였으며, 원고에게 해고기준과 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채 근로관계종료통보서를 교부하는 등, 원고가 피고를 신고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행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제2청구원인)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제1심에서는 피고의 이 사건 탐지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으로 3,000,000원, 이 사건 해고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으로 3,500,000원, 합계 6,500,000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①이 사건 탐지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과 ②이 사건 해고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구분하여, ①에 대해 원심과 같이 3,000,000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으나, ②에 대해서는 해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졌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법행위 성립을 부정하였습니다.


가. 이 사건 탐지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인정)


대상판결은 원심이 아래와 같은 이유를 근거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탐지행위로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은 정당하고, 이 사건 탐지행위의 동기, 경위, 원고가 입은 피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3,000,000원의 위자료가 적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의 인터넷 검색기록이나 웹사이트 방문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정보에 대한 무단탐지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② 피고가 열람한 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이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피고가 무단으로 열람한 정보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그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다.


③ 피고는 또한 자신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이 사건 탐지행위를 한 것이지, 피고 개인의 행위는 아니므로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을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주식회사는 상법 제389조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되고, 그 대표이사도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주식회사와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해고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부정)

한편 대상판결은 제1심과 달리,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용자가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해고사유를 만들거나 내세워 해고한 경우나,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해고에 나아간 경우 등 해고권의 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2다43586 판결 등 참조).


② 피고는 2022. 6. 30.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회사 직원들에게 해고통고를 하였고 2022. 7. 22. 또는 같은 달. 29. 이 사건 회사의 직원 8명은 ‘개인적인 사유’,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권고사직’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③ 원고가 산재요양 후 복직한 시기에 이 사건 회사에 원고 이외에 다른 근로자들은 없었고, 2022. 8.부터 같은 해 10.까지의 간이세액 인원은 피고, 피고의 부인, 원고로 확인되고 매입매출현황에 의하면 사업장의 업무가 미비하여 원고가 복직한 이후 원고에게 시킬 구체적 업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는 근로관계종료통보서에 의한 해고예고통지의 위법여부에 대하여 국민신문고에 문의하였고 고용노동부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산재요양기간과 그 후 30일 기간 중 해고예고를 하여 30일 기간 완료 후에 해고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2022. 10. 5.을 해고일로 정한 해고예고통지가 2022. 9. 1.에 상대방에게 도달하였다면 해고일로부터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국민신문고 답변을 하였다.


⑤ 피고는 최초 제출한 이직확인서에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여 징계해고절차를 거쳐 해고된 경우‘로 기재하였다가 최종적으로 제출한 이직확인서에 ‘근로자의 업무상과실 등의 귀책사유가 징계해고 정도는 아니지만 사업주가 퇴직을 권유하여 이직한 경우’로 기재하였고 원고는 실업급여를 수급하였다.


⑥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은 2023. 5. 9. ‘피고는 원고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사실을 신고한 것에 불만을 갖고 산재승인을 방해하고, 업무배제 및 해고통보를 하였으며, 이직확인서를 허위로 기재하여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려는 불리한 처우를 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⑦ 위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가 아무런 해고사유도 없이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졌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피고가 디지털 포렌식 업체를 통해 회사 안에서 원고가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된 원고의 인터넷 검색기록과 웹사이트 방문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을 탐지한 행위에 대하여, 설령 해당 정보들이 개인정보보호법상의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여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후 해고에 나아갔다고 해도 아무런 해고사유도 없이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졌고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고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은 부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기존에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이나 이메일 내용 등을 확인ㆍ열람하는 것은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으며,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고(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도3344 판결 등 참조), 다만 근로자의 범죄 혐의를 구체적,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조사범위를 혐의 관련범위로 제한하여 열람하였고, 실제로 근로자의 범죄 정황이 발견되었으며, 근로자가 입사시에 업무관련 결과물을 회사에 귀속하기로 약정했던 사례에서는 정당행위를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7도6243 판결).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만일 회사에서 제공한 근로자의 업무용 컴퓨터 내 자료 등에 대하여 확인하고자 할 경우, 정당한 기업상의 목적과 필요성을 입증할 자료를 갖추고,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내에서, 적절한 동의절차를 거쳐 열람하여야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대법원 2024다280829)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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