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제조회사의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자동차 제조회사 사업장에 파견되어 협력업체의 지시에 따라 소방업무를 수행한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와의 근로자파견관계가 부정되나, 근로자들이 자동차제조회사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소방업무를 수행한 경우 자동차 제조회사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사례
2024.11.27.
[대상판결: 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2다21893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원고인 근로자들(A, B, C)은 피고의 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에 입사하여 피고의 자동차 연구개발시설인 N연구소 사업장에 파견되어 화재감시, 화재진압, 장비점검 등 소방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피고는 2012년 이전까지는 협력업체와 직접 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2012년경부터는 계열사인 R사와 사이에 피고 사업장 시설 및 자산을 R사가 관리하도록 하는 자산관리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R사에서 재위탁하는 방법으로 협력업체로 하여금 재위탁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이후 R사는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에 흡수합병).
원고들(A, B, C)은 피고의 N연구소 사업장에서 소방업무에 종사하면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피고에게 직접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전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대상판결은 원고 A, B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지만, 근무기간이 달랐던 원고 C에 대하여 해당 근무기간 동안 소방업무를 피고 소속 직원이 총괄하는 상태에서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소방업무를 수행하였기에, 원고 A, B의 사례와 소방업무 수행방식 및 당시 피고와 협력업체의 역할 등이 동일하였을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가.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본 경우(원고 A, B)
대상판결은 원고 A, B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2014년 9월 내지 2016년 10월까지 피고의 N연구소에서 소방업무를 수행한 것이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나.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인정한 경우(원고 C)
대상판결은 반면, 2000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근무하였던 원고 C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 A, B와 비교하여 근로관계의 실질이 다를 수 있다고 판단하여, 대상 근무기간을 구분하지 않고 2012년 이후의 사정을 들어 원고 C에 대해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정하였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① 원고 C의 대상 근무기간(원고가 주장하는 직접고용 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발생의 요건이 되는 기간이나 시점)은 2000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로, 원고 A, B의 대상 근무기간인 각 2014년 9월 및 2016년 10월보다 앞서고, 시간적 간격도 매우 커 원고 A, B가 근무할 당시에 이 사건 소방업무가 수행된 방식, 피고와 협력업체의 역할 등이 원고 C의 대상 근무기간 동안에도 동일하였을 것이라고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② 피고는 종전까지 자신의 직원들만으로 N연구소 소방대를 운영하다가 1999년 말에서 2000년 초경 그중 일부를 협력업체 소속 용역직원으로 대체하는 내용의 조직변경을 한 사실, 원고 C는 조직변경에 따라 협력업체 소속으로 N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었는데 당시 N연구소의 소방대장은 피고의 직원인 남양행정지원실장이 맡았고, 그 바로 아래에서 피고의 직원인 안전과장이 원고 C 등 협력업체 소속 용역직원들을 포함한 소방대 상시 근무자들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③ 피고는 소방대원으로 근무할 용역직원의 근무시간, 월 근무일수, 휴일, 하기 휴가일수 등까지 사전에 정하여 협력업체를 통해 용역직원을 공급받은 사실, 용역직 소방대원은 2인 1조로 교대근무를 하였는데, 용역직원의 휴무일에는 피고의 직원이 대신하여 근무한 사실을 알 수 있다.
④ 원고 C는 소방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소방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았고, 한편 원고 C가 소속된 협력업체가 대상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소방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인적 자원이나 물적 설비를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⑤ 이는 원고 A, B가 근무기간에 협력업체의 근로자들로만 구성된 소방대에 소속되어 협력업체 소속인 소방대장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소방업무를 수행하였던 것과 대조되며 이러한 사실관계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 C는 대상 근무기간동안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으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최근 대법원에서 원청 자동차 제조공장의 협력업체 소속 소방 업무 종사 근로자들에 대해 원청과의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사례가 있었고(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다242208 판결), 대상판결 또한 이와 유사하게 자동차 제조회사 연구소 사업장에서의 협력업체 소속 소방업무 종사 근로자들 중 일부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파견법상 동일한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업무수행방식, 구체적인 지시에 따른 실질적인 지휘·감독 인정여부 등 근로관계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별, 근무기간별 차이가 있다면, 그에 따라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여부도 구분하여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는 기존 판결의 입장[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15010 판결,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2다217728, 2022다217735 판결(병합) 등]을 확인하였고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 판단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여부가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채용, 작업배치, 근태관리 등 인사권한을 행사한 주체와 구체적인 업무범위, 업무현장에서 구체적 지시를 하는 지휘·감독자의 소속, 업무의 기술성·전문성, 원고용주의 독립적 설비·조직 구비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근로자파견관계 인정여부에 관한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업무내용의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