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법인 간 흡수합병의 경우 소멸회사의 주주인 회사의 이사가 부담하는 선관주의의무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다62278 판결)
송무그룹 양재준 변호사
1. 들어가며
이사는 회사에 대해 이사선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부담하므로(상법 제382조 제2항, 민법 제681조), 이사는 자신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법령에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함은 물론 항상 회사에 최선의 이익이 되는 결과를 추구해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이사인 금융기관 임원의 업무집행에 임무해태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대출과 관련된 경영판단을 함에 있어서 통상의 합리적인 금융기관 임원으로서 그 상황에서 합당한 정보를 가지고 적합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최대이익을 위하여 신의성실에 따라 대출심사를 한 것이라면, 그 의사결정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는 한 그 임원의 경영판단은 허용되는 재량의 범위 내의 것으로서 회사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내지 충실의무를 다한 것으로 볼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다52407 판결)"는 취지의 판시를 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자들인 비상장법인 사이의 합병에 있어, 소멸회사의 주주인 회사의 이사 등이 소멸회사의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업무와 관련하여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위반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 있었습니다.
2. 사안의 개요
청주시와 충청북도 청원군 외 3개 군 지역의 케이블티비방송사업자였던 주식회사 충북방송(이하 '충북방송')과 주식회사 에이치씨엔충북방송(이하 'HCN충북방송')은 HCN충북방송이 충북방송을 흡수합병(이하 '이 사건 합병')하는 결정을 하였고, 충북방송의 지배주주였던 씨씨에스충북방송(이하 'CCS충북방송')은 이 사건 합병에 동의(이하 '이 사건 동의')하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한편, HCN충북방송과 충북방송은 HCN충북방송의 주식과 충북방송 주식의 합병비율(이하 '이 사건 합병비율')을 1 : 0.8129로 정하였는데, <HCN충북방송의 주식가치>에 대해서는 유사거래 사례를 이유로 시가평가 방법에 따라1), <충북방송의 주식가치>에 대해서는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이하 '상증세법') 제63조 제1항 제1호 다목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 (이하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 제1항, 제2항을 준용하여 각각 평가하였습니다.
 
이에 CCS충북방송의 소수주주인 원고는 충북방송의 주식가치가 낮게 평가되었으므로, 충북방송에게 불리한 합병비율로 이루어진 이 사건 합병에 대해 CCS충북방송이 동의한 것은 CCS충북방송의 이사 등이 법령을 위반하고 CCS충북방송의 이익을 위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임무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이로 인해 CCS충북방송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대표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3. 이 사건의 쟁점
이사 등에게 회사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 해당하여야 합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이 사건 소송에서도 이 사건 동의를 위한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법령 위반(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른 이사회 결의 부존재)에 해당하는지, 임무해태가 존재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4. 법원의 판단
우선 법령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1심과 항소심 및 대법원은 모두 "이 사건 동의에는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따른 이사회 결의가 요구되므로, 이 사건 동의를 위한 이사회 결의가 결여된 것은 법령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임무해태 여부와 관련하여, 1심은 "충북방송 주식에 대한 더 높은 가치평가자료가 존재하고, 충북방송 자체의 주식가치 평가를 위한 별도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해 CCS충북방송이 새로이 교부받게 합병회사의 주식 가치가 기존 충북방송 주식 가치에 비해 증대된다고 보기 어렵다"이유로 CCS충북방송 이사 등의 임무해태를 인정하여 CCS충북방송에 대한 손해배상의무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비상장회사의 경우 합병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칙적으로 상호간의 합의에 의해 해당 주식들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평가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합병비율의 불공정성이 도저히 허용될 수 없을 만큼 현저한 경우에만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CCS충북방송 이사 등의 임무해태를 부정하였고, 대법원 역시 "소멸회사의 주주인 회사의 이사가 합병의 목적과 필요성, 합병 당사자인 비상장법인 간의 관계, 합병 당시 각 비상장법인의 상황, 업종의 특성 및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평가방법에 의하여 주가를 평가한 결과 등 합병에 있어서 적정한 합병비율을 도출하기 위한 합당한 정보를 가지고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판단하여 합병에 동의할 것인지를 결정하였고, 합병비율이 객관적으로 현저히 불합리하지 아니할 정도로 상당성이 있다면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한 것이다"고 판시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CCS충북방송 이사 등의 임무해태 여부를 주로 이 사건 합병 당사자들 사이의 합병무효 내지 합병비율 자체의 공정성이라는 결과적인 측면에서 판단한 반면 CCS충북방송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사 등이 부담하는 주의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상세한 설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비상장법인의 합병에 있어 주주인 회사의 이사 등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정도와 합병비율을 정함에 있어 필요한 비상장법인 주식의 가치평가 방법에 관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주석

1)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