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 내 괴롭힘 판례법리의 형성과 과제: 우위성, 반복 지속성, 업무상 적정범위, 악의, 정신적 고통
2026.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8호 (03) 노동칼럼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정의한다. 그 행위적 요소로는 우위성, 업무상 적정범위, 정신적 고통과 함께, 법문에는 없지만 실무상 중요한 반복 지속성, 악의가 있다.
이 다섯 가지 행위적 요소와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하급심 판결은 법문상 요건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인격권 보호와 규제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 각 요소의 의미를 정위하고 규범적 무게를 재배분하는 경향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 우위성에 관해서는, 일부 판결이 열거한 사실상 우위성 인정의 근거는 가해자의 지위나 관계가 아니라 가해자 행위 그 자체와 그 부정적 속성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위성이 법문상 성립요건이지만 실제로는 독립적으로 괴롭힘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우위성의 형해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반복 지속성은 법문상 요건이 아니지만 판단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며, 1회성 언동을 부정한 판결과 인정한 판결이 갈리는 상황에서, '지속적·반복적 또는 중대한 1회적 언동'이라는 절충형 요건을 입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 업무상 적정범위에 관해서는, 인사평가 등 인사 조치에 폭넓은 재량이 인정되는 판결이 보인다. 이 경우, 신고인·피신고인·기업이라는 세 축의 균형 관점에서 업무상 적정범위 여부를 판단함이 적절하다.
- 악의는 필요조건은 아니지만, 사적 복수심 유무나 친밀감에서 비롯된 의도 등이 실제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원인 파악과 대응 수위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다뤄야 한다.
- 정신적 고통은 신고인의 주관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한 객관적 고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이러한 판결 경향은 전체적으로 법의 흠결을 메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단, 우위성과 악의의 징표성 반영, 반복 지속성 요건 신설, 업무상 적정범위 판단기준의 명확화 등 입법·제도적 보완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단행법 제정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조상욱 변호사가 ‘2026 한국-호주 존중일터 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발표자료 전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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