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생산공정에 관여한 협력업체 및 제품 검수·자재 관리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나, 공업용수 수처리 협력업체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근로자파견관계가 부정된다고 본 사례
2026.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8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6. 8. 20. 선고 2024가합10779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원료 투입부터 제품 출하까지 전 공정을 수행하는 2개 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고들은 생산공정 일부를 도급받은 11개 사내 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들'), 수처리설비 운전업체(이하 'A회사'), 제품 검수·자재관리 업체(이하 'B회사') 소속 근로자들입니다.
이 사건 협력업체들은 원료 하역·운반, 설비 운전·정비, 시편 채취·가공 및 제품관리 등을 수행하였습니다. 반면 피고의 수처리설비 운전부문을 분사하여 설립된 A회사는 공업용수 수처리 및 유틸리티 공급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B회사는 출하 제품의 품질·수량·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제품 검수와, 입고된 생산 자재를 검수·적치하고 각 공장·사무실에 보급하는 자재관리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의 실질적 근로자파견관계 및 2년 초과 사용을 근거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고용간주 또는 고용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및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정년을 도과한 원고들의 소를 각하하고, 이 사건 협력업체들 및 B회사 소속 원고들의 청구는 인용하였으며, A회사 소속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하였습니다. 즉 이 사건 협력업체들 및 B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면서도, A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이를 부정하였습니다.
특히 B회사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제품검수 업무는 피고가 생산한 코일, 후판 등 철강제품을 정상적인 품질로 고객사에 출하하기 위한 최종 단계의 업무로서, 피고의 생산계획 및 출하계획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검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량 제품이 고객사에 출하되거나 제품의 반품·재작업으로 이어져 피고에게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정상적인 품질의 제품을 고객사에 출하하는 것 자체가 곤란해질 수 있다. 또한 제품검수 업무는 종래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생산공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직접 수행하던 업무였는데, 피고가 이를 외주화하면서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가 정한 작업방법을 인계받아 현재까지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②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의 MES에 설치된 제품부두 선박별 진행사항 및 통합검수대상 차량조회 화면을 통하여 피고가 정한 당일 출하 물량과 차량 도착 현황을 확인한 후 검수작업을 시작하였다. 검수작업의 시간도 피고의 출하 일정에 따라 정해졌고, 긴급출하가 필요한 경우에는 야간 휴게시간 중에도 피고 담당자의 연락에 따라 즉시 작업에 투입되었다. 이처럼 제품검수 업무는 피고의 출하계획에 따라 수행되고, 그 차질이 제품의 정상적인 출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피고의 생산·출하 업무와 기능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③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제품검수 결과는 피고의 생산공정에 직접 반영되었다. 검수 결과 하자가 확인된 제품은 그대로 출하되지 못하고 피고가 지정한 공장으로 회송되어 재작업을 거치게 되므로, 제품검수 업무와 피고의 생산공정 사이에는 순환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나아가 피고의 MES 제품상세조회 화면에는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검수한 제품의 제품검수자 항목에 원고들이 아닌 피고 소속 직원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는 피고가 전산상 제품검수 업무의 주체를 피고 소속 직원으로 관리하여 온 사정으로 볼 수 있다. ④ 자재관리 업무 역시 피고의 생산 및 출하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보급하는 자재는 피고의 생산공정에 직접 사용되는 것으로서, 자재관리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품질이 기준에 미달하는 자재가 생산공정에 투입되거나 생산에 필요한 자재가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여 생산공정의 정상적인 가동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재고량 조사에 차질이 생기면 자재가 과다하게 확보되거나 부족하게 되는 등 자재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재관리 업무는 피고의 생산공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한 전제 업무로서 피고의 생산활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⑤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창고장의 지휘 아래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자재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 소속 창고장들은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별도의 도급업체 근로자라기보다 자신의 부서에 소속된 근로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지휘·관리하였고, 자재 현황판의 인원 구성란에도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각 창고장 1명의 지휘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또한 피고 소속 창고장 사무실과 B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대기실이 바로 인접하여 있어 직접 업무상 지시를 전달하기 용이한 구조였다. |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같은 날 선고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6. 8. 20. 선고 2022가합11655 판결과 동일한 판단기준을 적용하였습니다. 특히 제품 검수 업무에 대해서는 MES를 통한 출하 물량·차량 현황의 확인, 피고의 출하계획에 따른 작업 수행 및 검수 결과가 재작업을 통해 생산공정으로 다시 연결되는 점을, 자재 관리 업무에 대해서는 피고 소속 창고장의 직접적인 지휘·관리 등을 근거로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반면 피고에서 분사된 수처리 업체(A회사) 소속 원고들에 대해서는, 생산설비와 공간적으로 분리된 장소에서 독자적인 작업표준을 운영하고, 관계 법령상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을 독자적으로 채용·운영한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파견관계를 부정하여, 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2가합11655 판결과 결론을 같이하였습니다. 결국 근로자파견관계는 외주업무의 성격이나 생산공정과의 연계성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원청의 상당한 지휘·명령,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수급인의 인사·노무관리 및 조직·설비의 독립성 등을 종합하여 업체별·공정별로 판단하여야 함을 시사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종래 원청 소속 근로자가 수행하던 업무를 외주화한 이후에도 해당 업무가 원청사의 전산관리시스템 및 생산·출하 계획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는지, 현장의 원청 소속 관리자가 해당 협력업체 근로자를 지휘·관리하는 것으로 평가될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일부 원고들과 피고가 항소하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
※본 대상판결은 같은 날 선고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6. 8. 20. 선고 2022가합11655 판결과 동일한 판단기준을 적용한 사례입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