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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기술 및 노하우를 습득한 근로자에 대한 전직금지약정은 유효하며, 희망퇴직지원금에 전직금지 대가성이 인정되고, 경쟁업체 취업에 따른 지원금 전액 반환약정도 유효하다고 본 사례

2026.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8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7. 21. 선고 2025가단519388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전자, 전기 기계기구 및 그 부속품의 제작,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MLCC, 파워인덕터, 카메라·통신모듈, 기판 등의 전자부품을 개발·생산하는 회사입니다. 피고는 2008. 4. 1. 원고 회사에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하여 약 16년간 근무하면서 주로 원고의 파워인덕터 관련 재료 및 공정개발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4. 5. 31. 퇴사하였습니다.


피고는 2024. 4.경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2024. 4. 15. 원고에게 퇴직원과 함께 ‘2년간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에 취업하지 않을 것이며, 희망퇴직 지원금에 경쟁사 전직금지 대가 성격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와,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사전에 회사에 그 사실을 통보하여 서약서상 경업금지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회사의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영업비밀 보호서약서(이를 통틀어 이하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를 각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습니다.


피고는 2024. 6. 10. 원고로부터 법정 퇴직급여 외에 별도로 산정된 희망퇴직지원금 340,000,000원을 지급받았습니다. 피고는 원고에서 퇴사한 이후, 2025. 8. 4. 전자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의 경쟁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경쟁업체')에 입사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경쟁업체에 취업함으로써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서약서 제6조에 따라 희망퇴직지원금 34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존재 여부: 긍정


① (관련 법리)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② 피고는 원고 회사에서 16년간 파워인덕터 관련 재료 및 공정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파워인덕터 재료의 조성개발, 차세대 제품개발 관련 기술적 노하우, 경쟁사의 특허 전반과 제품 간 장·단점에 관한 정보 등 파워인덕터 제품에 관한 원고의 핵심 정보를 지득하였다.


③ 이러한 기술과 정보는 원고가 상당한 기간 자금과 노력을 들여 개발한 것으로서 외부에서 취득하기 어려운 정보인 반면, 이러한 정보가 경쟁업체에 유출되었을 경우 경쟁업체는 원고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생략하고 기술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이익을 얻게 된다.


④ 피고는 원고 회사 재직 당시 세계 최소형 파워인덕터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를 수행하여 수상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경쟁업체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스스로 박막형 파워인덕터 선행 개발, 산화막 제거 방법 개발, 자성체 조성 개발 등을 자신의 이력으로 기재하였는바, 피고는 원고 회사의 기술개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면서 관련된 기술정보들을 상당 부분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은 경쟁업체에 대한 취업 자체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경우에 한하여 전직을 금지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하기 어렵고, 장기간 원고 회사에서 근무한 피고가 경쟁업체에서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로 원고 회사의 기술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나. 희망퇴직지원금이 전직금지의 대가에 해당하는지 여부: 긍정


① 이 사건 서약서 제3조에는 희망퇴직지원금에 경쟁사 전직금지 대가로서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며, 피고가 수령한 희망퇴직지원금은 퇴직 당시 피고 통상임금의 약 39.3개월분에 달하는 거액으로서 단순한 위로금이나 장기근속에 대한 공로 보상만을 위한 지급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장기근속자는 그만큼 사용자의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체화하였을 가능성이 커 전직금지의 필요성 역시 커질 수 있으므로, 장기근속을 이유로 지원금이 증액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지원금의 전직금지 대가로서의 성격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전직금지약정이 과도하게 포괄적인지 여부: 부정


① 이 사건 영업비밀 보호서약서 제4조는 전직금지기간 중 취업 등을 하려는 경우 사전에 원고에 그 사실을 통보하여 서약서상 경업금지 위반 여부를 확인받고 원고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로서도 전직하고자 하는 회사가 경쟁업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하였다면 사전에 원고에게 확인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


② 파워인덕터 관련 사업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영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유사한 기술과 제품을 기반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기술의 활용 범위나 경쟁관계를 사업부 또는 제품군별로 명확히 구분하기도 어려운 특성이 있다.


③ 전직금지기간을 2년으로 정한 것 역시 기술정보 및 노하우의 시간적 가치, 경쟁사의 연구·개발 및 양산 주기, 제품의 시장 출시 일정 등을 고려하면 과도하게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피고가 반환하여야 할 희망퇴직지원금의 감액 여부: 부정


①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란 당사자 사이에 일방 당사자가 계약을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을 위해 일정한 금전을 지급하기로 사전에 정한 합의를 말한다. 그런데 원고가 지급한 희망퇴직지원금은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피고가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창업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이미 지급받은 전액을 반환하기로 한 것으로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하기로 하는 손해배상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이 사건 서약서 제6조는 피고가 이 사건 각 서약서상의 의무 위반 시 희망퇴직지원금 전액의 반환의무를 정하는 한편 피고의 의무위반으로 인해 원고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희망퇴직지원금 반환에 추가하여 손해를 배상할 것을 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서약서 제6조에서 정한 희망퇴직지원금 반환 약정이 원고의 손해에 관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따라서 희망퇴직지원금 반환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감액을 구하는 피고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서약서 제6조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부정


① (관련 법리) 위약벌 약정이 공서양속에 반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당사자 일방이 독점적 지위 내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체결한 것인지 등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위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위반 과정 등을 고려하는 등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단순히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② 원고가 지급한 희망퇴직지원금은 경쟁업체 전직금지에 대한 대가이며, 피고의 퇴직 과정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있다거나 원고가 피고를 불리하게 처우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가 전직이 금지된 기간 동안 불가피하게 경쟁회사에 취업하여야 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③ 전자부품의 개발·제조업과 같은 기술집약적 산업에서는 핵심 인력의 경쟁업체 이직 과정에서 영업비밀의 유출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고, 영업비밀 유출이 발생한 뒤에는 유출 사실을 입증하거나 사후적으로 손해의 발생 및 범위를 입증하여 회복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원고로서는 영업비밀 기타 보호할 가치 있는 각종 중요 정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핵심 기술 및 노하우를 습득한 근로자에 대한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하면서,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영업비밀에 한정되지 않고 회사 고유의 기술적 노하우 등에도 미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동종 업무를 수행하면서 통상 습득하는 일반적인 지식·경험까지 당연히 보호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정보의 비공개성·고유성 및 비밀유지약정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구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서약서 문언, 지원금의 규모와 대가성, 약정 체결 및 위반 경위 등을 고려하여 이 사건 지원금 전액 반환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였습니다. 이를 모든 전직금지약정이나 희망퇴직지원금 전액 반환약정이 유효하다는 취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으로서는 핵심인력과의 전직금지약정 체결 시, 이 사건과 같이 희망퇴직지원금 등에 전직금지의 대가로서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음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서명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향후 약정 체결 과정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전직금지의 기간과 범위가 합리적인지, 약정 위반 시 반환의무의 내용과 대가의 관계가 균형을 이루는지 등 전직금지약정의 내용적 측면에 대하여 사전에 점검 및 검토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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