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사이에서도 관계의 우위가 인정될 수 있고, 결혼·임신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행위 등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6.09.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8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7. 14. 선고 2025나31756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1997년생)와 피고(1999년생)는 A 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의 경영지원실 재무팀 매니저로서 바로 옆자리에서 함께 근무하던 직장동료입니다. 피고는 2024. 3. 24.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고, 원고는 그로부터 약 4개월 뒤인 2024. 7. 26. 입사하여 2024. 10. 25.까지 수습기간 중에 있었습니다.
피고는 2024. 8.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나이가 많아서 임신하기 어려우니 결혼에 목매야 한다", "지금 남자친구와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을 못하니 꼭 결혼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고, 부서 회식자리에서 원고가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헌팅을 하고 다닌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는 2025. 1. 22. 원고로부터 기르던 반려견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강아지 말고 얼른 10달 동안 아이를 임신하여 키우는 게 어떠냐"고 말하면서 강아지 흉내를 냈고, 원고가 울음을 터트리자 "우는 얼굴 한번 구경해 보자"는 등의 발언을 하였으며, 그 이후 동료직원들에게 원고가 피해사실을 과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습니다(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발언').
피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2025. 1. 23. 및 2025. 3. 11. 두 차례에 걸쳐 '직장 내 성희롱'을 사유로 징계를 받은 후 2025. 3. 26. 퇴사하였고, 원고도 2025. 7. 31. 퇴사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11. 21. 선고 2025가단105928 판결)은 이 사건 각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고(위자료 30,000,100원),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제1심의 판단을 대부분 인용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요건인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와 관련해서는, 동일한 직급에 있었던 피고가 원고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를 추가로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위자료 액수는 20,000,000원으로 감액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관계의 우위) 피고는 원고보다 약 4개월 먼저 입사하였고, 원고는 2024. 7. 26.부터 2024. 10. 25.까지 수습기간이었으며, '협조성, 적응도' 등을 평가하여 회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채용이 거부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비록 원고와 같은 직급이긴 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에서의 경험과 회사 및 구성원 관계에서의 영향력에 있어 원고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② (위자료 액수)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문제되는 발언을 멈추어줄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가 상당기간 동안 같은 취지의 발언을 반복한 점, 원고가 이 사건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발언들과 행동의 경위 및 내용과 정도, 원고와 피고의 직장에서의 지위와 직급, 성별과 나이 등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위자료 액수는 20,000,000원으로 정한다. |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상급자와 부하직원 사이가 아닌 같은 직급의 동료 사이에서도 입사시기의 차이, 상대방이 수습기간 중이어서 채용이 거부될 수 있는 불안정한 지위에 있었던 점 등 사실상의 요소를 근거로 '관계의 우위'가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는 상급자뿐 아니라 같은 직급의 동료에 의한 언행도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예방교육에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형식적 직급뿐 아니라 실제 조직 내 영향력과 고용상 지위 등을 고려하되,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경우뿐 아니라 업무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성적 언동으로도 성립할 수 있으므로 관계의 우위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대상판결은 원·피고가 모두 상고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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