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의 보안 규정을 위반하여 생산라인에 소형카메라를 무단으로 설치한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사례
2026.07.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6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울산지방법원 2026. 5. 21. 선고 2025가합10461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11. 4. 1. 피고에 입사하여, 피고의 고객사인 A 주식회사 및 B 주식회사(이하 ‘고객사’) 울산공장 의장라인 리어 도어 스커프 공정 생산라인(이하 ‘이 사건 생산라인’)에 소요되는 자재를 보충하는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생산라인에서 자재를 보충하는 시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이 사건 생산라인에 무전기나 모니터링 상황판 설치를 여러 차례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고객사의 보안규정상 설치가 어렵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원고는 2025. 5. 26. 이 사건 생산라인에 소형카메라를 무단으로 설치하였고, 위 소형카메라 설치 사실이 2025. 5. 27. 고객사에 의하여 적발되었습니다. 고객사는 현장을 방문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2025. 5. 29. 피고에게 원고의 공장 출입정지와 출입증 반납을 통보하였습니다.
피고는 2025. 6. 20.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원고의 소명을 듣고 심의를 거쳐 해고를 의결하였고, 2025. 6. 26.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게 해고를 통보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
<징계행위>
1. 회사 및 고객사의 보안규정 위반
- 시설 및 제조장치의 비밀을 공개, 개인정보 유출이 우려되는 불법 촬영 장치 무단 설치
- 업무 방해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 조치 상태
2. 불법촬영에 따른 회사의 명예 실추 및 영업상 불이익 유발 원인 제공
- 고객사 해당 조립라인 직원들로부터 당사가 개입하여 불법 사찰을 하고 있다고 의심받게 함
- 이로 인한 고객사로부터 당사의 명예 실추 및 향후 영업활동의 불이익 원인 제공
- 고객사로부터 영구 출입정지 처분 통보받아 본인이 근무할 수 있는 작업이 없음
<징계근거> 취업규칙
제4조 (성실의무)의 위반
제14조 (전원의 준수사항)의 제1항 위반
제64조 (징계사유)
제1항 회사의 제 규정을 위반한 자
제5항 직원 간의 인화를 저해한 자
제8항 회사의 명예 또는 신용을 훼손한 경우
제65조 (해고사유)
제3항 직무상의 기밀을 누설한 경우
제10항 제64조의 징계사유 중 그 정도가 심한 경우
제11항 기타, 사회 통념상 근로관계 유지가 어려운 경우
이에 원고는 (ⅰ) 이 사건 해고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ⅱ) 원고에게 고객사의 비밀을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취할 목적이 없었던 점, 고객사의 영업이 현실로 방해받았다거나 비밀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통보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그 징계양정도 적정하여 이 사건 해고통보는 정당한 사유가 있고, 해고예고 절차의 이행 여부가 위 해고통보의 효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이 사건 해고통보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긍정
① 피고는 고객사의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의 영업 특성상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할 경우 영업손실 등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고객사는 자동차를 생산하고 운반하는 회사들인데, 그 특성상 생산 과정 등의 보안은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고객사는 피고와 같은 협력업체 임직원으로부터 정보보호서약서를 받는다.
② 원고는 촬영한 영상을 저장하지 않았고, 그 영상을 제3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원고가 소형카메라를 설치한 사실만으로 피고는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③ 원고는 고객사로부터 출입 제한 조치를 받았다. 그에 따라 원고는 고객사의 공장에 출입할 수 없어 피고가 영위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에 근로할 수 없는 상황이다.
④ 원고는 피고에 여러 차례 이 사건 생산라인의 정확한 정지 및 재개 시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상황판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고객사의 보안규정상 설치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하였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고객사의 보안규정을 명확히 인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 5. 26. 이 사건 생산라인에 소형카메라를 설치하였다.
나. 이 사건 해고통보가 해고예고를 하지 않아 위법한지 여부
① (법리)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한 해고라 하여도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해고의 사법상 효력에는 영향이 없고, 해고수당의 지급 여부도 해고의 효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② (판단)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하기 전에 근로기준법상 해고예고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 통보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고통보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원청의 보안규정을 위반한 사안에서, 비록 실제 영업비밀 유출이나 현실적인 금전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원청과 하청 간의 신뢰 관계가 훼손될 우려 및 근로자의 노무 제공이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되었다면 이를 이유로 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보안규정위반과 관련된 징계 사안에서, 근로자가 보안 규정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보안 위반 행위로 인해 종전에 제공하던 근로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해고 사유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요소로 삼았다는 점에서, 유용한 선례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소속 근로자가 관계사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상황이 빈번한 기업의 경우, ‘근로장소에 적용되는 회사 및 관계사의 보안 규정 위반’ 등을 취업규칙에 징계사유로 규정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대법원은 해고예고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해고 자체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해고의 사법상 효력은 무효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28553 판결), 대상판결은 이러한 법리를 재확인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 계속 중입니다(부산고등법원 2026다10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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