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학위과정 이수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6.07.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6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6. 5. 15. 선고 2025나31355 판결]
1. 사안의 개요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환경·임산공학·산림자원 등의 관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피고 산림청 소속기관으로, 산림과학 연구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대학과 협약을 맺어 국립산림과학원과 대학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석·박사 운영과정인 「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위 학위과정에 입학하여 2017. 3. 1.부터 2022. 9. 29.까지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소에서 조사연구직(학연과정)을 수행한 사람입니다.
원고는 자신이 국립산림과학원에 고용된 근로자로 위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고 퇴직하였으므로, 피고가 퇴직금 12,708,2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대상판결도 제1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 관련 법리
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②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나. 원고의 근로자성 판단(부정)
① 국립산림과학원의 지도교수의 지도에 따라 연구수련을 하면서 학·연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은 국립산림과학원 지도교수의 학업지도 아래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연구수련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고,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연구수련을 거치고 종합시험 및 학위논문 심사에 합격하는 등 학위 취득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대학의 학칙에 따라 석사 또는 박사학위가 수여된다.
원고는 국립산림과학원의 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학위과정에 입학하면서 국립산림과학원에 연구수련 신청서, 지도교수 신청서, 연구참여 승인서, 서약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고 학위 취득을 목적으로 연구수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와 피고는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고, 근로시간·휴게시간 등 근로조건을 논의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원고와 같은 학·연 과정을 이수하는 석·박사 연구원을 위한 인사기록카드, 출근부 등 인사관리체계가 갖춰져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원고는 업무관리를 위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③ 학·연 과정 연구수련은 09:00부터 18:00까지 진행되었는바, 원고는 학·연 학생으로서 학사·연구수련 관리를 받았을 뿐 국립산림과학원의 근로자로서 근태관리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원고의 출·퇴근 시간과 관련하여 특별히 간섭하거나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 자료 또한 없다.
④ 원고가 학·연 과정을 신청하면서 작성한 서약서에는 "본인은 국립산림과학원 학·연 학생으로 논문지도교수 또는 연구수련 부서장의 지도에 따라 연구수련에 성실히 임하여 학위과정을 이수할 것"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는 지도교수의 지도 아래 연구수련을 행한 것으로 보이며, 달리 연구수련 외에 국립산림과학원으로부터 업무 내용을 지정받고 업무의 지휘·감독을 받은 것이라 보기 어렵다.
⑤ 임금명세서에는 원고에게 기본금 2,300,000원이 지급되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장려금을 기본금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이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위 기본금에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기타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⑥ 피고가 학·연 박사과정을 이수한 E 등 일부 학·연 과정 이수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있으나, E은 학·연 박사과정 전·후로 기간제 연구원으로 근무하였기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착오로 학·연 박사과정 기간을 포함하여 E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그 외 다른 학·연 과정 이수자 중 일부에게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연구기관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연구수련을 수행하고 장려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았더라도, 그 실질이 학위 취득을 위한 교육·연구수련 과정에 해당하고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대상판결은 원고가 국립산림과학원에서 09:00부터 18:00까지 연구수련을 수행하였고 매월 일정 금원을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학·연 협동연구 석·박사 학위과정의 목적, 제출 서류의 내용, 지도교수의 학업지도 및 연구수련의 성격,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취업규칙·복무규정 적용 여부, 근태관리 방식, 보수의 성격, 세무·사회보험 처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학·연 과정 이수자 중 일부에게 퇴직금이 지급된 사실이 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다른 이수자의 근로관계 성립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는 실무상 국가기관이 착오 또는 예외적 사정으로 개별 이수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전례가 있더라도 이러한 사정이 다른 이수자의 근로자성 인정에 결정적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대상판결의 판단은 대학, 공공연구기관, 기업 부설연구소 등에서 운영하는 인턴십, 연구수련, 산학협력 과정, 학위연계 프로그램의 참여자의 근로자성이 문제되는 사건에서도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대상판결이 연구수련생 또는 학위과정 참여자의 근로자성을 일반적으로 부정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기관의 입장에서는 학위과정 등을 설계·운영할 때 해당 교육·수련 활동의 목적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기관이 업무수행 자체를 지휘·감독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지, 지급 금원이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은 아닌지, 실질적으로 근태를 관리한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은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 계속 중입니다(대법원 2026다2049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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