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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된 구제명령의 이행에 조건을 붙이거나 실질적인 원상회복 조치를 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2026.07.27.

노동팀 뉴스레터 제26호 (02)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6. 6. 5. 선고 2024도1798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A주식회사 판매대리점의 대표로 자동차 판매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입니다.


피고인은 2012년 이래 B(이하 ‘이 사건 근로자’)와 자동차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가 2017. 1. 16. 마지막으로 체결한 판매용역계약은 2019. 1. 15. 기간만료 될 예정이었고, 피고인은 그 전날인 2019. 1. 14. 이 사건 근로자에게 판매용역계약의 기간만료를 통지한 다음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 사건 근로자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2. 피고인의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2019. 1. 14.자 계약 해지 통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하고, 피고인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즉시 위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판정하였습니다.


이에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는 위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대해 각각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8. 8. 이를 모두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고, 이에 피고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하여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2. 6. 11. 위 소 중 일부는 각하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2022. 5. 19. 서울고등법원에서도 패소하였고, 2022. 6. 11. 위 사건의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초심판정의 구제명령도 확정되었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9조 제2호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이하 '구제명령 위반죄'), 피고인은 소송 과정에서 (ⅰ) 이미 계약기간이 2019년에 만료되어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원직 복직이 원시적으로 불가능하고, (ⅱ)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새로운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자 신원보증보험 증권 및 신원보증 서류를 구비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자가 먼저 사번(영업판매코드)을 부여해주기 전에는 재계약에 응할 수 없다면서 이를 거부한 것이므로, 고의나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더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태를 형성할 공법상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이미 법원을 통해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상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어 객관적으로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도 같은 취지로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제명령 위반죄의 성립 요건 및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대상판결로 확정된 원심판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간 판매용역계약은 2019. 1. 15. 기간만료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피고인의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더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간 재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당초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은 이 사건 근로자와의 판매용역계약 만료 불과 하루 전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새로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태를 형성하도록 명한 것으로서 근로자에 대한 적정한 구제의 한도를 넘은 것’이라는 취지로 법원에 구제명령의 당부에 관하여 다투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법원의 확정판결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상, 행정처분인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등 그 당부에 관해 더 이상 다투는 것은 불가능하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신원보증보험증권 및 신원보증서류를 구비할 것’을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른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9조 제2호의 규정 취지에 비추어, 사용자가 아무런 조건 없이 확정된 구제명령의 이행을 앞두고 근로자의 특정한 행위가 필요하다는 전제조건을 붙이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 즉 이 사건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으며, 피고인 스스로도 이 사건 구제명령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를 복직 시키려고 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자가 신원보증보험 증권 및 신원보증 서류의 구비를 거부하여 복직시키지 못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종전 판매용역계약 기간 중에는 피고인의 협조로 A주식회사로부터 고유 사번을 부여받아 근무하여 왔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이 사건 근로자의 사번 발급 요구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사번이 없더라도 카마스터로서 자동차 판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B에 대하여 신원보증보험 증권 및 신원보증 서류의 구비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판매용역계약 해지를 취소하지도 아니하였고, 사번 발급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정으로 이 사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확정 이전에 노무제공계약 기간이 만료되었고, 그 갱신 여부에 대한 심리·판단이 없는 경우에는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3도8049 판결)와 결론을 달리한 사례입니다. 다만, 위 대법원 2023도8049 판결은 초심 및 재심 과정에서 계약기간 만료 후 노무제공계약관계의 계속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이나 입증이 없었던 반면, 대상판결로 확정된 원심에서는 계약기간 만료 전날에 계약해지를 하였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계약이 체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즉, 대상판결은 구제명령이 사용자의 갱신 거절 자체가 효력이 없음을 전제로 하여 당초의 계약 기간 만료 후라도 원직 복직을 명하는 내용임이 명확하다고 판단하였고, 구제명령이 명확하게 확정되어 사용자가 인식할 수 있는 이상, 구제명령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사용자는 일방적인 전제조건을 붙여 그 이행을 미룰 수 없습니다.


아울러 대상판결은 노동위원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이 확정된 이상, 사용자는 더 이상 그 당부나 적정성을 다툴 수 없고 구제명령의 취지에 따라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원상회복시킬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도 명확히 하였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실무적으로 사용자는 노동위원회의 구체적인 구제명령이 확정된 경우에 사번, 시스템 접근권한 부여 등 대상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업무에 복귀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이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제명령의 내용이 명확하고 이행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자가 독자적으로 추가 조건을 부과하거나 근로자의 협조 부족 등을 이유로 그 이행을 지연한다면, 이는 구제명령 위반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와의 분쟁 시, 구제명령이 내려질 것에 대비하여 원직 복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미리 점검함으로써 형사책임이 성립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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