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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도입한 대상조치 중 일부가 모든 근로자들에게 적용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단정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한 판례

2024.09.30.

[노동팀 뉴스레터 제6호]


대상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4. 7. 11. 선고 2022가합10222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입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전까지 피고 일반직 근로자의 정년은 60세, 전임직 근로자의 정년은 57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피고는 2016. 1. 1.부터 ① 모든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② 정년퇴직일을 기준으로 만 3년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3년간 순차적으로 임금을 감액(임금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 연봉의 90%, 80%, 70% 수준)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습니다.


피고는 2020. 1. 1.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시기를 ‘정년퇴직일을 기준으로 만 2년 전’으로 변경하여 적용 시점을 1년 늦추고, 조정지급률을 1년차 80%, 2년차 80%로 변경하며, 임금조정 비율을 감안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개정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습니다(이하 ‘개정 임금피크제').


한편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7조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은 “회장은 인력운영의 효율화 등 경영상 필요에 따라 퇴직한 직원을 지원직으로 특별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에 따라 피고는 2016년도, 2017년도, 2018년도 정년퇴직자들 중 희망자에 한하여 지원직(Park Assistant, PA)으로 특별채용하였는데(2017년 11명 중 10명, 2018년 12명 중 10명, 2019년 16명 중 14명), 피고는 2019. 8. 25. 이 사건 조항을 삭제하였습니다.


피고에서 재직하다가 퇴직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무효를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원고들은 ①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주요 대상조치인 퇴직 후 PA 재채용(이하 ‘이 사건 재채용')에 관한 이 사건 조항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에 위반되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고, ② 이 사건 재채용이 제외된 채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결과 원고들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을 받았으므로 원고들에게 적용된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원고들은 또한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하였던 약속 내지 합의를 위반하여 이 사건 재채용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3년 동안 PA로 근무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이 사건 재채용 대상자의 범위(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채용은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정년’으로 퇴직한 '일반직’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원고들 중 정년퇴직일 이전에 퇴직하였거나 전임직 근로자였던 일부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2015. 8. 28. 자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에는 “일반직에 대하여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전임직에 대해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일반직’ 근로자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과 협상을 바탕으로 2015. 8. 경 이 사건 재채용 방침을 수립하였고 이후 2017. 6.경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손실분을 고려하여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정년으로 퇴직한 근로자 중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 이 사건 재채용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일반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임금피크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므로 전임직 근로자는 이 사건 재채용 방침이나 구체적 운용방안의 대상이 아니었다.


③ 피고의 경영전략실이 작성한 문건(‘임금피크제 정년퇴직 직원 활용방안')과 피고의 2019. 3. 8. 자 ‘정년퇴직 직원 지원직 채용 및 운영계획안(이하 ‘이 사건 운영계획안')에도 이 사건 재채용 대상은 일반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으로 분명하게 기재되어 있다.



나. 임금 및 퇴직금 차액 청구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채용에 관한 취업규칙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위반되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재채용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른 대상조치에 해당함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2015. 8.경 이 사건 재채용 방침을 수립하기는 하였으나, 그 실질은 단순히 '업무능력, 경험, 직무접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퇴직 후 PA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회장 보고자료에 불과하며, 최초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도 이에 관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원고들은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ⅰ)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은 기본적으로 PA로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정하고 있는 준칙이고, (ⅱ) 이 사건 조항은 임금피크제 적용여부나 정년퇴직 여부와 무관하게 ‘퇴직한 피고의 모든 직원을 PA로 특별채용할 수 있다’는 피고 회장의 인사재량권에 관한 일반조항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정년 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사항을 정한 것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운영계획안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나, (ⅰ) 그 내용은 2019년도 PA 특별채용에 한정된 것이고, (ⅱ) 이 사건 운영계획안은 피고 인사부 직원이 작성한 기안문서에 회장이 결재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향후 지속하여 적용되는 일반준칙으로 보기 어렵다.


④ 설령 이 사건 운영계획안을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는 당해 연도의 PA 특별채용에 관한 내용에 한정되고 그중 ‘향후 계획’ 부분에는 ‘향후 임금피크제 직원의 근로시간 단축 등 보상책 마련 시 재검토 가능', ‘정책 변화 등에 따라 임금피크제가 변경되는 경우 제도 운영 재검토’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2019년도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들에 대하여 문제되는 2020년도 이후에도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2)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부정)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개정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 근로조건에 관한 제도 내지 조치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이나 그와 같이 변경된 내용이 일부 근로자들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차별에 합리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피고는 소관 부처로부터 이 사건 재채용이 ‘부적정한 퇴직 직원 특혜조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개선 조치 요구를 받아 2019. 8. 25. 이 사건 조항을 삭제하게 되었다. 피고가 원고들만을 차별할 의도로 이 사건 조항을 삭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이 삭제됨에 따라 2019. 12. 31. 자 퇴직 원고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재채용이 시행되지 않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차별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ⅰ) 이 사건 재채용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 것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여러가지 환경과 여건 변화로 발생한 결과이다. (ⅱ) 이 사건 재채용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2019. 12. 31. 자 퇴직 원고들에게 적용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 삭감 정도가 크지 않았고, 성과급이나 휴일·휴가 등 기타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직무 개발 및 조정, 퇴직 지원 프로그램, 그리고 교육비 지원 등 각종 대상조치와 함께 시행되었다. (ⅲ) 피고는 공공기관으로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불가피하였고 피고의 노동조합도 이 사건 재채용에 관하여 담보수단을 확보하지 않은 채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합의를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채용이라는 대상조치가 없었더라면 노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화될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퇴직 원고들 사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개정된) 개정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은 기간에 따라 다른 취급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연령차별로 보기 어렵다. 그와 같이 보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임금피크제가 개선될 경우를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불리하게 평가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⑤ 공공기관인 피고는 예산의 편성·운용에 상당한 제약이 존재하므로 개정 임금피크제로 도입한 근로시간 단축, 조정지급률을 인상하는 내용 등을 소급하여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적용하였다고 하여 개정 임금피크제가 불합리한 연령차별을 내용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재채용 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또는 피고와 개별 근로자들 사이에 피고가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고 정년퇴직하는 일반직 근로자를 PA로 특별채용할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청구도 기각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무렵 피고 회장 보고를 통해 수립된 이 사건 재채용 방침은 단순히 '업무능력, 경험, 직무적합성 등을 고려하여 퇴직 후 PA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수준에 불과하다.


② 피고의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한 자료에는 이 사건 재채용을 담보할 수단과 관련하여 ‘회장이 기안문서에 서명했고 구두 확약을 녹취했음’이라는 기재가 있으나, 구두 확약 내용을 확인할 자료가 없고 그와 같은 설명자료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어떠한 경우든지 일반직 정년퇴직자들에게 이 사건 재채용을 보장하겠다는 단정적이고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이 사건 재채용의 구체적인 운영방안이 마련된 이후에도 피고가 이 사건 재채용 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문서는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운영계획안은 ‘향후 사정변경에 따라 이 사건 재채용 제도 운영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재채용을 다른 방식의 대상조치가 이루어질 경우 운영하지 않을 수 있는 제도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사용자가 임금피크제에 대한 대상조치로 도입한 제도 중 일부가 비록 사정 변경에 의하여 일부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바로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대상조치로 인하여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이 상쇄될 수 있다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일부 원고들이 항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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