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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회사의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자동차 제조회사 창원공장에 파견되어 차체용접, 엔진조립, 단간차수정 등의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들이 자동차 제조회사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사례

2024.09.30.

[노동팀 뉴스레터 제6호]


대상판결 : 대법원 2024. 7. 25. 선고 2024다211908, 2024다211915, 2024다21192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부평, 군산, 창원 등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이하 ‘이 사건 협력업체’)에 입사하여 피고 창원공장에 파견되어 차체용접, 엔진조립, 단간차수정 등의 공정에서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와 지속적으로 도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협력업체로 하여금 피고의 차체용접, 엔진조립, 단간차수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습니다. 원고들이 근무하는 동안 소속 협력업체는 여러 차례 변경되기도 하였으나, 원고들은 입사일 이후 계속하여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며 연구소 내에서 근무하여 왔고, 협력업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들을 포함한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여 왔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가 피고와 체결한 도급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은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며, 피고에 대하여 근로자지위 확인 및 피고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라면 받았을 임금과 원고들이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가.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 (긍정)

먼저 대상판결은 원심이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원고들과 피고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 여부


① 사내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이나 업무의 내용을 피고나 피고의 노동조합이 결정하였으며, 협력업체는 이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였다.


② 도급계약서에는 협력업체가 수행할 공정 내용이 피고의 표준작업서(SOS) 및 작업요청서(JES)에 따를 것이라는 내용만 명시되어 있을 뿐, 일의 수량이나 완성 기한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이 없었다. 이로 인해 협력업체의 구체적 업무는 피고의 지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③ 피고는 협력업체 소속 직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작업지시를 하였으며, 작업시간, 속도, 작업량 등의 결정 권한은 피고에게 있었다. 협력업체에게 피고의 지시를 변경할 권한이 없었으며, 협력업체 직장은 피고의 지시를 전달하는 업무 외에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와 동일하게 생산업무에 참여하였다.


나. 원고들의 피고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여부 


① 차체용접 공정 : 직접생산공정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연속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졌으며, 피고가 작성한 라인배치도에 따르면, 동일한 차체의 측면 작업은 피고 직영근로자가, 하부 작업은 협력업체 근로자가 담당하는 등 유사한 공정을 피고와 협력업체가 나누어 담당하였다.


② 엔진조립 공정 : 직접생산공정으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연속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졌고, 피고가 작성한 라인배치도에 따르면, 협력업체 근로자가 실린더 블록 서브 작업을 수행한 후, 피고 직영근로자들이 후공정으로 메인 작업을 담당하였다. 실린더 헤드 공정의 경우, 피고 직영근로자와 협력업체 근로자가 동일한 공정을 나누어 수행하였다.


③ 단간차수정 공정 : 별도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수행되었으며, 피고 직영근로자 중 단간차수정 공정을 담당하는 인원은 없었다. 하지만 단간차수정 공정은 조립 공정의 마지막 단계로, 간접생산 공정과는 성격이 달랐다. 이 공정 이후 엔진출력검사, 수밀검사, 주행검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단간차수정 공정을 마친 후 피고 직영근로자에게 차량을 인계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수정 지시를 받기도 하였다. 피고가 작성한 라인배치도에 따르면, 이 공정은 다른 공정과 독립된 것이 아니라 피고 직영근로자의 공정과 시·공간적으로 연계되어 있었다.


다. 협력업체의 독자적인 근태관리 여부


① 원고들은 피고 직영근로자들과 동일한 작업시간, 식사시간, 휴식시간을 적용받았고, 피고 직영근로자들과 동일한 생산계획에 따라 연장, 야간, 휴일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 소속 공장은 사내협력업체 직장을 통하여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에게 생산계획 변동에 따른 특근 및 작업중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의 퇴근 시간에 관한 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③ 사내협력업체 직장은 피고 인사시스템에 접속하여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의 근태 정보 등을 기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라. 협력업체 담당 공정의 구별성 및 전문성


① 협력업체에 분배된 공정은 대부분 피고 근로자가 종전에 처리하던 것이며, 특별한 전문성이나 고유 기술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었다.


② 피고는 2007년 라인재배치로 메인 공정은 피고 근로자가, 서브 공정은 협력업체가 담당하여 장소적 혼재를 해소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실제로 메인 공정인 차체 인스톨과 엔진 조립을 협력업체가 담당한 경우도 많았고, 공정 배치가 상황에 따라 바뀌었으며, 협력업체가 맡은 작업도 피고 근로자의 검사를 받는 등 두 공정 간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마. 협력업체의 독립적 기업조직 및 설비


① 원고들이 소속되어 있었던 사내협력업체는 그 자본금 및 사무실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피고에게 파견근로자를 공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었다.


② 협력업체는 생산 관련 설비 뿐만 아니라 작업 소모품까지 피고로부터 공급받아 사용하였다.


③ 업무수행 도중 사내협력업체가 변경되는 경우 그 공정을 수행하던 근로자들은 새로운 사내협력업체에 고용이 승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이 경우 근속수당 등 기존의 근로조건도 새로운 사내협력업체에 그대로 승계되었다. 


나. 원고들의 손해배상금 산정 관련

또한 대상판결은 원심이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원고들이 피고의 생산직 직영근로자들과 실질적으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고 보아 위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손해배상금을 산정한 것을 정당한 것으로 수긍하였습니다.

① 어떤 근로자의 업무가 파견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아니하고 업무의 범위 또는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두5391 판결 등 참조). 


② 고용 간주된 파견근로자에게 적용되어야 할 근로조건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비교 대상 근로자는 직제에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근로자여서는 안 될 것이지만, 직제에 존재하는 이상 반드시 위 근로자가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실제로 근무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참조).


③ 원고들이 담당한 공정은 자동차 생산을 위하여 필수적인 직접 생산 공정으로서 피고 생산직 직영근로자들이 담당한 업무와 기능 및 난이도 측면에서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현재 단간차수정 공정을 담당하는 피고 생산직 직영근로자는 없으나, 단간차수정 공정도 피고 생산직 직영근로자가 수행하는 품질관리 업무와 유사한 성질의 업무로 보이고, 2007년 라인재배치 이전에는 피고 생산직 직영근로자도 단간차수정 업무를 수행하였다.


⑤ 피고의 인사근태급여 관리지침에 의하면, 피고 창원공장 생산직 직영 근로자의 경우 채용조건으로서 특별한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


⑥ 피고 생산직 직영 근로자의 경우 공정과 관계없이 동일한 호봉제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


다. 퇴직금이 원고들의 청구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지 여부 (부정)

한편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이 원고들이 사내협력업체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 중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손익상계로서 원고들의 청구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퇴직금은 후불 임금의 성격 이외에도 사회보장적 급여의 성격과 공로보상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발생 시점과 산정 방법도 임금과 다르므로,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은 그 손해의 범위에 대응하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향후 사용사업주에게 퇴직금 또는 그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때 비로소 공제할 수 있을 뿐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경우 피고만 상고하였기 때문에 원심판결을 피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수는 없어 위와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라.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른 고용 의사표시 청구권의 소멸시효


대상판결은,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할 목적에서 행정적 감독이나 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라는 법정책임을 부과한 것이므로,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른 고용 의사표시 청구권에는 10년의 민사시효가 적용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간접적으로 작업 지시를 내리고, 작업시간과 속도, 작업량을 결정하는 등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에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가 결정한 업무 내용과 계획을 단순히 전달하는 역할만 했을 뿐,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였다고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 직영근로자들과 동일한 작업 공정에서 나누어 작업하였으며, 피고의 생산계획에 따라 연장근무와 야간근무까지 함께 수행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 사건 협력업체가 독립적인 설비나 자원을 보유하지 않고 피고의 설비와 소모품을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들이 협력업체 간 고용 승계를 통해 동일한 업무를 지속한 점도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평가되었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퇴직금은 사회보장적 급여의 성격과 공로보상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발생 시점과 산정 방법도 임금과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 파견사업주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은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나아가 대상판결은 앞서 2024. 7. 11. 선고된 대법원 2021다274069 판결과 마찬가지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른 고용의사표시 청구권에는 10년의 민사시효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대상판결과 같은 날에 앞서 본 ① 직접생산공정, 생산관리, 내수출고 PDI 업무(대법원 2019다222096·222102·222126·222119 판결), ② 물류, 방청, 부품 포장 등 업무(대법원 2020다244894·244900 등 판결)와 ③ 차체 및 부품 운반ㆍ정리 업무(대법원 2021다203357 판결) 등 자동차(부품) 제조업계에서 직ㆍ간접공정 전반에 걸쳐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는 다수의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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