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 합의에 따라 정년연장에 수반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상의 연령 차별로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6. 28. 선고 2022가합10354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 전까지 근로자의 정년을 55세 또는 57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3년경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됨에 따라 사원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2016. 1. 1.부터 피고 근로자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만 60세가 되는 생년월일의 말일’로 변경하였고, 이에 따라 ① 당시 ‘기(旣) 정년 연장자’(1959년생 및 1960년생)와 ‘향후 정년이 연장될 자’를 구분한 다음, ② 향후 정년이 연장될 자에 관하여는 각 근로자의 고과에 따라 매년 상이한 임금 감액률(정년 이전 4년간의 임금을 고과 평가 등급에 따라 57세, 58세 해당연도의 경우 최소 2%에서 최대 8%를, 59세 해당연도의 경우 최소 4%에서 최대 10%를, 60세 해당연도의 경우 최소 6%에서 최대 12%를 감급)이 적용될 수 있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운영 방식을 정하였습니다. 원고들은 만 57세가 되는 해부터 위와 같은 임금피크제에 따라 조정된 임금을 지급 받았습니다.
그런데 퇴직자들인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무효를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된 임금, 상여금, 성과급 및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차별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피고에게 2016. 1. 1.부터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규정이 적용되어 피고 근로자의 정년이 기존 55세 또는 57세에서 60세로 연장되었고,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3. 9. 4. 및 2013. 9. 12. 노동조합과 단체협상 과정에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고, 2013. 9. 16. 노동조합과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러한 경위를 통해 도입된 피고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정년연장형’에 해당하고, 원고 주장과 같은 ‘정년유지형’이라고 볼 수 없다. ②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어, 원고들은 5년 또는 3년간 근로의 제공과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는데, 원고들은 최초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의 경우 만 60세까지 5년간 최대 총 472%에서 최소 총 417%, 정년을 만 57세로 선택할 경우 기존에는 450%의 임금을 받을 수 있었던 반면 임금피크제 시행 후 최소 717%의 임금을 더 지급받게 되었다.) 이에 관하여 원고들은 원고들의 정년이 이미 법률에 의해 이미 60세로 연장된 상태에서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임금이 삭감되어 원고들에게는 정년 연장에 따른 혜택이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 연장 혜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③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4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피고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의 불이익 여부 및 그 정도]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원고들은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지 않다. 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에서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정당성의 판단기준으로 ①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 ② 임금피크제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③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④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를 제시하였고, 위 대법원 판결 이후 하급심에서는 이러한 판단기준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실체적 정당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상판결에서 문제된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도입된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합니다.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대법원의 실체적 정당성 판단기준에 따라 ‘정년이 연장되어 생애총소득은 증가한다는 점’, ‘정년 연장이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대상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인정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 연장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보상이며 회사에게 반드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는 없다는 기존의 판결과 같은 입장을 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들이 항소하였습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