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조종사를 정리해고한 사안에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2. 선고 2021구합81035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조종사들로, 2020. 10.경 회사(피고보조참가인, 이하 ‘참가인’)로부터 경영상 이유로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라는 이유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의 요지
대상판결은,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② 해고 회피노력,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 ④ 해고 50일 전 통보 및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상판결이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설시한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① 참가인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2019년 일본여행 수요 급감과 보잉 737-MAX8 운항 중단으로 큰 영업손실을 입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②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 운항 수요가 사실상 소멸하였고, 2020년 1분기에만 약 4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파산이 임박하였다고 할 정도로 열악한 상태였다. ③ 이미 항공기 대수를 23대에서 6대로 축소한 상황에서, 추가로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인건비뿐이었다. ④ 해고된 조종사들의 연봉 합계가 2018년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었으며, 인력 감축이 없었다면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⑤ 참가인은 후발주자로서 시장 점유율이 낮고, 다른 LCC사와 달리 상장회사가 아니며 모회사가 없어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⑥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경영위기가 초래되었더라도 인원 감축의 필요성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해고의 회피 노력] ① 참가인은 2019년부터 자발적 무급순환휴직을 실시하고, 2020년초 임직원들의 급여 반납 및 근무 단축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시도하였다. ② 근로자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2020. 4.부터 5.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하였다. ③ 참가인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임금 체불과 보험료 체납 등으로 지급받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었다. ④ 그 외에도 근로자대표들과 총 17차례 협의를 통해 희망퇴직, 선정기준, 인원 감축 규모 등에 대하여 합의하였다. ⑤ 순환무급휴직 대신 정리해고를 선택한 것은 근로자들이 이를 더 선호하는 등 일응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 ① 참가인은 선정 기준에 따라 최우선 대상자와 점수가 낮은 직원 순으로 총 640명을 인원감축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② 위 선정 기준은 근로자대표들과 합의된 것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인사평가 등)에 의한 요소 외에도 근로자의 개별적 보호를 위한 요소(부양가족 여부 등)를 적절히 포함하고 있다. ③ 특정 연도에 인사평가 점수가 없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평균점수를 부여하였는데, 이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합리적인 기준으로 볼 수 있다. ④ 인사평가 점수가 해고의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고, 실제로도 인사평가 점수가 평균 이하인 적지 않은 근로자가 해고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⑤ 인사평가 점수 자체에 대하여, 평가기준에 따른 개별 점수를 비교할 수 있으므로 그 평가 결과가 부당하지 않다. [해고 50일 전 통보 및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 ① 참가인은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노동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자대표를 선정하고 2020. 3. 31.부터 8. 27.까지 17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였다. ② 2020. 8. 31. 선정기준에 관한 최종적 합의를 하였는데, 협의 과정에서 조종사 노조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 실질적인 협의가 충분히 진행되었다. ③ 선정기준에 관한 합의 시점이 해고일인 2020. 10. 14.로부터 50일 이내이기는 하나, 그 이전부터 선정기준이 제시되어 해고에 따른 대처를 하는데 시간적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
3. 의의 및 시사점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정리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 중 주로 문제되는 것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입니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 감축이 필요할 수 있지만 그러한 인원 감축에 객관적인 합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대법원 2022. 6. 9. 선고 2017두71604 판결 등).
대상판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만을 경영위기로 인정한 것은 아니고, 코로나19 이전부터 지속적인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져 왔던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리해고에 대하여 법원은 종합적 사정을 고려하여 부당해고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코로나19 발생을 전후한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상태 악화 여부에 따라 경영상 어려움을 인정하거나 부정한 사례가 각각 확인됩니다(서울행정법원 2023. 11. 3. 선고 2022구합76306 판결 - 인정, 대전지방법원 2023. 8. 9. 선고 2021구합106691 판결 - 부정).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정리해고 사안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단순히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사정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인원 감축에 객관적인 합리성이 인정되어야 하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상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여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4누44626호)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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