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의 파트너 변호사인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고, 망인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23. 선고 2022구합82813 판결
1. 사안의 개요
망인은 1998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판사로 재직하다가 사직 후 법무법인에 입사하여, 2018년경부터 조세팀 공동팀장으로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망인은 2020. 6. 5. 주식회사 D를 대리하여 사건(이하 ‘D 사건’)의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최종변론을 하던 중 법정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2020. 6. 8. 17:57경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출혈로 인한 뇌간 압박(이하 ‘이 사건 상병’)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이에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2021. 8. 17. ‘망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 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법무법인의 파트너 변호사인 망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망인의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상병 발생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보아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긍정) ⑤ 망인의 업무내용은 대부분 운영위원회에서 배당받은 사건들로서 실질적으로 이 사건 법인에 의해 정해진 것이었다. 사건 배당 결정을 비롯한 운영위원회의 업무 지시를 망인이 임의로 거부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망인은 복무 관련 규정 및 그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 적용되는 징계 규정 등의 적용을 받았고, 일정한 시간에 이 사건 법인이 정한 사무실로 출근하였으며, 휴가와 출장, 타임시트의 기재 및 사건 수임 등에 있어서도 내부 규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였다. ⑦ 망인은 매일 근무 내용과 시간을 상세히 기재한 타임시트를 작성하여 통합 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 이는 고객에 대한 보수 청구의 기초이면서 동시에 이 사건 법인이 변호사의 근무상황을 관리하고, 변호사의 업무능력과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해 활용하는 자료였던 것으로 보인다. ⑧ 망인은 이 사건 법인으로부터 매달 일정한 급여를 받았고, 근로소득세도 납부하였으며, 근로자로서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도 가입하였다. ⑨ 망인이 이 사건 법인의 인사, 마케팅, 예산집행 등 주요 경영사항에 관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전혀 없다. 또한 망인은 제3자를 독자적으로 고용하거나 망인의 업무를 임의로 타인에게 대행하게 할 수도 없었다. ⑩ 원고가 이 사건 법인으로부터 개개 사건의 업무수행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전문적인 지적 활동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변호사 업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일 뿐 망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지표로 보기 어렵다. 나.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긍정) ① 피고가 인정한 망인의 근무시간은 해당일 저녁 사무실에 최종 입실한 시간(사무실에 출입증을 찍고 들어간 시간)을 퇴근시간으로 삼은 것으로, 실제 근무시간을 제대로 반영하였다고 볼 수 없다(피고가 산정한 망인의 근무시간은 망인이 작성한 타임시트상 업무 수행시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② 원고는 망인의 사무실 최초 출입시간을 출근시간으로, 망인 운전원의 퇴근시간 및 경비일지 기록을 통해 확인되는 망인의 야간 재실시간, 타임시트상 업무 수행시간 등을 모두 반영하여 발병 전 주간 업무시간을 약 59시간으로,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약 56시간으로, 발병 전 12주간 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약 45시간으로 산정하였는바, 위와 같은 근무시간 산정방식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고, 망인의 실제 근무상황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망인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전 1주일 동안 그 이전 12주간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보다 30% 이상 더 많이 근무할 정도로 상당히 과로하였다. ③ 또한 당시 망인은 당초 1, 2심에서 승소하였던 사건이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로 파기되고, 항소심 판결 선고를 앞둔 단계에서 중요 사건에서 배제되는 등 업무와 관련된 여러 부정적인 상황을 연달아 겪었다. 위 사건들의 규모와 중요성 등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상황 역시 망인에게 큰 정신적 압박과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④ 망인은 D 사건마저도 패소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 속에서 마지막까지 승소를 위한 논리와 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과로를 하고, 정신적으로도 심한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사건 상병은 D 사건의 최종 변론 중에 급작스럽게 발생하였바, 고도의 긴장과 흥분 상태에서 변론을 하면서 혈압이 급상승하였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⑤ 비록 망인에게 기존에 뇌동맥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뇌동맥류를 자연적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켜 파열에 이르게 하였고,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⑥ 법원 감정의들(신경과, 직업환경의학과)의 의견은 망인이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나 그 직전에 특별히 긴장이나 흥분을 야기할 만한 돌발적인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다는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거나, 망인이 법조인으로서 오래 근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업무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상당한 저항력과 대처 능력을 갖추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을 토대로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망인이 처했던 상황이나 업무 특성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
3. 의의 및 시사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의 지급대 대상인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말합니다(제5조제2호). 다만, 산재보험 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산재보험관계에서의 근로자성은 퇴직급여 지급 대상 등의 판단보다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발견됩니다(서울고등법원 2020. 9. 18. 선고 2019나2022249 판결).
대상판결은 파트너 변호사인 망인이 비록 팀장 직위에 있었으나, 운영위원회에서 운영위에서 배당 받은 사건을 담당했고, 매일 근무내용과 시간을 사내 프로그램에 입력한 점 등을 근거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취지의 판단을 하였습니다. 특히 망인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ㆍ감독을 받지 않았더라도 전문적 지적 활동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변호사 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일 뿐 고인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지표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와 달리 하급심 판결 중에서는 파트너 변호사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출ㆍ퇴근여부를 점검받거나 그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도 존재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24. 선고 2016가합528002(본소), 2016가합36343(반소) 판결- 확정]. 이처럼 같은 직종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성의 판단은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할 것이고, 대법원 역시 같은 입장입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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