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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본소), 2023다280563(반소) 판결


1. 사안의 개요


택시회사인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한 원고는 정액사납금제를 적용 받고 있었습니다. 이 사건 특례조항(아래 표 참조)이 피고의 소재지인 광주시에서 시행되자, 피고는 약 6개월 후 노동조합과 1일 소정근로시간을 종전의 6.6시간에서 5시간으로 단축하는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이 2시간 50분까지 줄었습니다. 


원고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을 청구하였습니다.


 이 사건 특례조항(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최저임금법 제6조(최저임금의 효력)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금은 제1항과 제3항에 따른 임금에 산입(算入)하지 아니한다.


1.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

2.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7호에 따른 소정(所定)근로시간(이하 “소정근로시간”이라 한다)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것

3. 그 밖에 최저임금액에 산입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노동부장관이 따로 정하는 것


⑤ 제4항에도 불구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호 다목에 따른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


원심은 ▲피고의 노동조합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임금협정을 자발적으로 체결한 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인한 운행 효율의 개선, 근로여건의 변화를 임금협정에 반영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대상판결은 원심 판결을 파기ㆍ환송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보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가. 법리


①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②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구체적인 경위와 시기, 단축 전후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경우 산정되는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객관적 차이 및 변동 추이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③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영업시간(실차시간)뿐만 아니라 택시의 입ㆍ출고 및 정리 등에 소요되는 준비시간, 승객을 찾거나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 대기시간(공차시간, 다만 식사ㆍ휴게 시간은 제외)과 같이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무환경과 근무형태를 고려하여 추산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그와 같이 감소된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비율, 빈도, 급격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④ 한편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자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하여 이 사건 특례조항의 강행법규로서의 취지와 규범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들이 자유로운 의사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로 단지 형식적으로 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구체적인 판단


피고로서는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았다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에서 2011. 1. 14. 피고는 노동조합과 1일 소정근로시간을 기존의 6.6시간에서 5시간으로 정하는 내용의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이후에도 피고는 최저임금이 계속 상승하자 201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임금협정을 통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하였고, 그 결과 2018년 임금협정에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이 2시간 50분까지 줄어들었는데, 이는 당초의 소정근로시간인 6.6시간에 비해 약 57%나 단축된 결과일 뿐 아니라 통상 근로자의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시간이다.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피고와 같은 경기도 소재 택시운전근로자의 운행실태, 원고의 근무형태(복 격일제), 고정급의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과 위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 


③ 한편 위 기간 동안 경기도 지역 택시요금이 인상되거나 일평균 영업횟수가 감소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정액사납금제하에서 근무하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사납금을 벌기 위한 근로시간 또는 영업시간의 감소와 관계될 뿐, 그러한 사정이 곧 실제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의 변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④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비율 및 급격성 등을 고려하면, 설령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근로시간과 근무형태의 변경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부합할 만큼 충분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⑤ 이 사건 특례조항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서 제외하였을 뿐,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한 것은 아니다.


⑥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들과 노동조합은 줄곧 전액관리제 도입에 완강히 반대하면서 사납금 인상 제한 및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전제로 한 정액사납금제의 유지를 요구하였고, 이러한 근로자 측의 요구사항을 피고가 받아들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은 최저임금법 적용의 회피 목적과 아울러 실제 근로시간과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이 자발적으로 피고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는 사정 때문에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9. 4.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노사 간의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은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여전히 많은 택시회사와 택시운전근로자 간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상판결은 근로자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인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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