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제 임금에 관한 여러 쟁점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도급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제도란?
근로기준법 제47조는 "사용자는 도급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제도로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에 따라 일정액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급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제도(이하 도급제)는 노동에 따른 결과나 매출에 일정의 비율을 곱한 금액(이하 실적급)을 임금으로 한다. 여기서 도급제는 민법상의 도급계약을 의미하지 않아 이에 해당하는 근로자는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받는다.
완전 도급제는 허용되는가?
도급제에는 임금의 전부가 실적급인 '완전 도급제'와 고정급과 실적급을 병용하는 '일부 도급제'가 있다. 이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47조가 도급제 근로자에게 근로시간에 따라 일정액의 임금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므로(이하 보장급) 완전 도급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7조는 보장급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일 뿐이므로 고정급이 없는 '완전 도급제'도 가능하다. 고정급은 보장급과 달리 실적과 관계없이 일정 기간에 대해 일정액이 지급된다. 고정급을 월 200만 원으로 정했다면 언제나 200만 원이 지급된다. 반면에 근로기준법 제47조에 따른 보장급을 월 200만 원으로 정했다면 지급받게 되는 부분의 급여액은 실적에 따른 액수가 200만 원을 초과할 시에는 0원, 실적에 따른 액수가 180만 원일 시에는 20만 원, 실적에 따른 액수가 월 150만 원일 시에는 50만 원으로, 계산 기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47조의 적용을 받는 경우는?
완전 도급제에 근로기준법 제47조가 적용됨에는 의문이 없다. 문제는 고정급과 실적급이 병용되는 일부 도급제의 경우다. 근로기준법 제47조는 일정 실적이 없더라도 근로자의 통상 생활을 보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일부 도급제에서 고정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면 동 규정은 적용될 필요가 없다. 반면 실적급의 비중이 상당하다면 고정급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따라 생활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므로 실적급 부분에 보장급이 지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47조는 완전 도급제뿐만 아니라 실적급의 비중이 상당한 일부 도급제에도 적용된다. 보장급은 총임금이 휴업수당 이상이 되도록 지급돼야 해 일부 도급제에서 고정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휴업수당 이상이라면 동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47조와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는 일본 노동기준법 제27조에 관한 일본의 행정해석도 일부 도급제에서 고정급이 대부분(60% 정도 이상)인 경우에는 위 규정의 적용이 없다고 하고 있다(일본 노동기준법상 휴업수당은 평균임금의 60%이다).
보장급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는?
근로기준법 제47조는 근로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부족해 임금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므로 애초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보장급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근로자가 귀책 사유 없이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경우에는 휴업수당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6조가 적용된다. 즉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했음에도 실적이 부족한 경우에 지급받는 것이 보장급이고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면 그 귀책 사유 여하에 따라 무급이거나 휴업수당을 지급받게 된다.
보장급은 시간급으로 정해야 하는가?
근로기준법 제47조는 '근로시간에 따라' 일정액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보장급은 시간급으로 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일정액을 보장하는 것은 동 규정에 따른 보장급으로 보기가 어렵다. 다만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을 정하고 실근로시간이 이를 상회한 경우에 그 상회한 시간에 상응해 증액되는 제도라면 근로기준법 제47조에 따른 보장급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장급의 '일정액'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가?
근로기준법 제47조는 보장급에 관해 '일정액'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그 구체적인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①최저임금 수준 이상을 지급하면 족하다는 견해 ②휴업수당 상당액인 평균임금의 70% 이상을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했음에도 근무 환경, 시장 상황, 사용자에 대한 업계 평판 등으로 실적이 부족해 휴업수당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 사용자의 귀책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나름 성실히 근로를 제공했음에도 별도 요인에 의해 실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경우 사용자의 사정으로 휴업한 경우보다 임금이 적은 것은 불합리하다. 근로기준법 제47조 취지는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②의 견해와 같이 휴업수당 상당액 이상이 되도록 보장급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일본의 행정해석도 실제로 근로를 제공한 이상 휴업수당 상당액 이상을 보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도급제의 경우라면 고정급과 실적급을 합한 총임금이 휴업수당 상당액 이상이 되도록 실적급 부분에서 보장급을 지급하면 된다.
'보장'의 의미는 무엇인가?
근로기준법 제47조는 도급제 근로자에게 일정액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법 제114조 제1호). 여기서 보장의 의미에 대해 ①보장급을 실제로 지급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으로 정해야 한다는 견해 ②실제로 보장급을 지급하기만 하면 된다는 견해 ③근로기준법 제47조 위반은 보장급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 근로조건으로 정하지 않은 경우라는 견해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47조는 형벌의 구성요건이기 때문에 규범자인 사용자에게 불리하지 않게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로 보장급을 지급하거나 보장급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으로서 정했다면 임금체불에 해당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동 규정 위반은 아닌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일본의 행정해석과 하급심 판결은 위 ①의 보장급을 실제로 지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장급을 근로조건으로 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취하고 있다.
보장급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 근로자는 이를 청구할 수 있는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에서 보장급에 관해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이에 근거해 보장급을 청구할 수 있음이 당연하다. 문제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에서 보장급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다. 즉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47조를 근거로 사용자에게 보장급을 청구할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 제47조는 "근로시간에 따라 일정액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규정해 추상적으로 보장급을 보장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보장급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①근로계약의 보충적 해석에 의해 보장급의 구체적인 액수를 확정해 이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거나(임금 청구), ②강행규정 위반의 불법행위로서 보장급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손해배상청구).
도급제 임금의 통상시급은 어떻게 산정하는가?
도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의 통상시급 산정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6호이 "그 임금 산정 기간에서 도급제에 따라 계산된 임금의 총액을 해당 임금 산정 기간(임금 마감일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 마감 기간을 말한다)의 총근로 시간 수로 나눈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이처럼 도급제 임금은 총근로시간 수를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로 하고 있고, 총근로시간 수에는 소정 근로뿐만 아니라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해당하는 실근로시간이 모두 포함돼 사전확정성(고정성)이 없어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 이는 보장급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7조의 적용 대상 근로자인지 여부와 무관하다.
도급제 임금의 판단기준은 무엇인가?
앞에서 말했듯이 근로기준법 제47조의 적용 대상 근로자인지와 무관하게 임금 구성 중 도급제 임금이 있다면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6호에 따라 고정성이 없이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된다. 관련해서 대법원은 업적에 따라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달라지는 임금에 대해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성을 부정하고 있는바, 고정성 없이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도급제 임금과 고정성이 없다고 보고 통상임금성이 부정되는 업적급의 구별이 문제가 된다. 이에 관한 국내의 논의는 찾기 어려우나 일본에서의 논의를 살펴보면 도급제 임금은 그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①개인의 성과와 ②그 금액이 실질적인 정비례 관계에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따라서 ①주로 회사 업적에 연동되는 경우 ②개인의 성과에 따라 금액이 좌우되는 경우에는 비례성이 실질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도급제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급제 임금의 연장ㆍ휴일근로수당은 어떻게 산정하는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도급제 임금(실적급)은 총근로시간 수를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로 하고 있고, 총근로시간 수에는 소정 근로뿐만이 아니라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에 해당하는 실근로시간이 모두 포함돼 있다. 따라서 도급제 임금(실적급)에는 총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서 연장·휴일근로수당의 150% 중 100%에 해당하는 부분이 이미 포함돼 있다. 따라서 연장·휴일근로수당은 50%에 해당하는 부분만 추가로 지급하면 된다. 울산지방법원 2020. 2. 19. 선고 2018가합24567 판결도 원고들의 주장에 따른다고 전제하고는 휴일근로수당에 대해 통상시급의 150%가 아닌 50%를 적용했다. 일부 도급제로서 고정급(월급제 등)과 실적급이 병용되는 경우에는 각 통상시급에 대해 각 할증률(고정급의 통상시급에 대해서는 150%, 실적급의 통상시급에 대해서는 50%)을 곱한 금액을 합산한 금액이 연장·휴일근로수당이 된다. 관련해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7호는 고정급(월급제 등)과 도급제 임금(실적급)이 병용되는 경우에 각각 산정된 금액을 합산한 금액을 통상시급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정급(월급제 등)과 도급제 임금(실적급)을 병용하는 경우 각 할증률(고정급 : 150%. 실적급 : 50%)이 다르므로 통상시급 단계에서 양자를 합산해서는 안 되고 각 통상시급에 할증률을 곱한 뒤 이를 합산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7호와 같은 내용인 일본 노동기준법시행규칙 제19조 제2항 제7호에 대한 일본 실무 입장도 이와 같다.
도급제 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는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이 적용되므로 주휴수당이 지급돼야 한다. 관련해서 월급제 임금의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에는 유급처리시간(주휴일)이 포함돼 있으므로 월급제 임금에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월급제 하에서는 취업규칙 등에 별도의 정함이 없는 이상 주휴수당을 별도로 지급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도급제 임금은 총근로시간 수를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 수로 하는데, 총근로시간 수에는 유급처리시간(주휴일)이 포함돼 있지 않아 도급제 임금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임금구성 중 도급제 임금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주휴수당이 별도로 지급돼야 한다. 도급제 임금(실적급)의 통상시급에 1일 소정 근로시간(주휴일 근로시간)을 곱한 금액이 주휴수당이 된다.
※ 본 칼럼은 류지완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4년 6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06&in_cate2=0&bi_pidx=36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