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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한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024.07.29.

[노동팀 뉴스레터 제5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5. 2. 선고 2023구합6392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들 중 A노동조합(이하 ‘원고 노동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15명의 근로자들(이하 ‘원고 근로자들’)은 참가인의 사내 협력업체들에서 조립, 포장, 품질관리 등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들입니다. 


원고 노동조합 비정규직지회 소속 조합원 5명이 2013. 6. 참가인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한 이래로, 2014년부터 원고 노동조합이 주도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소송이 제기되었습니다. 참가인은 2020. 12. 원고 노동조합 등과 교섭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관하여 긴밀한 협의를 위한 틀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별도 합의를 체결하였고, 이후 2022. 3. 특별교섭 과정에서 원고 노동조합 등에게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통보하였습니다. 참가인은 2022. 4.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만나 △참가인을 상대로 진행 중인 일체 소송에 대한 소취하서 및 부제소 확약서 작성 △사내 협력업체 근속기간 중 40~50%만 인정해 호봉 및 연차 유급휴가 산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고용 간주 및 고용의무 이행으로 받을 수 있던 미지급 소급 임금 차액 포기 등을 조건으로 하는 채용 제안서를 제시하였고, 위 조건을 수용한 243명 등을 채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 근로자들은 위 제안서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아 발탁채용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원고 근로자들과 사내 협력업체들과의 근로계약도 해지되었습니다. 


그러자 원고 근로자들은 “소 취하서 등을 제출한 사람들만 채용해 작업공정에 배치하고 자신들을 정규 생산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행위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 근로자들의 신청을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원고 근로자들이 신청한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에서는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과의 관계에서 불이익 취급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참가인이 불법파견 소송의 소 취하서를 제출한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 것이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다툼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주체인 사용자 해당 여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참가인이 원고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정함에 있어 직·간접적으로 지배력 내지 영향력을 행사하여 그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제4호에서 정한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금지의무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참가인의 자동차생산 공정은 컨베이어벨트를 통한 연속공정으로 진행되고, 참가인은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해야 할 작업내용 전반에 대해 직접 관리하고 사내 협력업체가 담당할 공정, 업무 내용, 작업수행 위치, 투입인력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였다.


②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참가인이 결정한 작업시간, 작업속도, 작업량 등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였다.


③ 참가인은 원고 근로자들을 비롯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인적사항을 인사관리 시스템인 신인사시스템에 등록하여 관리하였고, 원고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나. 참가인이 불법파견 소송의 소 취하서를 제출한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 것이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근거로, 참가인이 불법파견 소송의 소 취하서를 제출한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한 것이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참가인은 생산하도급 이슈의 조기 해결, 즉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로 원고 노동조합 등과 논의를 해오던 끝에, 2022. 3. 24. 이루어진 특별교섭에서 선별된 직접공정에서 근무하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정규 생산직으로 발탁채용한다는 내용의 안을 제시하였고, 당시 제안의 대상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직접공정 중 KD공정, 도장공정, 차체공정, 조립공정, 품질공정(선별 공정)에 근무하는 근로자 260명이었으며, 2022. 3. 31. 참가인의 불법파견 여부가 특히 문제되고 있었던 선별 공정에서 정규직으로 발탁채용을 하여 위 공정을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


②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22. 3. 31. 선별 공정에서 근무하는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60명에게 발탁채용을 제안하였으며, 2022. 4. 30. 사내 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을 해지한 후 2022. 5. 1. 소 취하서 및 부제소 확약서를 제출한 자들만 발탁채용하고 위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자들은 정규 생산직으로 전환하지 않았는데,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원고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하는 것이었음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③ 선별 공정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260명은 원고 노조의 조합원이 51명, 비조합원이 209명이었고, 최종 발탁채용된 260명 중 참가인의 조건에 응하여 발탁채용된 근로자 243명은 조합원 36명, 비조합원 207명이었던바, 조합원보다 비조합원이 훨씬 더 많았다. 참가인의 조건에 응하지 않아 발탁채용에서 제외된 근로자 17명 중 조합원은 원고 근로자들 15명, 그리고 비조합원 2명이었다.


④ 참가인은 사내 협력업체들과의 도급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직접 운영으로 전환한 선별 공정 이외의 나머지 공정을 별도로 수행할 필요성이 발생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위 나머지 공정에 관하여 다른 협력업체인 J와 생산도급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렇다면 설령 원고들 주장과 같이 위 나머지 공정에서 근무하던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J로 고용 승계되는 과정에 참가인이 일부 개입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앞서 본 일부 직접공정의 발탁채용을 통한 직접 운영과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진 참가인의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⑤ 이 사건 각 소송에 참여한 원고 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1차 5명, 2차 82명, 3차 104명, 4차 14명 등 약 200여명 정도인 반면,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소송을 진행한 인원은 550여 명 정도로 추정된다. 참가인이 발탁채용의 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은 근로자들이 이 사건 각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였을 때와 비교하여 근로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러한 조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발탁채용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선별 공정에서 근무하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었으므로, 그러한 조건의 제시가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한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참가인이 발탁채용을 하고 원고 근로자들을 직접생산 공정에서 배제하는 등의 행위는 원고 노동조합의 활동과는 무관하게 사내 협력업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고, 발탁채용 인원을 선정할 때에도 선별공정에서 근무하고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정한 것일 뿐,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여부를 고려한 것이 아니다. 발탁채용의 조건 또한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원고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제시되었고, 실제로 조합원 중 상당수가 발탁채용되어 현재 참가인에 근무하고 있으며 비조합원 중에도 발탁채용을 거부한 사람들이 있다. 한편 사내 협력업체 소속 조합원이 참가인의 정규 생산직으로 발탁채용이 되었다고 하여도 원고 노동조합 조합원의 지위가 상실되는 것이 아니고 원고 노동조합의 지부 등에서 여전히 활동할 수 있으며, 발탁채용으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원고 근로자들이 실직하게 되었거나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내부 갈등이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더 나아가 원고 노동조합이나 원고 노동조합 지회의 조직과 운영 및 조합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켰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3. 의의 및 시사점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불이익 취급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차별적 취급 행위를 하여야 하고, 같은 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대상판결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의 법리에 따라, 참가인이 비록 진행 중인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한 협력업체 근로자들만 정규직으로 발탁채용 하기는 하였으나, 위 발탁채용은 대상 근로자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아닌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이어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가지고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대상판결은 참가인이 제시한 발탁채용의 조건이 대상 근로자가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점, 이와 같은 발탁채용 행위가 사내 협력업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을 부당노동행위 해당 여부 판단의 주요 근거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판결은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2010년 동일한 사실관계인 두 사안에 대하여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의 사용자성과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의 사용자성을 달리 판단하면서, 전자의 경우는 직접적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거나 적어도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될 정도에 이르는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본 반면(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9143 판결), 후자의 경우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된다는 이른바 ‘실질적 지배력설’의 입장(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을 취한 바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되는 사용자에 위의 ‘실질적 지배력설’에 따른 사용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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