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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사례

2024.05.27.

[노동팀 뉴스레터 제4호] 


대상판결 : 서울행정법원 2024. 4. 19. 선고 2023구합75058 판결


1. 사안의 개요


회사 A의 소속 근로자였던 망인 B는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중, 앞서 가던 차를 추월하려다가 그보다 앞에 있던 사료 운반차량을 추돌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사고’).  망인 B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였습니다.


망인 B의 자녀들인 원고들(이하 ‘원고들’)은 망인 B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피고 근로복지공단(이하 ‘피고’)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망인이 오토바이를 운전한 것은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행위인 점’, ‘망인이 과속 주행을 하였던 점’, ‘사료 운반차량의 과실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사고로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유족급여 등의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에서,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망인이 수행하던 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① 산재보험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고의ㆍ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등에 따른 부상 등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 산재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의 ‘범죄행위’는 법문상 병렬적으로 규정된 고의ㆍ자해행위에 준하는 행위로서 산재보험법과 산재보험수급권 제한사유의 입법취지에 따라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절시키고 재해의 직접 원인이 되는 행위로 제한하여 해석ㆍ적용함이 타당하다.


② 망인의 집과 이 사건 회사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어 망인은 평소 오토바이를 타고 출ㆍ퇴근을 하고 있었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망인이 평소 통근을 위하여 이용하고 있는 도로로서 정상적인 경로를 벗어난 곳에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사고는 퇴근길에 발생하였다.


③ 망인이 수년 간 무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신호위반 등으로 범칙금 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은 운전면허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사실상 오토바이를 운전할 능력은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이며, 망인의 무면허운전은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직결된 것이 아니라 운행의 적법성 요건에 흠결이 있는 것에 불과함. 따라서 망인의 무면허운전 그 자체가 이 사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 망인의 오토바이가 H 차량을 추월한 사실이 있긴 하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경위에 비춰보면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사고가 망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교통사고라고 본 부분은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연 이 사건 사고가 온전히 망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⑤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망인이 시속 약 60km로 주행하고 있던 H 차량을 추월하기 위해 과속운전을 한 사정이 엿보이긴 하나, 망인의 과속운전이 사고의 우연성을 결여시켰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속운전에 관하여 도로교통법위반에 따른 징벌에서 나아가 업무상 재해성을 부정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부정하여야 할 필요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⑥ 더욱이 망인의 오토바이가 사료 운반차량을 들이받음으로써 야기된 인적ㆍ물적 피해는 전혀 없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해는 망인에게서만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피해는 망인과 같이 평소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있어 안전에 관한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 이 사건에서처럼 도로 여건이나 교통 상황 등 주변 여건과 결합하여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는, 업무 자체에 내재된 전형적인 위험 중의 하나라고 보인다.


⑦ 산재보험을 포함한 사회보험의 기능은 바로 이와 같이 업무에 수반한 불의의 재난에 대비해 그 위험을 담보하고 피해를 당한 사람의 생활을 보장하려는 것이고, 앞서 본 이 사건 사고 발생의 경위나 우연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외형상 법령을 위반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망인에게 징벌로서 보험급여를 박탈할 정도의 불법적이고 사회적으로 비난할 만한 과실행위나 반사회성이 있는 경우로 보기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망’이란,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하여 운전을 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한 경우, 해당 사고가 근로자의 업무수행을 위한 운전 과정에서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그 사고가 중앙선 침범으로 일어났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사고의 발생 경위와 양상, 운전자의 운전 능력 등과 같은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0072 판결).  


대상판결은 위와 대법원 판결과 같은 입장에서 과속 추월 중에 발생한 사고 역시 업무상 재해로 판단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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