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서 소수 노동조합으로부터 의견 제공을 요청하였으나 별달리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사안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본 사례
2024.05.27.
[노동팀 뉴스레터 제4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3다293323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지역별 노동조합으로 ○○발전 주식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 가입되어 있고, 피고는 ○○발전 주식회사의 기업별 노동조합입니다.
피고는 2021. 12. 1. 원고에게 '피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해졌음을 통보함과 동시에 2020년, 2021년 임금협상에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겠으니 의견이 있는 경우 2021. 12. 13.까지 메일로 제출하기 바란다'고 고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2022. 2. 15. 피고에게 교섭진행상황 및 교섭에 대해 공유를 받지 못하였다고 통보하였으며, 이후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위반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가 2021. 12. 1. 원고에게 ‘피고가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해졌음을 통보함과 동시에 2020년, 2021년 임금협상에 원고의 의견을 수렴하겠으니 의견이 있는 경우 2021. 12. 13.까지 메일로 제출하기 바란다’고 고지하였으나, 원고가 별다른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 또한 제1심과 같이 다음과 같은 이유를 근거로 피고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① 이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와 기능 등에 비추어 보면, 공정대표의무는 단체교섭의 결과물인 단체협약의 내용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의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고,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단체교섭 과정에서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절차적으로 차별하지 않아야 할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은 단체교섭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적정하게 이행하기 위하여 소수노동조합을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과 관련하여 필요한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다만 단체교섭 과정의 동적인 성격, 노동조합법에 따라 인정되는 대표권에 기초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과정에서 보유하는 일정한 재량권 등을 고려할 때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이러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의무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② 이러한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단체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소수노동조합에 대하여 일체의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고,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필 때 소수노동조합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정보제공 및 의견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여 소수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 때에 절차적 공정대표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다262582 판결 참조). ③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해 인정되는 원고가 직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에서 진행한 교섭의 내용과 그 절차 진행 방식, 피고의 임금협상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하는 공문 발송 경위, 이에 대한 원고의 대응 과정 등 단체교섭의 전 과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원고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행위가 공정 대표의무를 위반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대한 원고의 상고이유가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에 따른 상고이유(① 법률ㆍ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헌법 위반 여부와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의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부당한 경우, 혹은 ②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제1항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이나 그 조합원들 사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해서는 안 되는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합니다.
이처럼 공정대표의무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모두 부담하는 것인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부담하는 공정대표의무에 관하여 법원은, 교섭대표행위 시에 불합리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소극적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소수 노동조합이 겪는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무까지 포함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7. 3. 30. 선고 2016누70088 판결(확정)].
대상판결은 피고의 행위가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는데, 위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가 적극적인 의무를 포함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원고에게 의견 제시의 기회를 고지하였음에도 원고가 의견 제출을 하지 않는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한 결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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