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직장 동료의 샤워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한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4.05.27.

[노동팀 뉴스레터 제4호]


[대상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2. 1. 선고 2023가합43460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남성으로, 2019. 11. 1.부터 피고 사업장에서 공무직으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원고는 2022. 10. 27. 16:50경 피고 사업장 내 샤워실에서 동성 피해자의 샤워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하다가 피해자에게 적발되었습니다. 


피해자는 2022. 10. 31. 피고의 고충심의위원회에 원고의 카메라 촬영사실을 신고하였고, 고충심의위원회는 2022. 12. 2. 이 사건 비위행위를 성폭력으로 판단하여 중징계를 권고하는 의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피고는 2023. 1. 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2023. 1. 19. 원고에게 해고 통보를 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을 구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비위행위는 동성 간에 일어난 것일지라도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징계 자체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② 그러나 원고는 우발적으로 이 사건 비위행위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③ 또한 원고는 피해자의 사진을 타인에게 보여주거나 유포하지 않았다.


④ 피해자를 촬영한 사진은 이 사건 비위행위 직후에 삭제된 것으로도 보인다.


⑤ 원고는 과거에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전혀 없기도 하다.


⑥ 이 사건 해고 처분 이후이기는 하지만 원고는 피해자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향후 상호간에 민·형사 기타 일체의 법적, 사실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를 하기도 하였다.


⑦ 피고는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내규' 별표 8에서 '그 밖의 성폭력'에 대하여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비위 정도가 심하거나 중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파면, '비위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강등,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감봉 3월로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폭력은 고의에 의해 일어나는데 위 기준은 고의에 해당하기만 하면 비위의 정도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파면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는 어렵다.


⑧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서는 파면 이외에도 다른 징계처분으로도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여러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구체적으로는 ① 비위행위의 우발성, ② 사진 미유포, ③ 징계전력 없음, ④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합의 존재 등이 그러한 사정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대상 판결은 원고에 대한 해고가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지 않고 해고 외에 다른 징계처분으로도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를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징계권자가 나름의 징계양정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그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거나 기준 자체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경우 또는 특정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들어 곧바로 징계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1997. 9. 12. 선고 97누7165 판결,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두7093 판결, 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두19882 판결,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대상판결은 ‘성폭력’ 행위자에 대하여 비위의 정도를 가리지 않고 파면할 수밖에 없도록 한 징계기준표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최근 성폭력(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엄격한 사회적 분위기와는 조금 부합하지 않는 판단으로 보이기는 하나(특히, 성폭력에 대해 양 당사자가 합의하였더라도 직장 질서 유지 차원에서 엄중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점), 피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