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주목해야 할 노동 이슈
2024.03.26.
[노동팀 뉴스레터 제3호]
2024년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 대대적인 노동제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년 연장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계속될 것이고, 그에 따른 임금피크제도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대법원에 계류된 중요 사건들이 선고를 앞두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노사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근로시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근로시간 개선 및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근로감독을 강화할 추세다.
대법원에 계류된 중요 노동 사건들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노동 사건들 중 2024년에 선고될 경우 노동시장에 영향을 많이 미칠 사건들이 있다.
먼저,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인 사건이 약 5년 째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있다(대법원 2019다204876). 최근 하급심에서는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달리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과 관련해서 결론을 달리하는 판결들이 계속 선고되고 있어 대법원이 신속하게 위 사건을 선고해 시장의 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만약 대법원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한다면 거의 10년 만에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 다른 판단을 하게 돼 현장에서는 엄청난 혼란과 소송이 폭주할 수 있다.
원청이 하청노조의 단체교섭 상대방이 될 수 있는지와 관련한 소송도 5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대법원 2018다296229). 위 소송은 최근 폐기된 노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된 것으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범위 확대와 관련이 있다. 비록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폐기됐지만, 만약 대법원이 단체교섭과 관련해서 원청의 하청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한다면 이와 관련한 분쟁(단체교섭 거부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형사고소 등)과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여러 사건들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대법원 2021다219994, 대법원 2021다248725, 2021다270517 등). 이미 대법원은 공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여러 건 선고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5두36157 판결,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8다231536 판결 등), 사기업의 경영성과급도 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기업이 부담해야 할 퇴직금 증가 등이 예상된다.
정년 연장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정년 이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3~5년간의 소득 공백, 신체 건강 및 수명연장 등의 여러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정년 연장에 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2024년도에는 본격적으로 정년 연장 요구가 임단협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장에 맞춘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 대기업 노조에서는 이미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년 65세 법제화를 위한 국민동의청원을 거쳐 고령자고용법 개정을 요구했고,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경영계는 한국의 경우 연공형 임금체계라서 정년 연장 시 임금 외에 간접 노동비용 부담까지 크게 늘어난다고 하면서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장 경직성 등의 과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법정 정년 연장 방식이 아닌 정년 연장, 정년 폐지, 촉탁직 등 사업주가 선택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직무 형태별,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에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해 정년 도달 근로자를 계속고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도 확대한다[(2023년) 268억, 8193명→(2024년) 326억, 1만493명(28.1% 증가)].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2016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법정 정년을 60세로 하면서 도입했던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이 논의되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적절한지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근로시간·포괄임금제
최근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행 주52시간제와 같이 1주 12시간의 연장근로 총량을 유지하되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업종과 직종을 대상으로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선택할 수 있는 보완 방안을 노사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했다.
다만, 일한 만큼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공짜야근'을 근절할 것이고, 최우선적으로 포괄임금 오남용을 근절하겠다고 하면서 노동단체와 '포괄임금 오남용 익명신고센터'와 맞춤형 근로감독을 통해 지속적으로 포괄임금 오남용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근로시간, 포괄임금 관련한 근로감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 시 포렌식 수사를 통해 출입문 통과 시간, PC On-Off 시간, 인트라넷 접속 시간 등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엄격하게 산정하는 경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근로시간에 대한 정확한 관리와 감독을 통해 근로시간 초과의 문제가 없는지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대법원은 1주간 연장근로시간을 계산할 때 법정근로시간(주40시간)을 초과한 나머지 시간을 연장근로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3. 12. 7. 2020도15393). 이는 과거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1일 8시간을 초과하는 것은 모두 연장근로로 봤음)과 다른 해석이고, 유사한 취지의 판례도 없는 상황에서 고용노동부가 연장근로 계산 방법에 대한 기존의 유권해석을 변경할 것인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사분쟁 증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건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고,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2018년 1만2041건 → 2022년 1만6027건). 특히,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근로기준법 시행(2019. 7. 16.) 이후 고용노동부로 접수된 사건은 2만6955건(2023. 4. 말 기준)이며, 하루 평균 19.3건이 신고되고 있다. 실제 직장 내 괴롭힘이 끊이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직장 내 괴롭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어서 기업 현장에서는 골치 아프다. 예컨대, 원치 않는 인사발령이나 징계 조사를 앞두고 갑자기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후 인사발령이나 징계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2·3조 개정안이 폐기됐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청이 하청노조의 단체교섭 상대방이 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므로, 이와 관련된 분쟁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노사 법치주의 강조
정부가 노사 법치주의를 강조하면서 노동계에 대해서는 노조회계 공시, 불법적인 노동경비 원조 등 근로시간면제 제도 기획감독을 실시했고, 반면 사용자에 대해서도 임금체불, 부당노동행위, 포괄임금 오남용, 불공정 채용,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해 상시 감독체계를 구축해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2024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들마다 사전에 이에 대비해 법 위반 사실이 없는지 사전 점검을 통해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
마치며
2024년에는 획기적인 노사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법이나 제도 변화보다는 대법원에 계류된 중요 노동 사건의 선고가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대법원은 수년째 계류 중인 중요 노동 사건에 대한 선고를 서둘러 노동시장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2024년 갑진년에는 청룡(靑龍)의 기운이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노사가 상생·화합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 본 칼럼은 이광선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4년 1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02&in_cate2=0&bi_pidx=36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