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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서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그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동종 ∙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 사례

2024.03.26.

[노동팀 뉴스레터 제3호]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 24. 선고 2022나24489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철도 등 공공교통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을 영위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들은 파견업체에 소속되어 피고와 파견업체 사이에 체결된 파견 계약에 따라 피고 산하의 여러 연구원 부서에 파견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던 파견 근로자들입니다.


피고는 정부의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본건 원고들에 대해 직접 고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견 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2018.경 피고를 상대로 근로자 확인을 구하고, ‘행정원(정규직 사원 기준)’을 비교대상근로자로 주장하면서 행정원과의 임금 차액 상당액에 대하여 차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에 대한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피고에게 직접 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는 점이 명백하였으므로, 차별에 따른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비교대상근로자를 원고들이 주장하는 ‘행정원’과 피고가 주장하는 ‘사무보조직’ 가운데 누구로 볼 것인지 여부가 중점적으로 다퉈졌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피고가 원고들에 대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에 따라 직접 고용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고, 이는 제2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제1심 판결은 ‘행정원’을 비교대상근로자로 하여 계산한 미지급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주장한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반면, 제2심 판결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비교대상근로자를 ‘사무보조직’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제2심 판결이 ‘차별적 처우’에 따른 손해배상 부분을 제1심 판결과 달리 판단한 주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업무는 그 주된 내용이 ‘행정원’과 동일 ∙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사무보조직의 업무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므로,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를 피고의 행정원이 아닌 ‘사무보조직’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행정직 채용절차에 직원하기 위해서는 학사 이상의 학위와 일정 점수 이상의 공인 어학성적을 갖추고 서류심사, 인/적성검사 및 논술, 전공면접, 종합면접, 신원조회 및 신체 검사 등을 거치게 된다. 반면, 파견근로자들의 경우 특별한 지원 자격이 요구되지 않았고, 파견업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약식 면접을 거친 뒤 원고들을 포함한 파견근로자들을 채용하였을 뿐이다. 이처럼 피고의 행정원은 원고들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절차를 거쳐 채용되었고, 이는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하는 업무가 그 내용과 난이도에 비추어 더 높은 업무 수행 능력을 요구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② 실제로 피고의 행정원은 기획, 평가, 규정 제∙개정, 시스템 설계 및 구축, 문제분석 및 해결 등 창의성이나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핵심 업무를 주로 수행한 반면, 원고들은 업무 지시 및 구축된 업무 매뉴얼에 따른 행정업무 보조, 자료 취합, 회의 준비, 서류 정리, 지출 발의 등의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주로 수행하여 수행 업무의 내용과 난이도에 차이가 있었다. 원고들이 작성한 문서와 피고의 행정원이 작성한 문서의 제목과 내용에 차이가 있었고, 원고들이 작성한 문서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경영진의 결재를 받아 문서의 최종 결재권자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③ 원고들과 피고의 행정원이 한 부서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그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피고의 행정원이 원고들과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은 아니며, 피고의 행정원이 수행한 핵심 업무는 관련 법 ∙ 제도, 사업 현황, 가용 자원 등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반면,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일용직 또는 실습생들이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로서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을 요구하지 않아 상호 대체가능성이 있는 업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④ 피고의 사무보조직은 ‘일반직이 수행하는 직무를 상시∙지속적으로 보조하는 직무에 종사하는 직종’이다. 피고의 사무보조직은 원고들의 고용을 염두에 두고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서 본 원고들의 업무 내용 및 범위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의 ‘사무보조직’을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봄이 옳다.


⑤ 비록 피고의 사무보조직이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에 신설되었다고 하더라도, 파견법에 따르면, 비교대상 근로자가 없는 경우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이 기존 근로조건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기존 근로조건보다 높은 수준인 사무보조직의 근로조건을 적용하는 것이 파견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동일 부서에 재직하여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와 파견 근로자가 협업하여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있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동종∙유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것은 아니며, 양자가 수행한 주된 업무의 내용∙난이도, 업무 처리 절차 등에 따라서 담당 업무가 구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 큰 의의가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 판결은 사용사용자가 파견 근로자들에 대하여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한 이후에 새로운 직역을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직역은 비교대상 근로자 직역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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