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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의 육아기 근로자에 대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육아기 근로자의 새벽·휴일근로 거부를 사유로 한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 거부 통보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본 사례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상시 약 6,4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건물종합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C주식회사가 시행한 경쟁입찰에서 광주 제2순환도로 중 4구간의 유지관리용역을 낙찰받아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원고는 입찰 시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이 사건 근로자’)는 종전에 위 용역을 수행하던 업체에 2008. 6. 16. 입사하여 8년여 기간 동안 이 사건 영업소에서 영업관리팀 서무주임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원고가 용역업체로 선정됨에 따라 2017. 4.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근로계약에는 수습기간을 3개월로 정하고, 문제가 있는 경우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의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하였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 소속으로 근무할 당시 만 1세, 6세인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근로자였는데, 종전 용역업체 소속일 때에는 출산 및 양육을 이유로 초번 근무(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새벽 근무)는 면제받고, 공휴일에는 다른 팀 일근제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대체하여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달인 2017. 4. 자녀의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원시간에 맞추어 외출을 허락받아 사전에 통보받은 초전 근무 3회를 모두 수행하였습니다. 2017. 4.에는 공휴일이 없었고 이 사건 근로자는 2017. 4.말경 원고로부터 공휴일에 출근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2017. 5.부터 공휴일에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는 원고에게 ‘종전 업체에서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았고 다른 영업소 서무주임도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으며 오랜 근무형태를 하루 아침에 변경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경위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에 원고가 ‘무단결근에 계속되면 초번 근무시 외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언급하자 이 사건 근로자는 2017. 5.부터는 초번근무를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의 ‘초번근무 거부(2017년 5월 3회, 6월 6회) 및 공휴일(총 4일) 무단결근’을 이유로 시용기간 만료 후 본채용 거부를 통보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


이에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재심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은 초번 근무 및 공휴일 근무의 경우 이 사건 근로자에게 근무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의 원인사실이 존재하고,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를 함에 있어 원고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결과 이 사건 근로자가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를 하지 못하고 근태 항목에서 상당한 감점을 당하여 본채용 거부통보를 받기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였습니다.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사업주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다하였는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 근로자는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을 갖는바,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의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은 신규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자는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할 때 자녀 양육 문제로 초번 근무를 면제받았다. 원고에 고용이 승계된 후에도 초번 근무시 자녀의 등원시간에 맞추어 외출을 허용받았다.


종전 용역업체에서는 이 사건 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일근제 근로자들이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여 근무하지 않았고 이 사건 근로자의 전임 서무주임도 공휴일에 근무하지 않았다. 원고는 다른 팀 소속 일근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대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원고는 순찰·식사시간의 공백을 보완하기 위하여 서무주임의 공휴일 근무가 요구된다고 주장하나, 육아기 근로자인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공휴일 근무의 횟수, 빈도나 근무시간을 조절하거나 이 사건 근로자가 변경된 근로조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정한 유예기간을 부여하였더라도 이 사건 영업소 운영에 큰 지장이 있었으리가고 보이지 않는다. 서무주임인 이 사건 근로자가 영업주임의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근로자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에게 초번 근무 및 공휴일 근무를 지시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연차휴가 사용 여지를 미리 차단하고, 이 사건 근로자가 계속 공휴일 근무를 거부하자 초번 근무 시 허용하였던 외출을 금지하여 이 사건 근로자가 당초 수행하였던 초번 근무마저도 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업무수행능력 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초번 근무 불이행 및 공휴일 무단결근을 이유로 전체 점수 중 절반에 가까운 감점을 하여 이 사건 근로자를 본채용 부적격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가 육아기 근로자로서 자녀를 보육시설에 등원시켜야 하는 평일 오전 이른 시간이나 공휴일에 근무하여야 할 경우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리고 수년간 지속하여 온 근무형태를 갑작스럽게 바꾸어 보육시설이 운영되지 않는 공휴일에 매번 출근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이 사건 근로자의 자녀 양육에 큰 저해가 되는 반면, 서무주임인 참가인에게 공휴일 근무를 지시하여야 할 원고의 경영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육아기 근로자에 대한 시용기간 중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① 사업주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고, ② 특히 고용승계기대권이 인정되는 육아기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 및 그 과정에서의 배려의무 이행여부 판단은 신규 채용된 경우에 비해 다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사업주로서는 육아기 근로자들에 대하여 업무지시 등을 할 때에 해당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자녀 양육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사정이 예상되는 경우, 위 대상판결이 예시한 배려조치, 즉 ① 근무 횟수, 빈도나 근무시간 조절, 연차휴가, 외출 등 대안을 모색하고, ② 대안 마련이 어렵다면 육아기 근로자가 변경된 근로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부여하며, ③ 해당 업무지시의 경영상 필요성과 육아기 근로자의 자녀 양육 저해 정도를 비교형량하여 미리 자체적으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충실히 다하였는지를 점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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