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한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본 사례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3. 선고 2022구합76306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이 사건 사용자’)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호텔(이하 ‘이 사건 호텔’)을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1 내지 10(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용자 회사에 입사하여 이 사건 호텔에서 근무하였던 자들입니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21. 11. 5.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단체협약 제28조 제5호, 취업규칙 제104조 제2호 및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해고사유로 하여 해고예고의 통지를 하였습니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21. 12. 8.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원고 1 내지 9에 대하여는 2021. 12. 10. 자로, 원고 10에 대하여는 2022. 2. 2. 자로 해고통지를 하고 그에 따른 일자에 해고를 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해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7. 4. 초심판정과 같이 이 사건 정리해고는 정당성이 인정되고 불이익 취급 및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정리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각 요건들을 갖추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용자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되고, 인원 감축의 객관적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하여 이 사건 사용자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하였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등 이 사건 사용자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었다. ② 이 사건 호텔 객실 부문의 객실점유율과 객실 단가 역시 하락하여 객실부문의 영업손실이 발생하였다. ③ 이러한 경영상 위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하여 발생한 것인데, 이 사건 정리해고 무렵 이 사건 사용자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문제가 가까운 시일 내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사용자는 영업손실이 계속되자 식음료사업 부문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하였다. 그에 따라 식음료사업 부문 직원들의 일부를 프런트 직무 보조 헬퍼 및 환경관리 직무 보조 헬퍼로 배치전환하였으나 일정 부분의 유휴인력이 발생하게 되었다. ⑤ 매출액 하락에 따라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고정적인 인건비 지급이 이 사건 사용자의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가중되었다. 유휴인력 발생 및 인건비 비중 증가로 이 사건 사용자에게는 인원 감축의 필요성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2)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사용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한 경영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 휴가비 등 임금 삭감, 연차휴가 소진 및 복리후생 부문 감축, 골프회원권 매각 및 목장 매도 시도, 2020년 희망퇴직 실시 등 다양한 해고 회피 노력을 하였으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 ② 이 사건 사용자는 2021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하였고 조직개편을 통해 식음료사업 부문을 폐지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사용자에게 유휴인력에 대한 직무교육·전환배치 등 추가적인 노력을 통하여 고용을 유지하고 해고 규모를 최소화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3)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 수립 및 그에 따른 해고대상자 선정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사용자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인사고과 성적, 상벌 사항, 외국어 구사 능력, 근속연수, 부양가족, 다른 가족의 소득, 재산보유, 장애 유무의 9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인사고과 성적, 상벌 사항, 외국어 구사 능력은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에 따른 요소에 해당하고, 근속연수, 부양가족, 다른 가족의 소득, 재산보유, 장애 유무는 근로자의 개별적인 보호를 위한 요소에 해당한다. 사용자측 요소가 다소 우위에 있기는 하나 근로자의 개별적인 보호를 위한 요소 역시 적정하게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 중 ‘인사고과 성적(45점)’ 평가항목은 합리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사고과표에 따른 근무평정의 기준이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사용자가 인사고과표에 따라 평가가 실시된다는 것이 직원들에게 충분히 공지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사고과를 기초로 한 연봉책정 결과 통보 및 이의신청 등 불복절차를 보장하여 절차의 공정성도 어느 정도 인정된다. 그 밖에 이 사건 사용자가 실시한 인사고과의 타당성 내지 재량권 남용 여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 중 ‘외국어 구사 능력(5점)’ 평가항목 역시 합리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정리해고 무렵 객실 부문만을 영위하고 있었고, 호텔 객실 영업의 특성상 직원의 외국어 능력이 요구되므로 외국어 구사능력을 평가항목으로 설정할 필요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응시만 하더라도 기본점수로 1.5점을 부여한 점을 종합하면 ‘외국어 구사 능력(5점)’ 평가항목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인정된다. ④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한 결과 이 사건 지부 소속인 이 사건 근로자들만이 해고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선정 결과에 합리성이나 상당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
4)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조조정 협의체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의 근로자대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대표와의 협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정리해고의 협의가 시작된 2021. 8. 4. 또는 2021. 8. 13. 무렵 이 사건 사용자 회사에 과반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의 주체는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아니라, 근로자 대표가 되어야 한다. ② 이 사건 사용자가 과반수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사건 지부를 대표하는 근로자 1명, ○○연합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근로자 1명, 비조합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1명을 민주적인 방법에 따라 선출하여 이들을 구조조정 협의체 구성원으로 하는 것을 제안한 것은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③ 이 사건 지부의 대표자가 구조조정 협의체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참가인이 이 사건 지부에 구조조정 협의체 참석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지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구조조정에 관한 협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였으며, 참가인은 구조조정 협의체에서의 논의 사실을 전 직원에게 공개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이 사건 지부의 대표자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구조조정 협의체는 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의 근로자대표에 해당한다. |
나아가 대상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용자는 구조조정 협의체 등과 성실한 협의를 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사용자는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이 사건 정리해고와 관련된 사항을 설명하면서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검토하고 이를 일부 반영하기도 하였다. 구조조정 협의체를 통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에 관한 실질적인 협의가 충분히 진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지부와의 개별교섭 과정에서 경영 상황에 따른 구조조정의 불가피성, 참가인의 해고 회피 노력,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 등에 관하여 설명하고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지부는 이 사건 정리해고의 중단을 요구하였을 뿐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지 않았고 조합원들에게 부양가족 등에 관한 필요서류를 제출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지부와 실질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이 사건 사용자에게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
나.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였으나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노동행위의 의사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정리해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요건을 충족하여 정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②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지부에 수차례 구조조정 협의체 참석을 요청하였으나 이 사건 지부가 합리적 이유 없이 불참의사를 밝혀 이 사건 정리해고에 관한 협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부의 대표자가 구조조정 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게 된 것에 대하여 이 사건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③ 이 사건 정리해고의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에 따른 해고대상자 선정결과에는 합리성과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선정기준이 오로지 이 사건 지부 조합원들의 노동조합 가입 내지 활동에 대한 불이익을 부과하거나 가입된 노동조합에 따른 차별적 처우를 위하여 마련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④ 이 사건 지부 소속인 이 사건 근로자들만이 해고대상자로 선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지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이 외국어시험에 미응시하고 부양가족 등에 관한 필요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원인으로 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이 사건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⑤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 규모가 축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3. 의의 및 시사점
대상판결은 정리해고가 성립할 수 있는 요건 및 정리해고의 부당노동행위 해당 가능성에 관하여 판단한 사례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한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인력감축을 단행한 이후 노사간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향후 예기치 못한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사용자들이 정리해고의 절차, 해고 대상자의 선정기준 등에 관한 내용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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