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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정년 이전에 기간제 근로자였다 하더라도 정년 후 기간제(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두41727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보조참가인(1960년 7월생, 이하 '이 사건 근로자')는 노인의료복지시설인 이 사건 요양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원고(이하 '이 사건 사용자')와 계약기간을 '2018. 3. 1.부터 2018. 12.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3. 15.부터 이 사건 요양시설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였습니다.


이후 이 사건 근로자와 사용자는 2019. 1. 1. 계약기간을 '2019. 1. 1.부터 정년 시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가 2020. 1. 1. 다시 계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7. 31.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습니다. 2020. 1. 1. 자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본 계약은 당연 종료된다. 단, 본 계약의 만료 전까지 계약의 갱신 또는 연장, 재계약을 할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사용자의 취업규칙과 이 사건 요양시설 운영규정은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고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에 퇴직한다고 정하면서, 이 사건 사용자가 업무의 필요에 의하여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사용자에게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촉탁직 재고용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이나 절차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를 포함하여 정년 이전에 이 사건 요양시설에 입사한 근로자는 5명인데, 그중 1명은 정년 도달을 앞두고 퇴사하였고, 2명은 정년 도달 후 이 사건 사용자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근로자를 포함한 2명은 정년 도달을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이 사건 근로자는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근로자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하자, 이 사건 사용자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서울행정법원 2022. 6. 17. 선고 2021구합61055 판결)은 이 사건 근로자에게 정년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의 정년 도래라는 사정을 들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하고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제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와 이 사건 사용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년 후 촉탁직 근로계약이 체결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사용자에게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사용자는 취업규칙 및 운영규정에 정년의 도달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촉탁직 근로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사용자는 위 규정에 따라 정년이 도래한 5명 중 2명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비중이 낮지 않다. 여기에 이 사건 사용자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총 13명의 만 60세 이상 근로자와 신규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용자에게 만 60세 이상의 촉탁직 근로자를 채용할 ‘업무상 필요’도 인정된다.


2020. 1. 1.자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의 만료로 본 계약은 당연 종료된다’는 조항이 존재하나, 같은 조항에 ‘계약기간 만료 전까지 계약의 갱신, 연장, 재계약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함께 기재된 점을 고려하면, 위 조항은 근로계약관계를 2020. 7. 31. 이후 완전히 종료하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계약기간의 종기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가 2018. 3. 15.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시까지 이 사건 사용자에게 제공하여 온 근로의 내용은 요양보호사로서이 사건 요양시설의 입소자들을 돌보는 요양업무를 하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적·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에 해당하고, 이 사건 사용자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도 대부분 이 사건 근로자와 유사한 범위 또는 강도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요양시설의 운영규정에서 정한 요양보호사의 업무범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자가 정년을 도과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요양보호사로서의 작업능률 저하 또는 업무상 위험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제1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로써 이 사건 근로자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을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취업규칙, 운영규정 등 이 사건 사용자의 내부 규정에서 정년 후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근로자에 대한 평가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내용을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정직처분은 절차상 무효이거나 그 징계사유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시말서의 작성 경위가 명확하지 않으므로 시말서 작성이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이 사건 근로자와의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이 사건 근로자의 건강상태, 근무태도 등에 있어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심(서울고등법원 2023. 4. 13. 선고 2022누50108 판결)도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항소기각 판결을 하였습니다.


대상판결은 우선 아래의 정년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재고용 기대권의 인정요건에 관한 아래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 근로자가 정년을 이유로 퇴직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참조)


그리고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자에게 정년 도달 후 이 사건 사용자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근로자가 정년퇴직 이전에도 기간제 근로자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사용자의 취업규칙과 이 사건 요양시설 운영규정은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에게 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며,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재고용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근로자와 이 사건 사용자 사이에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도, 이 사건 근로자의 정년퇴직일인 2020. 7. 31.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거듭 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 사용자에게 이 사건 근로자를 정년 후에도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여하는 취지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요양시설에서 정년 무렵까지 근무한 근로자 5명 중 이 사건 근로자를 제외하고도 2명이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지 않았다. 특히 이 사건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정년 도달을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1명의 경우, 촉탁직으로의 재고용을 원하였는데도 재고용되지 못한 것인지, 그러하다면 재고용 거절 사유가 무엇이었는지는 기록상 분명하지 않다.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서에서 정년까지를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로 정한 점, 참가인 외에도 정년퇴직 처리된 근로자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용자의 정년 규정이 형식에 불과하였다거나 참가인과 같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규정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거나 원고의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의의 및 시사점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의 재고용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재량을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만으로는 고용승계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용자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정년이 도과한 5명 중 2명 정도를 기간제 근로자로 계속 일하게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재고용 관행이 확립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근로계약서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정년을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로 정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게도 정년 이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 되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최초로 설시한 바 있으나(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이 사건은 그와 같은 법리에 따르더라도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로서 정년 도과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기 위한 판단요소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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