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아나운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3.12.21. 선고 2022다222225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 A는 KBS 지역 방송국에서 일하던 프리랜서 아나운서입니다. A는 TV 등에서 날씨 방송을 하기로 하고 입사했으나, 계약된 프로그램 이외에도 각종 프로그램을 맡았으며, 뉴스 아나운서 업무도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KBS는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 기간이 '인력 충원 또는 프로그램 개편 시' 까지라는 이유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 A 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했습니다. 이에 A는 본인이 (프리랜서가 아닌) KBS의 기간제 근로자였다고 주장하면서, 기간제 사용 2년이 지났으므로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제1심은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구체적 판단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이 사건 계약에 업무상 지휘·감독에 관한 규정이 없고, 원고가 뉴스 등 방송을 진행함에 있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②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요구되는 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 계약에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에 갈음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③ 원고에게 따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정해진 방송시간에 맞추어 방송을 진행하기만 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방송국에서 대기할 것이 강제되지 않았으며, 자유롭게 방송국을 이탈하여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지각, 조퇴, 결근, 휴가, 외출, 출장 등 근태와 관련하여 피고의 승인이나 허락을 받지 않았다. ⑤ 원고가 피고로부터 별도의 사무공간이나 비품을 제공받지 않았다. ⑥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정해진 출연료를 받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출연료의 상한이나 하한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⑦ 원고는 프리랜서 진행자로서 피고의 허락 없이도 다른 업체가 주관하는 행사나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수익을 얻었다. |
그러나, 제2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제2심의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4.23. 선고 2016다277538 판결 등 참조). ② 원고는 2015. 11. 2.부터 2019. 7. 7.까지 피고에 의하여 배정된 방송편성표에 따라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에 따라 정규직 아나운서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③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 아나운서 직원이 아니라면 수행하지 않을 업무(아나운서실의 대여의상 관리 업무, 근무 배정 회의에 매번 참석하여 업무 분장 협의, 피고의 개국기념식이나 종무식에서 사회를 봄, 피고가 기획하여 진행하는 행사에서 다른 아나운서들과 분담하여 강의 진행, 외부 견학 진행시 특강, 질의 답변 업무 수행, 피고의 일원으로 봉사활동에 참여 등)도 상당 부분 수행해 왔다. ④ 원고가 피고가 제작하는 방송 프로그램 이외에 별도로 방송출연을 하였다는 자료를 찾기 어렵고, KBS 방송국에서 모든 방송 스케줄 및 주말 당직 근무를 소화하였으며, 단체 카톡방을 통해서 각자의 방송 일정을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다른 아나운서들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시로 이를 대체하기도 하였다. ⑤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는 원고가 진행한 프로그램에 대한 건별 대가로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⑥ 원고의 출퇴근시간은 피고가 편성한 방송스케줄에 따라 정해졌다. ⑦ 원고의 휴가일정이 피고에게 보고·관리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다. |
3. 의의 및 시사점
본 판결은 행정법원이 아닌 민사법원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근로자라고 판단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향후 아나운서, 작가 등 방송국 소속 프리랜서 직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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