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과 생산직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 및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하는 등 사무직을 생산직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본 사례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2. 7. 선고 2023구합51304 판결
1. 사안의 개요
참가인 노동조합은 원고 회사에 종사하는 사무직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기업단위 노동조합이고 가입한 상급단체는 없습니다.
한편, 원고 회사에는 ①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 또는 ‘제1노동조합’) 산하 조직, ② ◇◇타이어노동조합(이하 ‘제2노동조합’), ③ ◇◇타이어 현장관리자노동조합(이하 ‘제3노동조합’) 등이 함께 존재합니다.
참가인 노동조합은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 회사의 교섭단위에서 사무직을 그 밖의 직종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달라’는 신청을 하였습니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사무직과 생산직은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에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해서는 양 직군 사이의 근로조건 격차 해소에 한계가 있고, 교섭대표노동조합 또한 사무직의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결정과 같은 취지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회사의 사무직과 생산직 근로자 사이에는 근로조건과 고용형태의 본질적 차이가 현저하지 않아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예외적 필요성이 없고, 사무직만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사무직을 생산직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및 제29조의3 등 규정의 내용과 형식,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일정한 경우 교섭단위의 분리를 인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노동조합법 제29조의3 제2항에서 규정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별도로 분리된 교섭단위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의 사정이 있고, 이로 인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통해 안정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교섭창구단일화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를 의미한다. ② 원고 회사의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군별로 담당 업무 및 근무장소가 명확히 구분되고, 근무형태와 직위·직급체계, 임금의 구조와 지급체계뿐만 아니라, 연차휴가 보상방식, 복리후생 등 핵심적인 근로조건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고, 그 차이는 일반적인 직군 분화에 따른 업무의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한 정도를 넘어서 본질적 기초를 달리한다고 판단된다. ③ 더 나아가,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군별로 인력관리의 주체 및 방식, 기본적인 채용조건 및 세부 절차, 수습기간의 운용, 정년의 기산 등 상당 수준의 인사노무관리제도가 상이하고, 여기에 직군 간 인사교류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점까지 보태어 보면, 별도의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 사무직과 생산직 사이에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원고 회사는 2011.7.15. 제2노동조합이 조직되어 복수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된 이래 생산직으로만 구성된 제1, 2노동조합과 개별교섭을 진행하였는데, 제1, 2노동조합이 사무직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의제를 포함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재심결정일까지 참가인 노동조합과 원고 회사 사이에 별도로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는 특히 사무직으로만 구성된 참가인 노동조합이 신설되어 별도의 교섭 관행이 형성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바, 별도의 교섭 관행이 형성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⑤ 따라서, 원고 회사의 사무직과 생산직 사이에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및 유의미한 고용형태의 차이가 존재하고, 사무직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유지함으로써 달성되는 이익보다 더 크다고 판단되므로, 사무직을 생산직과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⑥ 원고 회사의 생산직과 사무직은 양 집단 간 근로조건의 현격한 차이 등으로 인하여 통일적인 근로조건의 형성이라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일부 취지가 적용될 필요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참가인 노동조합에는 사무직만 가입되어 있고 원고 회사의 나머지 노동조합에는 생산직만 가입되어 있는 등 노동조합별로 소속 직종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바, 이 사건 회사의 직종·직렬별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 등을 고려할 때 생산직과 사무직 사이의 인사교류나 각 노동조합 사이에 직종 간 조합원이 혼재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생산직으로만 구성된 다른 노동조합은 사무직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무직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참가인 노동조합은 생산직인 근로자위원이 노사협의회에서 사용자위원과 사무직 의제에 대해 협의하는 것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노사협의회에 사무직을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생산직으로만 구성된 다른 노동조합이 일반직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대변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종의 특성상 근로조건과 고용형태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단체교섭 시 의제나 우선순위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본 것처럼 생산직 근로자위원으로만 구성된 노사협의회는 참가인 노동조합의 사무직 참여 요구를 여러 차례 거부한 점,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사무직의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만 진행하였을 뿐 사무직의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은 진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회사도 참가인 노동조합이 요구한 사무직 의제에 대하여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여 교섭비용을 증가시키고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 생산직과 사무직은 인사교류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더라도 노무관리상의 어려움이나 상이한 근로조건 적용에 따른 불합리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고, 교섭 효율성의 저하나 교섭비용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3. 의의 및 시사점
본 판결은 생산직과 사무직은 직종의 특성상 근로조건과 고용형태 등에 현격한 차이가 있으므로 단체교섭 시 의제나 우선순위 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노동조합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여 교섭비용을 증가시키고 안정적인 노사관계의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 판결은 생산직과 사무직 등 직군별로 노동조합이 달리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