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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상 합의 시 일실수입 산정에 관한 실무상 주요 쟁점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1. 들어가며


지난 10월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2023년 1월부터 9월 말까지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 수는 45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치이지만 사망 사고는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근로자가 작업 중 사고로 사망한 경우 사업주는 산업재해보상보험에 따른 보험급여(유족급여 등 산재보상금)를 초과하는 범위에 대해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에 해당한다면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에 따라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진다(중대재해처벌법 제15조). 


위 손해에 대해 회사는 유족과 신속하고 원만하게 합의할 필요가 있다. 회사는 유족에게 위자료 등 손해배상 합의금을 지급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아 수사기관 및 검찰에 제출한다면 형사상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족의 입장에서도 합의금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회사보다 먼저 손해배상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도 있다. 여러모로 회사로서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계산해 유족과 적절한 시기에 원만히 합의할 준비를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에 회사는 일응의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미리 산정해 볼 수 있다. 다만, 과실 비율, 산재보상금 등 산정 시기상 아직 확정될 수 없는 항목들이 남아 있고 명확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은 것이 아니기에 확정된 손해배상액이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대략적인 추정액 정도로 유족과 합의 시 참고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손해는 적극적, 소극적, 정신적 손해로 나뉘는데, 이 중 소극적 손해인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 실무상 쟁점이 많다. 망인의 소득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변수가 많고 바뀐 소득액으로 호프만계수를 곱하게 되면 일실수입이 큰 폭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일실수입과 관련한 실무상 주요 쟁점으로는 크게 고용 형태에 따라 소위 '건설 일용직'과 '일반 상용직'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건설 일용직의 경우 건설업 임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른 노임 적용 여부, 가동연한 및 가동일수 등이 주요 이슈가 된다. 


한편, 회사의 인사제도를 적용받는 '일반 상용직'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금 더 복잡한 쟁점들이 있다. 즉, 취업규칙, 단체협약, 기타 보수 규정 등에서 임금과 관련한 제도들을 적용해야 하는지 문제 되고, 그밖에 각종 수당 적용, 일실퇴직금 산정, 정년 이후 가동연한까지 발생하는 손해를 별도 계산해야 할 수 있다. 


이하에서 일반 상용직의 일실수입 산정 시 실무상 자주 문제 되는 쟁점 몇 가지를 추려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2. 일실수입 산정 관련주요 쟁점


가. 일실수입을 산정하기 위한 기초로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


일실수입이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면 장래에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익 또는 소득을 말한다. 언뜻 보기에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으로 산정해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즉,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함으로써 통상적인 생활 수준을 보장하기 위함(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이라는 평균임금의 취지에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례는 일실수입을 산정할 경우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신체적 장해가 발생한 경우에 일실수익의 산정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당시의 피해자의 실제 수입이 손해액 산정의 기초가 되고,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이나 통상임금은 일실수익 상당의 손해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16010 판결 등).


따라서, 일실수입을 산정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적용할 수 없고 망인의 실제 수입을 기초로 산정해야 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이 사고 당시 망인의 실제 수입 및 관련 통계소득상 급여를 상회하는 경우라면 평균임금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 임금 인상분 적용 여부


만일, 망인이 회사에 입사해 임금이 인상돼 왔거나 회사 내 진급 및 승진 제도 등이 있는 경우, 이를 장래에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측되는 소득으로 봐 일실수입 산정 시 반영해야 하는지 문제 된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해 노동능력을 상실한 급여소득자의 일실이익은 원칙적으로 노동능력 상실 당시의 임금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할 것이지만 장차 그 임금 수익이 증가될 것이 상당한 정도로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을 때에는 장차 증가될 임금 수익을 기준으로 산정된 일실이익 상당의 손해는 당연히 배상 범위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고 피해자의 임금 수익이 장차 증가될 것이라는 사정을 가해자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배상 범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6761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대법원은 향후의 예상 소득에 관한 입증에 있어서 그 증명도는 과거 사실에 대한 입증에 있어서의 증명도보다 이를 경감해 피해자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을 구체적이고 확실한 소득의 증명이 아니라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소득의 증명으로서 족하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86. 3. 25. 선고 85다카538 판결 등).


개별적으로 판단할 문제이지만, 정리해 보면 회사에 입사해 임금이 인상돼 왔거나, 단지 회사 내 진급 및 승진 제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일실수입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규정돼 있는 호봉제와 같이 운영해 왔거나, 특별한 조건 없이 근속기간을 충족하면 진급 및 승진이 이루어지고 임금 인상분도 명시돼 있는 등으로 향후에도 지급받을 수 있을 개연성이 있다면 일실수입 산정 시 해당 임금 인상분을 적용함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 상여금 적용 여부


상여금의 경우 위와 마찬가지로 망인이 향후에도 지급받을 수 있을 개연성이 인정된다면 일실수입 산정 시 상여금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망인이 사망 전까지 월 기본급의 290%, 260%에 상당하는 특별상여금을 매년 지급해 온 사실이 인정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특별상여금을 지급받을 것이 예상된다고 할 수 있다고 본 사례(대법원 1990. 11. 27. 선고 90다카10312 판결), 성과상여금이 지급 등급에 따라 지급 인원과 지급액이 결정되고, 최하위 등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지급받을 수 없으므로, 망인이 종전에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정기적·계속적으로 이를 지급받을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월 소득액에 포함될 수 없다고 본 사례(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9. 30. 선고 2019가단74901 판결)를 참고해 보면, 망인이 계속적으로 상여금을 지급받을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라.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


임금피크제는 일반적으로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등에 규정돼 있고 피크 연령에 도달하면 정해진 산정 방식에 따라 임금이 감소하므로, 망인이 계속 근무했다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될 개연성이 높다고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대법원의 확립된 판단기준은 아니지만 다수 하급심 법원들은 조금 더 세분화해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임금피크제는 임금이 최고값에 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입장에서 (ⅰ)망인의 임금이 최고값에 미치는 정도, (ⅱ)망인의 연령과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까지 기간이 남아 있는 정도, (ⅲ)일실수입 산정 시 임금인상 반영 여부, (ⅳ)일실소득 상당액은 향후의 소득으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금액이면 족하다는 점(대법원 85다카538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해 일실수입 산정 시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금이 증가하는 것이 아닌 감소하는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이와 같이 판단함이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입장에서 하급심 판결들을 살펴보면, 사고 당시 연령이 만 39세, 만 35세인 경우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일실수입을 산정한 사례가 있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5. 1. 15. 선고 2014나292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6. 25. 선고 2021나885 판결, 대법원 상고 기각), 만 36세, 만 34세의 경우 일실수입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 사례가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2. 선고 2020나1289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2. 17. 선고 2021가단5081796 판결). 


이를 참고하면 단순히 연령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이고, 망인의 연령과 임금 수준, 임금인상 반영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해 일실수입 산정 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아닌지 여부를 살펴야 할 것이다.


3. 마치며


결국, 일실수입 산정에 있어서는 망인의 실제 수입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손해액을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회사로서는 유족과 적절한 시기에 원만히 합의하기 위해 손해배상 산정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고, 직군 및 고용 형태별로 손해배상을 산정할 경우 예상되는 쟁점들을 사전에 확인하고 점검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칼럼은 정재호 노무사가 월간노동법률 2023년 12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06&in_cate2=0&bi_pidx=36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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