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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이 문제되는 직원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2)

2024.0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2호]


지난 노동법률 2019년 12월호 기고('정신질환이 문제되는 직원에 대한 기업의 대응방안') 이후 복수의 기업 담당자들을 통해 이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실제로 회사의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사안이었지만, 그중에는 정신질환이 직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다른 구성원들에게 과도한 피해를 끼치거나, 혹은 정신질환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무형의 질환이라는 점을 오히려 악용하는 듯한 의심이 드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이에 이하에서는 지난 기고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위와 같은 사례들을 인사담당자가 이러한 상황을 접했을 때 제기될 수 있는 의문점들에 대한 문답 형식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I. 정신질환을 이유로 폭언, 고성 등을 행하거나 업무를 태만히 하더라도 징계할 수 없는지


자신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을 주장하며 주변 동료들에게 폭언을 하거나 고성을 일삼고, 업무를 게을리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해당 직원의 상태를 배려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직원들 및 건전한 직장질서를 보호할 필요를 느끼면서도, 정신질환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 염려돼 적극적인 제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신질환 그 자체를 이유로 한 인사조치는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또, 아무리 폭언 등을 일삼거나 업무를 해태하는 직원이라고 해도, 정신질환을 주장하는 이상 상태파악·보호조치·업무조정 등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해당 직원의 정신질환과 건전한 직장질서 유지는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정신질환 주장이 추후 거짓으로 밝혀지는 경우는 물론, 설령 정신질환의 존재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당 직원의 직장질서 저해 행위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직원과 회사 모두, 정신질환 등의 사정은 징계양정 시의 참작 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서울행정법원은 적응장애, 우울증을 치료받은 전력이 있는 직원이 회사 내에서 식칼을 들고 돌아다니며 반말과 막말을 서슴지 않고 상사를 폭행하기까지 한 직원에 대한 정직 1월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20. 7. 23. 선고 2019구합90470 판결, 확정).


II. 정신질환을 이유로 요양급여 승인을 받은 경우, 별개의 징계사유로도 해고가 불가능한지


정신질환을 '악용'하는 대표적인 예로, 징계 위기에 처한 직원이 갑자기 정신질환을 주장하며 요양급여 승인을 받는 사례가 있다. 이 경우 문제가 복잡해지는데,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에 대한 해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더군다나 관련 법령(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업무상 질병에 대해 보험급여가 지급되더라도 사용자가 납부해야 할 산재보험료가 오르지 않게 됨에 따라, 이미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난 뒤에는 사용자가 요양승인처분의 적법성을 다투고자 하더라도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보아 소를 각하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서울행정법원 2021. 10. 15. 선고 2021구단62891 판결).


따라서, 만일 징계해고사유가 존재하는 직원이 돌연 (징계해고를 피할 의도로) 업무상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며 요양급여를 신청, 요양기간 승인을 받게 되면 회사로서는 요양승인처분을 취소할 수도 없고 이 때문에 해고도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난감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그렇지 않다. 대법원은 설령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그 요양을 위해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요양승인이 내려지고 휴업급여가 지급된 사정은 그 해고가 근로기준법상의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참작할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법원은 이에 기속되지 않고 여러 객관적 사정을 실질적으로 판단해 '그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해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즉, 요양기간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해고가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서울행정법원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가 징계를 당할 위기에 처하자 돌연 '있지도 않은 성희롱 발언에 대한 사과를 강요당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중증도 우울 에피소드, 공황장애, 수면장애'의 상병을 얻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를 신청, 실제 요양기간 승인까지 받은 사안에서 해당 직원에게 요양을 위해 휴업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관련 주장을 배척한 다음, 징계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21. 8. 12. 선고 2020구합66060 판결).


III.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거나 신고를 남발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신질환의 증상 중 하나로서 일상적인 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특정 조건에서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직원들이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라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는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과도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고, 이것이 곧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혹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다른 의도를 가지고 거짓으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할 수도 있다).


기업들 중에는 이를 해당 개인의 피해망상 등으로 치부하거나 '누가 보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적절한 대응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제76조의3 제2항), 조사 의무를 위반한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제116조 제2항 제2호). 더군다나 근로기준법은 허위신고 등을 규율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오히려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제76조의3 제6항).


따라서 기업이 보기에 설령 부당한 괴롭힘 신고라고 여겨지는 경우라 하더라도, 회사로서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이상 이에 응해 객관적이고 성실히 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조사 과정에서 신고자의 정신질환이 문제라는 등의 발언을 섣불리 꺼낼 경우 그 자체로 또 다른 괴롭힘 주장(2차 가해)의 빌미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조사 결과 부당한 신고였음이 밝혀진다고 해서 곧바로 징계조치 등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자칫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 여겨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무분별한 신고 남발 등 직장질서 저해 행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에도 회사가 이를 무조건 감내해야 하는 것이 아님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최초 신고 시에는 성실하게 조사를 진행하더라도, 부당한 신고가 지나치게 반복되면서 업무수행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기업으로서는 다른 직원들과 건전한 직장질서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정신질환이 직접 문제된 사안은 아니나, 하급심 판결례 중에는 학교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면서 고소·진정 등을 남발했다가 관계기관에서 모두 각하됐고, 학교가 그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업무용 컴퓨터에 사용자 동의 없이 접속해 메신저 내용을 무단 유포해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 등을 확인해 징계해임처분을 했으나 노동위원회로부터 양정과다 판정을 받은 뒤, 해당 직원이 위 징계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가해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징계 자체가 양정과다로서 부당징계로 판단됐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징계를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가해행위로 인정하지 않은 예가 있다(대구지방법원 2022. 6. 15. 선고 2021나314644 판결).


또 정신질환으로 인한 이상행동을 반복하던 병원 직원 이 자신에 대한 병가조치, 휴직발령, 부서배치 등에 불만을 품고 감사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청와대 신문고, 대검찰청, 국무총리 비서실,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반복해 민원을 제기하고 병원장 및 간부직원을 각종 죄명으로 고소했다가(해당 민원과 고소는 모두 기각되거나 무혐의 처리됐다) 결국 해고된 사안에서 해당 징계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선례도 있다(서울행정법원 2005. 7. 29. 선고 2004구합37253 판결).


IV. 각종 정신질환을 번갈아 주장하면서 병가를 사용하는 경우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사규로 병가제도를 두고 있는 회사 가운데는 총 병가기간이 아닌 '동일한' 질병의 병가기간에 대해서만 사용 가능한 상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직원이 여러 정신질환을 번갈아 주장하며 병가를 신청하게 되면 정신질환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인사담당자로서는 이를 동일한 질병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서로 다른 질병으로 보고 병가 사용을 허가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우선, 설령 위와 같은 상황을 선뜻 납득하기 어렵더라도 객관적으로는 실제 여러 정신질환이 번갈아 가며 발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정신질환은 동반이환(同伴罹患)돼 있는 질환이 많아서 우울증 경과 중에 이것이 악화되면서 새롭게 공황장애가 발생하거나 전혀 다른 별개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해 적응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 명의 의사가 해당 직원을 꾸준히 진료하면서 진단하고 위와 같은 소견을 밝힌 것이라면 일단은 이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먼저 스스로 증상을 토로할 경우 환자를 믿고 도와주려는 분위기에서 진단서를 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분류의 진단이 마치 예정된 듯 일정 주기로 돌아가며 반복해 행해지는 것은 임상적으로도 흔한 일은 아니다(오히려 정신과적 진단은 명확한 생물학적 원인을 기반으로 한 진단 분류 체계가 아니고 발현되는 증상에 따라 판단하는 임상적 진단 체계이기 때문에 한 환자에게 다른 진단명이 붙는다고 해서 각기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따라서 복수의 정신질환을 번갈아 주장하는 직원이 있다면 회사로서는 해당 직원과 협의해 별도의 임상심리검사나 회사와 직원 모두 이해관계가 없는 제3의 전문의에 의한 진단을 요청함으로써 병가 사용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단, 단회성 진료로는 정확한 진단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보다 본질적으로는 회사의 규정에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질병명이 다를 경우 연속해서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비단 정신질환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일부 직원들에 의해 병가제도가 부적절하게 남용되는 것을 예방하고자 한다면 질병이나 상해 등을 큰 범주에서 카테고리화해 유사한 병명으로 병가를 중복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일정 기간 내에는 병가를 연속하여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보완장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이는 기존의 병가제도를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므로 기존 제도가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에 따라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나 단체협약 개정 절차 등이 추가로 요구될 수 있다.


V. 정신질환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라고 지정하거나 인사담당자가 진료에 동행할 수 있는지


정신질환은 그 증상이 눈으로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직원이 스스로 정신질환을 진단받아 진단서를 제출하더라도 회사로서는 선뜻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앞서 언급한 반복적 병가 사용의 예도 그러하다).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신뢰할 수 있는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라고 지정하거나 인사담당자가 진료에 동행해 직접 정신질환 진단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를 신청하려는 경우에도 반드시 동법의 '산재보험 의료기관'(제43조)에서만 진단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 점(제41조), 산업안전보건법상 건강진단을 받는 경우에도 '회사가 지정한 건강진단기관'이 아닌 기관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것 역시 회사가 실시한 건강진단을 받은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제133조) 등을 고려하면 회사가 정신질환 여부를 검증할 목적으로 직원에게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것을 강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그 목적이 단순히 병가 부여 등 회사의 복지제도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경우에는 복지혜택 부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요건 또는 절차로서 지정 병원이나 의사로부터 발급받은 진단서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종래에 없던 요건을 추가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등의 문제는 별개다).


한편, 인사담당자가 진료에 동행하여 직접 정신질환 진단 여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병원이나 의사를 지정하는 것보다 더욱 어려워 보인다. 건강에 관한 정보는 건강에 관한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제23조), 보건의료기본법은 "모든 국민은 보건의료와 관련해 자신의 신체상·건강상의 비밀과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제13조)고 규정하고 있으며 의료법 제12조는 의료인의 의료행위에 간섭하거나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 본인과 담당 의사로부터 모두 양해를 구한 것이 아닌 이상, 둘 중 어느 한 사람의 의사(意思)에 반해 진료실에 동행하는 것은 자칫 또 다른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마치며


기업은 직원 개개인의 기여와 협력을 통해 존립하고 이들과 함께 더불어 성장함으로써 발전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내에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직원이 있다면 회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질환이라는 점을 들어 무턱대고 이를 의심하기보다는, 우선 직원에 대한 신뢰를 기초로 적절한 지원을 제공한 뒤 건강상태를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조직 전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 역시 기업의 또 다른 의무다. 정신질환을 이유로 부당한 행동을 반복하거나 심지어 이를 악용하는 직원이 있음에도, 정신질환이 막연하다거나 대처하기 두렵다는 까닭에 이를 방치하거나 회피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가 흐트러짐 없는 인사관리 원칙을 유지해 나가며 그와 같은 문제에 객관적으로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직원 개인은 물론 수많은 다른 직원들, 궁극적으로는 건전한 기업문화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송연창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2023년 12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06&in_cate2=0&bi_pidx=36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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