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자료

간행물

물류회사의 관리자가 노조 간부였던 근로자에게 근무태만에 대한 지적을 한 것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고 본 사례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대상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0. 19. 선고 2022구합70339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17. 5. 물류회사인 A사에 입사하여, 상ㆍ하차 공정의 캡틴으로 인원 배치, 현장 및 행정업무 등을 수행하는 현장관리직으로 근무하는 자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 주장한 B씨는 원고의 하급자로서 상품 분류, 적재 검수, 차량 유도 작업 등을 직접 수행하는 현장사원으로 근무하는 자 입니다. 


원고는 2021. 2. 11. B씨에게 ‘왜 다른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느냐. 밴드에서 봤는데 쿠키런1(SNS) 활동도 하고 있고 조끼를 입고 근무하고 싶어하던데 그런 활동을 하려면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B씨는 2021. 2. 12. 다음날 쿠키런에 관리자들의 쿠키런(SNS) 모니터링에 대한 비판의 글을 게재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B씨에게 “이 “A사 관련된 글은 어떤 것을 올려도 상관없지만 왜 관리자 전체를 욕하는 표현을 쓰느냐. 앞으로 원고와 관련된 글을 쓰려면 원고의 이름 석 자를 써서 올리고 안 쓸 거면 글을 쓰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를 이유로 B씨는 A사에게 원고를 가해자로 지목하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으나, A사는 조사 결과 괴롭힘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에 B씨는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고 인천북부지청은 위 신고에 따라 조사를 거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 피해근로자 보호 등의 적절한 조치를 포함한 개선지도를 하였습니다.


A사는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의 개선지도 이행을 위해 원고에게 서면경고 징계 처분을 하였고, 상ㆍ하차 작업공간을 두 군데로 나누어 B씨의 근무 배치에 따라 원고의 작업공간을 조정함으로써 분리조치를 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2021. 12. 7. 이 사건 서면경고와 분리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을 하였으나,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와 재심 중앙노동위원회가 모두 기각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2. 판결 요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요건은 1)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3)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하여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이에 대상판결은 원고가 B씨에 대하여 직장 내 우위 관계는 확인이 되나,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는지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근무태도를 지적하기 위하여 일회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원고의 발언은 원고가 자신의 관리 영역에 속한 B씨의 근무태도에 대하여 지적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② 지적한 이유는 B씨의 불성실한 업무처리로 인하여 동료직원들 사이에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원고는 현장관리자로서 근무질서 유지 차원에서 B씨의 근무태도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할 필요를 느껴, 동료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B씨에게 주의를 주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③ 쿠키런 활동 및 조끼 등 자칫 노동조합 활동과 연관될 수 있는 언급을 한 것은 다소 부적절하였다고 볼 수도 있으나,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이 일회적이고, 내용상으로도 B씨에게 본연의 직무에 충실하라는 것일 뿐, 더 나아가 다른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④ 이 사건 발언 이전에 원고가 B씨에 대하여 노동조합 설립 활동 관련 언급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 또한 노동조합 가입이 가능한 직급이었으며, 쿠키런 밴드에 가입한 구성원이었고, 원고의 직급과 정년에 가까운 나이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사용자 측 입장을 대변하여 노동조합 설립 운동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특별한 이유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그렇다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모범적 근로태도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B씨의 업무 외 과외활동이 지나치다는 자신의 생각을 언급한 것으로도 보인다.


또한 대상판결은 “직장 내 괴롭힘의 결과라 할 수 있는 정신적 고통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그 행위로 인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고 하며, 직장 내 성희롱 판단을 준용하여 이 사건 각 발언이 B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다소간의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을 넘어 정신적 고통을 겪는 수준에 이를 정도의 발언이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해 달리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도 판시하였습니다.


아울러 A사의 징계처분과 관련하여 “당초 자체 조사를 통하여 이 사건 각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의 개선지도에 따라 이 사건서면경고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고용노동부 인천북부지청의 개선지도 내용을 보더라도 이 사건 각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볼 구체적 이유 내지 근거가 명확히 제시 되어 있지 아니하다”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원고를 분리조치 한 것에 있어서도 “인사권의 행사가 반드시 형식적인 징벌이나 제재로써 이루어진 처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인사권 행사의 동기, 목적, 그로 인한 근로자의 불이익의 존부, 업무상 필요성이나 합리성 등을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그 구제 가능성 및 인사권 행사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분리조치의 정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며, 주간·오후 교대근무를 하게 됨으로써 근무시간에 중대한 변경이 발생하였으며, 그로 인해 야간 근무 수당 등 연간 수백만 원의 금전적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기타 징벌의 범주에 포함되어 구제명령의 대상이고,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의의 및 시사점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중 업무상 적정범위를 판단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양태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상판결에서는 업무상 적정 범위 인정과 관련하여 일회적인 지적 외에도 발언의 배경(근무태도 시정 필요성, 발언 의도), 직급 및 나이, 노동조합과 사용자와의 관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정신적 고통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그 행위로 인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피해자의 일방적인 정신적 피해가 아니라 일반인을 기준으로 정신적 피해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직장내 괴롭힘은 피해자, 가해자 등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행위로서 이를 조사하거나 판단하는데 있어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실관계 파악을 거쳐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실시한 행위자에 대한 조치로서 ‘분리조치’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제 23조 제1항의 징벌에 해당되어 노동위원회 구제 대상이 되고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분리조치는 위법하다고 판단한 점도 주목할 만한 점으로 보입니다. 


1) ‘쿠팡에서 노조키움 런(RUN)’의 준말로 2021년 초 경 A사에 노종조합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음


관련 업무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