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화학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근무한 근로자들은 ○○화학의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본 사례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다248927 판결
1. 사안의 개요
도급인(피고)은 비료 및 화학제품 제조, 판매회사로서 사내협력업체인 V회사 및 W회사에게 각각 비료제품 포장 및 운반, 보관 업무와 삽차, 굴삭기 등 장비운정 및 정비 업무를 도급하였습니다. 원고들은 V회사 또는 W회사 소속으로 위와 같이 도급된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고용관계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 및 직접고용을 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법원은 파견관계 여부에 대하여 원청이 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하청 근로자 업무가 원청 사업에 편입되어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상판결의 1심은 원고 45명 중 ‘비료 포장’과 ‘삽차 운전원’ 37명만 근로자파견 관계를 인정했지만, 2심은 원고 전체(나머지 정비, 석고장 근로자 포함)가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을 시키고, 안전교육을 받도록 지시하는 등 구체적인 지휘ㆍ감독 및 도급 업무들과 다른 공정과의 기능적인 밀접성이 있어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원심(서울고등법원 2023.6.2. 선고 2021나2040257 판결)은 아래의 같은 사정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하였다고 보았습니다.
① 도급계약에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야간 및 공휴일에 긴급작업이 발생할 경우 피고의 요청에 따라 4시간 이내 작업에 착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는 점 및 작업내용, 작업인원, 소요자재 등을 자세히 기재하여 피고가 승인한 일일작업계획 및 전일작업일보를 피고에게 제출ㆍ보고하고 그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후 당일 오후 4시 이전까지 피고에게 일일작업사항을 보고하고 피고로부터 다음 날 작업 지시를 받도록 규정되어 있다. ② 위 규정에 따라 원고들은 피고(소속 근로자들)에게 매일 작업배치 인력계획을 보고하고 매일의 작업현황을 보고하는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피고는 원고들의 근태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실제로 일일작업지시 등을 통해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시간외 근무나 휴일근무 등을 구두나 문자를 통해 지시하였다. ④ 피고는 장비팀 중 장비차량 정비 및 석고장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원고들에게도 당초 도급계약에 규정된 업무 외에 추가적인 특별업무도급을 지시하고 각 업무를 수행한 시간에 대해 미리 약정한 직종별 시급단가로 계산한 급여를 추가로 지급해 왔다. ⑤ 협정서의 체결 등을 통해 피고는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수당 및 휴가 산정에 관여하였다. ⑥ 원고들이 근무하는 장비차량정비소 외부에 피고 명의로 작업 준수사항이 기재된 표지판을 설치하였고, 원고들은 피고 작성의 작업표준서에 따라 작업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⑦ 피고가 정한 표준작업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 출입자 안전교육 및 특별안전교육 이수를 명하거나, 각서 작성, 일정기간 출입정지 및 영구 출입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는 등 원고들에게 실질적으로 징계와 유사한 불이익 처분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
이어서 원고들이 피고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이 되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① 피고의 주된 업무인 비료생산 및 부산물 등 생산 및 판매를 위해 삽차, 크레인, 굴삭기, 지게차 등 각종 장비와 차량의 사용이 필수적으로 적시에 이를 수리하여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와 같이 피고의 주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종 장비와 차량들이 유효하게 기능하도록 작업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차량정비업무를 생산 공정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해당 업무들과 기타 공정과의 기능적인 밀접성이 있다. ② 피고 장비팀의 기구표상 피고 소속 근로자들을 상급자로 하여 그 산하에 차량정비원과 굴삭기나 크레인 운전원 등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을 두어, 위 각 업무를 담당한 원고들의 경우 상급자인 피고 소속 근로자 등에 의해 관리·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다. ③ 원고들의 그 주된 업무가 장비차량 정비 또는 굴삭기 등 운행임에도 근로자들의 출·퇴근용 버스운전 업무뿐만 아니라 피고 근로자의 장례식, 등산, 회식, 임원 방문 등의 경우 피고 소속 근로자인 장비팀 담당자의 이동 지원 지시를 받아 미니버스를 운전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
마지막으로 원고의 협력업체 업무에 전문성ㆍ기술력이 있는지 등 여부에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협력업체가 장비차량 정비 및 석고장 관리업무(굴삭기 운전 등)에 관하여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거나 고유하고 특화된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관리업무에 대한 대가는 그 명칭이 ‘도급대금’임에도 불구하고 작업에 투입된 작업자(표준인원)의 직무와 인원수, 근무시간 등에 따라 산정되었다. ② 수십년에 걸쳐 사내협력업체가 수차례 변경되었음에도 근로자들이 고용이 그대로 승계된 사정까지 고려하면, 해당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들의 노동력 확보에 있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③ 사내협력업체가 수차례 변경되는 경우에도 각 신규 사내협력업체가 실질적인 작업내용의 변경 없이 기존 근로자들을 승계하여 기존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고용 승계 하였다. ④ 사내 협력업체의 근로자의 채용, 임금지급, 4대 보험료 납부 등은 사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업체가 해당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당연히 실시·부담하여야 할 사항으로 단지 이러한 사정이 앞서의 인정에 방해된다고 할 수 없다. ⑤ 개인 안전용품 등 이외에 별다른 물적 시설이나 고정자산을 갖추지 아니한 채 대부분 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인적 조직이다. |
3. 의의 및 시사점
생산이 끝난 제품을 포장ㆍ운반 등을 하는 간접공정이 직접공정과 연관된 업무인지, 작업지시서 제공이 업무상지시인지는 오랜 시간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점을 확인해주는 사례입니다.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 9749, 9756 판결 등에 의할 때에도 생산라인 중간(제조)공정 및 생산에 필수적인 부수공정인 포자재〮포장 공정은 단순 물류 공정에 비하여 원청의 사업에 편입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법원은 ‘하나의 작업집단’을 판단함에 있어 원청의 직영공정과 연속적이고 유기적인 공정을 이루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의 주된 요소로 삼고 있으므로, 도급에 있어서 이점을 유의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편, 본 사안에서 주되게 다뤄진 부분은 아니나 법원은 도급사업주의 안전보건교육은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의무이행으로 본 다른 사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17. 선고 2014가합550098 판결)와 달리 도급인의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이수 명령)을 근로자파견의 징표 중 하나로 판단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에는 도급인의 안전교육 이수 명령이 안전 자체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징계처분의 성격을 띠고 이루어진 점이 작용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가 안전보건 자체의 목적이 아닌 작업지시 또는 작업관리 등의 목적을 띠고 이루어진 경우에는 근로자파견의 주요한 인정 기준인 ‘원청의 상당한 지휘ㆍ명령’을 인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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