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인 공무직 근로자의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무원을 비교집단으로 삼을 수도 없으며, 국가가 공무원에게 지급하는 수당, 성과상여금 등을 공무직 근로자인 국도관리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을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사례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대상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안의 개요
원고들은 공무원이 아닌 사람들로서 대한민국(이하 “피고”) 산하 국토교통부 소속 각 지방국토관리청장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국토관리사무소에서 도로의 유지·보수 업무 또는 과적차량 단속 업무를 하는 국도관리원입니다.
원고들은, 1) 피고가 원고들과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운전직 공무원 및 과적단속직 공무원(이하 “이 사건 공무원”)들에게 지급하는 정근수당, 가족수당 등(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수당”)을 원고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은 것이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각 수당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2) 원고들이 도로로 나가 근무한 것이 출장에 해당하므로 출장여비 자체 또는 위와 같은 차별적 처우에 따른 출장여비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고들의 도로 현장 작업에 대한 여비가 출장여비로 확립되었다거나 피고에게 그러한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출장여비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출장여비 청구에 관한 판단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같이하였습니다. 그러나 원고들과 공무원 사이 차별적 처우 관련하여서는, 1) 원고들의 지위가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2) 원고들이 공무원과 동일집단에 속하는지, 3) 피고의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다수의견, 개별의견, 반대의견의 판단이 상이한 바, 아래에서 각 의견에 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가. 다수의견
대법원 다수의견은, 1)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차별적 처우 사유인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2) 공무원은 그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동일한 근로자 집단에 속한다고 보기 어려워 비교대상 집단이 될 수도 없으므로 3)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판단할 필요 없이 차별적 처우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면서 구체적 논거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①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 공무원은 사법상 근로계약으로 형성되는 관계가 아니라 임용주체의 행정처분인 임명행위로 인하여 설정되는 공법상 신분으로서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를 비롯하여 헌법과 법령이 정한 다양한 의무를 부담하고, 근무시간 외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치운동이 금지되고 집단행위도 금지된다1. 이와 달리 일반 근로자는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의 복무규율에 따라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 등을 부담한다. ② 근무조건의 결정방식 공무원의 보수 등에 관하여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등 법령으로 결정되고2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합리적인 직업공무원 제도를 보장하고 이와 관련한 주권자의 권익을 통합적으로 조정하기 위하여 노동3권이 제한된다. 이와 달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그 근로계약 및 단체협약이 정한 바에 따라 처우가 결정되므로, 노동3권의 행사에 있어서 특별한 법적 제한을 받지 않는다. ③ 공무원 보수의 성격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제도의 유지를 위한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이 사건 각 수당 중 직급보조비는 공무원의 직급에 따른 업무 수행에 수반되는 비용을 보전해주는 차원에서 지급되는 수당이고, 성과상여금은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에게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업무수행능력의 향상을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등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각 수당은 조직의 특수성을 반영하거나 정책적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다. ④ 업무의 변경가능성 공무원에 대한 전보인사는 공무원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으로서 인사권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고, 인사권자의 전보인사는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하다3. 반면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므로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다는 제한을 받고,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이를 벗어난 전직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동의가 요구된다4. ⑤ 보수체계 공무원의 봉급은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종류, 계급 또는 직무등급, 호봉 등에 따라 결정되고, 공무원이 특정 시기에 담당하는 보직이나 업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지는 않는다. 반면 원고들은 근로계약 기간 중 언제든지 공무원 채용 절차를 거쳐 공무원으로 임용됨으로써 업무 및 보수에서 공무원과 같은 처우를 받을 수 있고, 거기에 어떠한 법률적, 제도적 장애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 |
나. 별개의견
한편 별개의견은 1) 원고들의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고, 2) 원고들과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있으나, 3)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수당과 출장여비를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이를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원고들 지위의 사회적 신분 해당성 및 공무원과의 비교대상성 측면에서는 다수의견과 판단을 달리하였으나, 차별적 처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시함으로써 다수의견의 결론과 같이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부정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별개의견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기하여 채용된 공무직 근로자들의 지위는 지위는 법령에 의해 정해진 면이 있고, 이들이 공무직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에는 이들의 의사나 능력으로 그러한 근로조건 체계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으며,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은 이처럼 특정한 사회적 지위에 따른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설정된 표지라는 면에서 원고들의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원고들과 공무원이 담당한 업무의 차이는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 내에서의 역할분담에 해당할 뿐이므로 비교대상성 역시 충족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사건 각 수당은 공무원 지위의 특수성과 관련이 있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원고들의 청구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다. 반대의견
이에 반해 반대의견은, 1) 원고들의 공무직 근로자라는 고용상 지위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2) 이 사건 공무원은 같은 사업장에서 본질적으로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3)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수당 중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각 수당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다수의견, 별개의견과 결론을 달리하였습니다. 그 구체적 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공무직 근로자의 사회적 신분 해당성 - 원고들의 공무직 근로자라는 고용상 지위는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금지 사유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함 근로기준법 제6조가 차별금지사유로 정한 ‘사회적 신분’은 선천적으로 출생에 의하여 고정되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되지 않고, 후천적으로 획득하여 장기간 지속되는 지위를 포함하며,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사용자의 동의가 없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없고, 자신의 의사나 능력 발휘에 의해 쉽게 회피할 수 없는데,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이란 시대에 맞게 탄력적으로 해석 · 적용하여야 하는바, 이러한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등장 배경과 사회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원고들의 공무직 근로자라는 고용상 지위는 공무원에 대한 관계에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② 공무원과의 비교대상성 – 원고들과 공무원은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함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과 이 사건 공무원들은 본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상호대체가 이루어지는 등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무원들은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과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의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③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 피고의 차별 처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음 이 사건의 경우 기본급 및 각종 수당을 범주별로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고, 그 경우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의 미지급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먼저, 가족수당은 근로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복지 차원의 급부로서 봉급, 정근수당, 직급보조비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가족수당에는 저출산 극복 및 출산 장려의 목적도 반영되어 있는데, 이러한 정책적 목적이 공무원에게만 적용되고, 국가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근거가 없다. 성과상여금은 공무원의 근무의욕을 고취시킬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급여 항목인데, 국가가 사용하는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성과에 따른 보상을 받을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 |
3. 의의 및 시사점
1) 대법원 다수의견은 무기계약직 공무직 근로자인 원고들의 지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고, 이에 공무원과의 동일한 비교집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함으로써 원고의 차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하면서도, 원고들의 지위는 근로기준법상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고 공무원과의 동일 비교집단임에도 피고의 차별적 처우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그 논거를 달리하였습니다. 3) 반면 반대의견은, 원고들 지위의 사회적 신분 해당성, 비교대상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이 사건 각 수당 중 가족수당과 성과상여금 미지급에 관하여서는 피고의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각 수당 청구를 전부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 중 위 수당들에 관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처럼 별개의견과 반대의견 모두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도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비록 대상판결은 무기계약직 공무직 근로자와 공무원을 비교한 사안으로, 사기업의 무기계약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또는 특정직 근로자와 일반직 근로자를 비교하는 사안에서는 달리 판단될 수도 있지만, 대법관 상당수가 무기계약직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본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고용형태의 차이만으로 급여 등 근로조건에 차이를 둘 경우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추후 법적으로 문제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으므로, 기술, 능력, 근무환경 등의 구별을 통해 두 직군 간 차등 처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한 논거를 마련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를 구비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내지 제66조, 지방공무원법 제48조 내지 제58조 2) 국가공무원법 제46조 제5항, 지방공무원법 제44조 제4항 3)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참조 4)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18172 판결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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