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봉직의(페이닥터)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 03. 최신판례]
대상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서울 소재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의원(이하 “이 사건 의원”)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6명을 사용하여 보건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인데, 위 사업장에서 2017년 8월 1일부터 2019년 7월 31일까지 근로한 자(의사, 이하 “이 사건 근로자”)의 퇴직금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2. 판결 요지
원심(서울북부지방법원)은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B는 자신의 진료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근로자가 진료업무를 적절히 수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위탁계약에 기한 권리(계약해지, 손해배상청구)만을 행사할 수 있을 뿐 징계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근로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아래와 같은 근거를 들어 이 사건 근로자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의원과 근로자간 계약의 형식이 위탁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계약내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사건 근로자가 정해진 시간 동안 의원에서 진료를 하고 피고인은 그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하였다. ② 이 사건 의원에서 진료업무를 수행하였던 유일한 의사인 이 사건 근로자는 주중 및 토요일 대부분을 의원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진료 현황이나 실적을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③ 이 사건 근로자는 피고인이 제공하는 의료장비를 활용하여 진료를 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실적에 따른 급여의 변동 없이 받은 고정급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근로자가 비록 진료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의사의 진료업무특성에 따른 것이어서 근로자성을 판단할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
3. 의의 및 시사점
법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요 지표로 계약관계의 전속성, 종속노동성, 보수의 근로대가성, 독립사업자성, 부차적 지표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기본급 고정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아 근로자성을 판단해오고 있습니다.
한편 본 사안에서 법원은 사용자(병원)로부터 고정급을 받고, 근무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으며, 임금이 근로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의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였습니다.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 여부를 근로자성 판단의 주요 지표로 본 이전 판례들과는 달리, 본 사안에서는 오히려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용자로부터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점을 근로자성 판단의 결정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계약을 체결하려는 사업자는 근로자성 판단에는 작업 내용과 환경, 임금의 성격 등뿐 아니라 특정 직업의 업무특성도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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