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에서 전환된 일반직과 기존의 일반직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없고, 차등 호봉 부여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본 사례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 03. 최신판례]
대상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10. 23. 선고 2022나2041172 판결
1. 사안의 개요
피고는 「O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해 설립된 공기업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였다가 특정직 근로자로 전환된 자들입니다. 피고는 일반직 근로자에게는 기본급과 호봉급으로 구성되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운영한 반면, 특정직 근로자에게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운영하지 않다가, 2013년 12월 30일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특정직 근로자에게도 호봉제를 시행하되, 특정직으로 입사한 시점에 1호봉을 부여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O자치단체가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추진하자, 피고는 특정직 근로자를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이행을 위해 원고들을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였으나, 전환 전후 임금 수준을 유사하게 맞추고자 원고들의 호봉을 낮추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피고의 조치에 대해, 이는 노사합의,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차별하여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한 호봉의 부여라며, 피고에 대해 군 경력 등 정당한 호봉을 부여받았다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기지급 임금을 공제한 차액을 청구하였습니다.
2. 판결 요지
대상판결은 먼저 노사합의 위반의 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호봉 부여가 노사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특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할 때 호봉을 조정하여, 기존임금 수준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② 특정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할 때 원고들의 호봉을 조정하여 기존 임금과 유사하게 한다는 것은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이기도 하였다. ③ 노동조합이 피고 이사장과 면담할 때에도 '개별 임금 저하 방지', '현 수준의 급여에 맞는 호봉 재산정'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고, 나아가 '군경력 미반영, 직군 통합으로 인한 가호봉 미반영, 현재 임금에서 일반직 해당 직급 및 호봉급으로 편입전환, 일체의 임금 저하 특정직 직원 없음'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의 점 관하여서는, 원고들과 이전 일반직 직원들은 동종 유사 업무를 수행한 바 없고, 임용경로도 다르다며 이들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가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 역시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판단의 구체적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기존 일반직 근로자는 주요사업 과제 추진업무, 예산 및 회계 집행 및 관리업무, 업무협약 체결, 작업 총괄·관리 업무 등 보다 중요한 업무를 수행한 반면, 원고들은 해당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였고, 보다 실무적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면 원고들과 기존 일반직 근로자들이 동종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기존 일반직 직원들은 공영주차장 현장에 잠시 근무하다가 다시 총무회계팀, 상가운영팀, 총무처 총무팀 등으로 전보 발령된 것에 반하여, 원고들은 계약직 직원으로 피고에 입사한 후 특정직, 일반직으로 각 전환되면서도 교통관리소, 견인관리소, 주차장관리소 등 공영주차장 현장에서 근무하였던 바, 기존 일반직 근로자들과 원고들은 보직 경로가 다르다. ③ 피고가 특정직 직원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서 일반직 유사 직종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직렬을 정리하였는데, 조무 직렬은 기존 일반직에서 유사 직렬을 찾을 수 없는 등 특정직 직원들은 기존 일반직의 유사 직렬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다. ④ 임용경로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요소가 되는데1 , 원고들은 계약직 직원에서 특정직 직원으로, 다시 특정직 직원에서 일반직 직원으로 순차로 전환되었으므로 기존 일반직 직원들과는 임용경로가 다르다. |
더하여 설령 원고들이 기존 일반직 직원들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실들에 따르면 피고가 원고들과 기존 일반직 직원들 사이 호봉 부여에 차이를 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습니다.
① 원고들을 비롯한 특정직 직원들은 일반직 전환을 위하여 차등 호봉 부여 방식을 함께 받아들이고자 하였고, 원고들에 대한 차등 호봉 부여는 원고들 노동조합의 뜻에 따른 것이다. ② 원고들에게는 호봉 차등 부여를 포함한 일반직 전환이 실현되었는데, 그 결과 원고들은 전환 전에 비해 임금 상승의 이익도 얻었다. ③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호봉 이외의 다른 근로조건에 대한 수당 차별 금지는 이행되었으므로 차별의 정도도 최소한에 그쳤다고 볼 수 있다. ④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여 합의·도출한 일반직 전환의 구체적인 방안에 관하여 법원이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호봉 부여에 따른 차액 지급을 명한다면, 향후 다른 사용자들은 노동조합의 일부 양보를 믿고 노동조합의 다른 요구사항을 받아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협약자치를 보장한 헌법 제33조의 취지에 반하고, 사회적·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이다. |
3. 의의 및 시사점
근로기준법 제6조는 성별, 국적,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이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합니다.
이에 직군 간 근로조건의 차등을 두고 있거나 예정하고 있는 회사들은, 먼저 두 직군의 업무 내용, 유사성, 보직 및 입사 경로 등을 비교하여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 파악한 후,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 면에서 두 직군 간 차이를 구별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를 구비함으로써 직군 간 차등 대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비하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1)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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